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시 만난 인생 첫 뮤지컬 – 레베카 [공연예술]

글 입력 2020.03.05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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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뮤지컬 ‘레베카’는 재미있고 없고, 넘버가 좋고 말고 이런 것을 다 떠나서 다른 뮤지컬과는 다른 어떤 의미가 있다.


내가 ‘레베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5년 여름 즈음이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붙어 다니던 친구가 뮤지컬 학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자주 ‘레베카’ 넘버를 흥얼거렸다. 자연스럽게 나도 ‘레베카’의 넘버 몇 개가 익숙해졌고, 도대체 왜 이렇게 레베카를 찾는지, 어떤 뮤지컬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27일, 대전 예술의전당에서 내 인생 첫 뮤지컬 관극을 했다. 뮤지컬 ‘레베카’를, 내가 ‘레베카’를 알게 해준 그 친구와 함께. 댄버스 역에는 신영숙 배우, 막심 역에는 엄기준 배우, 나 역에는 김보경 배우였다. 공연을 보기 전부터 극장 여기저기에서 사진을 찍으며 들떠있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리고 처음 마주한 뮤지컬 공연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수많은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노래와 움직임은 나를 압도했다. 공연을 보는 내내 온몸에 전율이 돋았고, 마음속으로 쉼 없이 감탄했었다. 그리고 약 3시간의 시간이 흐른 후 공연장을 나오며 생각했다.


'나 뮤지컬 좋아. 또 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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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뮤지컬 ‘레베카’를 본 후 4년이 조금 넘게 지난 오늘, 나는 다시 ‘레베카’를 봤다. 같은 ‘레베카’였지만, 많은 것이 변해있었다.


무엇보다도 공연을 보는 내가 가장 많이 달라졌다. 뮤지컬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던 나는, 이제 수없이 많은 뮤지컬을 보다 못해 백스테이지에서 일도 하고, 함께 일했던 사람에게 초대권을 받아 공연을 보러 온 나로 변해있었다.


4년 전에는 마냥 다 신기하고 멋있게 느껴졌던 공연을 보며, 장면 장면을 되짚으며 나름대로 사색하는 나의 모습이 참 신기하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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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레베카'는 주인공 '나'가 우연히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은 유명 영국 귀족 맥심 드 윈터를 만나며 시작된다. 둘은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약속하며 맥심의 저택인 맨덜리로 향한다. 하지만 맨덜리에는 아직 맥심의 전 부인인 레베카의 흔적이 남아있고, 저택의 집사인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무엇인가 수상하고 음산한 맨덜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레베카'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 서스펜스 뮤지컬이다.

 

극이 이어지는 내내 스산한 분위기가 감돌고, 넘버 역시 강렬하고 어두운 느낌이 강하다. ‘레베카’의 메인 넘버인 ‘레베카’는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댄버스 부인이 울부짖으며 레베카를 찾는, 어마어마한 고음의 노래. 사실 다 떠나서, 공연장에서 실제로 ‘레베카’를 듣는다는 것만으로도 이 뮤지컬을 볼 이유는 충분하다. 가슴이 뻥 뚫리고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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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한 반전 이야기를 강렬하고도 중독성 있는 넘버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레베카’. 

또한 나를 추억에 잠기게 한 ‘레베카’.

오늘 하루는 레베카를 부르며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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