[Review] 클래식의 숲을 산책하다 -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 [도서]

글 입력 2020.04.14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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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클래식을 음악적으로 해설한 책이 아니다. 제목 그대로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숲을 산책하듯이 여유롭게, 클래식 음악과 작곡가들의 삶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각 챕터는 ‘악장’이라고 불린다. ‘제 1악장’, ‘제 2악장’... 이 책에 참 잘 어울리는 소제목이라고 생각한다. 글의 중간중간에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튜브 영상 링크로 이어지는 QR코드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작가가 한 악장을 온전히 할애한 모차르트와 베토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자유와 평등을 꿈꾼 모차르트



모차르트는 자유와 평등을 꿈꿨던 음악가다. 그는 아버지의 보호를 벗어나 자유롭게 미래를 설계하고자 했고, 음악사상 최초의 자유 음악가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오페라를 통해 귀족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인간의 평등과 존엄을 노래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는 그의 생애에서 6차례나 가족의 죽음을 겪었고, 그렇기에 살아있는 날의 소중함과 경이로움을 잘 알고 있었다. 

  

AI가 단순 작업은 물론이고 그림과 음악 등 예술 분야에서도 작품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에 위협을 느낀 적이 있다. 하지만, AI 피아니스트의 연주 영상을 봤을 때 오히려 두려움이 사라지는 듯했다. 클래식 음악 연주는 단순히 악보 그대로 연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가의 영혼을 읽어내야 하는 작업이다. AI는 그것을 할 수 없다. 


뇌과학자 김대식은 “인간이 기계 같은 삶을 산다면 기계한테 100퍼센트 진다. 내가 하는 일이 기계 같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로봇이 흉내낼 수 없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이 소중한 요즘, 아름답고 착한 마음을 나누고자 했던 모차르트의 음악은 빛을 발한다.




베토벤, 고뇌를 넘어 환희로



베토벤의 인생의 모토는 ‘고뇌를 넘어 환희로’ 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겠다. 나는 이제까지 그가 청각 상실이라는 장애로 인해 괴로움 속에서 살아간 줄 알았다. 하지만 베토벤의 <전원>을 들어보면 그가 인간과 자연을, 그리고 삶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낄 수 있다. 그는 유서에 이렇게 적었다.



“불행한 사람들이여! 한낱 그대와 같이 불행한 사람이, 온갖 타고난 장애에도 불구하고 인간이란 이름에 걸맞는 사람이 되고자 온 힘을 다했다는 것을 알고 위로를 받으라."



베토벤은 후세의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고자 했다. 나는 그가 5번 C단조 <운명>처럼 운명과의 투쟁을 했던 음악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베토벤은 오히려 삶의 불행과 고통을 끌어안은 채 삶을 사랑하고 감사히 여기는 사람이었다. 그는 오직 현재에 살았고, ‘범사에 감사하라’라는 행복의 지혜를 알고 있었다.


고통과 싸우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것을 포용하고 삶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은 훨씬 더 위대한 일이 아닐까. 베토벤은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음악을 만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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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악장의 끝에는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음악과 작곡가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가 클래식을 만났던 순간들의 이야기도 엮은 것이다.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를 읽으며 내가 새로운 음악들을 만났던 순간들, 그리고 음악이 마음을 어루어만져준 순간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내가 그 음악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한 게 맞는지 자신이 들지 않아서 아직 쓰지 못하였다. 하지만 ’나는 언제 음악에 위로를 받았나? 음악은 어떻게 나를 위로해주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면 좋을 것 같다.


음악이 나에게 전해준 것들에 온전히 집중하면, 사실 음악에 대한 정확한 해석 같은 건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음악은 아는 만큼 들리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만큼 아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 인상 깊다.

  

*

 

한 가지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다른 분야에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 나는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를 보고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과 인생을 사랑하게 되었고,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통해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분명히 이 책도 내가 관심사를 확장하고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한 발 더 다가서는 데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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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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