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당신의 366일을 무한한 클래식의 색채로 채우는 방법 - 1일 1클래식 1기쁨

글 입력 2020.02.1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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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클래식 1기쁨

윌북 | 클레먼시 버턴힐 지음 / 김재용 옮김


오늘 소개할 이 책은 2017년 출간된 이래로 많은 세계에서 사랑을 받은 클래식 음악 서적이다. 작가는 366일로 구성되어 있는 1년 동안 하루에 하나의 클래식 곡을 선정하여 우리에게 큐레이팅한다. 하루에 한 곡씩 듣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클래식이 친숙하게 다가오고, 삶에 활기가 생기며 색이 생긴다.

 

정확히 1년, 그만큼 다정해지고, 그만큼 여유로워진 자신을 만나보시길.

 

 

 

Overture : Classical Music for 366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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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 어렵게만 들리지만 언젠가는 꼭 친해지고 싶은 내 인생 궁극적인 도달점이기도 하다. 비전공자인 내가 클래식을 즐겨듣고 이렇게 책을 통해 접할 때 마다, 주변의 (몇 안되는) 클래식 음악 전공자 지인들은 내게 말하곤 한다.

 

'그 지루하기 짝이없는 클래식 음악을 일부러 찾아 듣다니 넌 정말 신기해!'

 

지금이 18-19세기 였다면 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단연 우아한 취미를 가진 고상한 여인이 되었을 테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케이팝이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현재에는, 그다지 먹히지 않는(?) 취미임엔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래식 음악은 나를 잡아끄는 매력이 있고, 그 아름다운 선율에는 현대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치료해주는 묘약같은 성분이 담겨 있음이 틀림없다.

 

그래서 이 책은 특별하다. 하루에 한 곡씩. 고전부터 현대까지, 속성으로 소개해주기 때문이다. 시간 순으로 나열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공부하는 느낌이 들지 않아 더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으며, 책 속에서 연계되는 곡들은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사전처럼 이리저리 옮겨다니며 읽기도 좋다. 한 곡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다 보면 천일야화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나는 클래식의 클자도 몰라'

'나는 모차르트 정도는 알아'

'나는 클래식 음악 전공자야'

'나는 박사과정을 밟았어'

 

위에 해당하는 그 어떤 사람도 이 책을 접하게 되면 하루하루가 다채로워질 것이며, 하루의 테마곡이 생기는 기분이 들 것이다. 또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될 것이고, 쌓여가는 클래식 지식으로 흥미롭고 풍요로운 1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정장을 차려입고 고가의 음악회에 가야만 진정한 클래식 애호가라는 권위주의 시대는 끝났다. 누구나 손 안에 오케스트라와 현악 사중주단을 들고 다닌다. 저자는 쉽게, 간편하게, 가볍게 음악을 즐기자고 제안한다. 라디오를 돌리다가 문득 들려온 선율이 마음에 울림을 주고, 말없는 피아노 소리가 내 마음을 다 헤아린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지 않던가. 클래식 음악은 언제나 있어왔고 누군가의 발견을 기다린다.

 

책장을 펼치기 전. 조언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월별마다 나뉘어져 있는 표지 뒤의 QR코드에 주목하라는 점이다. 나는 이 QR 코드를 보지 못한 채 1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의 모든 곡을 일일히 애플뮤직과 벅스에 검색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했는데, 이 때문에 약 120일페이지를 읽는데 거의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하는 과정에서 꼭 이렇게까지 읽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5월의 시작과 동시에 표지 뒤의 QR코드를 발견했고, 검색하니 바로 출판사 측에서 엮어둔 유튜브 플레이 리스트가 나타났다. 나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목이 말라 죽기 직전에 오아시스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여러분들은 부디 나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혹여 너무나 시간이 없거나, 편하게 듣고 싶은 클래식 플레이리스트가 필요하다면 윌북의 '1일 1클래식 1기쁨' 각 월의 12가지 플레이리스트를 재생시켜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Clemency Burton-Hill

클레먼시 버턴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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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읽고 느낀 감상들을 말하려면 작가를 빼놓고 말할 수 없다. 나는 사실 아무 생각 없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는 동안 당연히 작가는 나이가 지긋이 드신 흰머리가 듬성듬성 보이는 중년의 여성일거라 나 혼자 판단했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이후에 작가의 사진을 찾아보고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모의 여성(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과는 조금 멀지만)인 한 작가 클레먼시 버턴힐은, 책에서 쏟아지던 방대한 양의 지식을 다 담고 있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젊은 사람이었다. 이 사람이 이렇게 영양가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내다니. 나는 새삼 나이와 능력이 반드시 비례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진짜였다. 클래식을 사랑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작가 말이다.

 

클레먼시는 자타공인 불후의 명곡은 물론 숨겨진 보석 같은 곡들을 발굴해낸다. 다소 낯선 현대 작곡가들의 음악은 물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여성 작곡가들의 음악에 주목한다. 여성 작가라 그런지, 책 속에서 유독 여성 작곡가들에 대한 일화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예를들어, '멘델스존'이라면 우리는 모두 부드러운 인상의 남성 '펠릭스 멘델스존'을 떠올리지만, 책에선 펠릭스만큼 위대했던 그의 누나 '파니 멘델스존'을 조명한다. 기록된 최초의 여성 작곡가였던 힐데가르트 폰 빙겐은 수녀원 설립과 식물학 연구, 강연, 독일 박물학 창시 등 수많은 업적을 남기면서도 70여 곡의 음악을 작곡한 거의 슈퍼우먼 급 작곡가였다. 그의 음악은 천상의 선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책을 읽는 동안, 나도 같은 여자로서 '아 클래식 음악에 이런 여성의 역사가 있었구나'하며 뜻깊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이야 음악에 남녀가 없지만, 고전시대서부터 시작된 클래식 음악의 역사에는 여성이 늘 그림자에 가려져 있었고, 작가는 그것을 늘 안타깝게 생각하는 듯 했다.

 

현대에서 다양한 주제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는 클레먼시 자신이 지금 이 순간 존재하기에, 더더욱 역사속 여성 위인들에게 이입하고 함께 공감하며 아파하는 것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꼭 그녀는 독자들에게 그녀만의 위트있는 표현들로 여성 작곡가들을 소개하고 싶었던 것 처럼 느껴졌다. 책에는 기자와 방송인으로 일하며 사회 문제와 여성의 권리 등에 대해 진취적으로 생각하는 그녀의 생각이 잘 드러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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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te : 고대에서 현대까지



이 책은 대략 150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를 아우른다. 저자는 책 속에서 시대를 종횡하며 비슷한 주제로 묶기도 하고, 이어지는 연대기를 설명하기도 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서양음악사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맥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좋아하는 작곡가들의 일화를 세세하게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작년 겨울, 비엔나 여행을 기점으로 나는 바흐에서 모차르트로 최애 작곡가가 바뀌게 되었다. 아직도 모차르트 생가에서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눈물이 고였던 것이 생생하고, 모차르트의 누나가 모차르트에게 쓴 편지가 너무나도 감동적이라 직접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해 온 일은, 모차르트에 대한 나의 사랑의 증거로 충분하다.

 

그러나 이런 정보들을 얻기에 인터넷은 너무나도 방대하게 느껴졌다. 정확한 정보인지도 몰랐고, 사실 하나하나 찾아볼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 싶다. 그러나 이 책에서 그 부분들을 시원하게 긁어주어 좋았다. 책에서는 음악만큼 중시하는 것이 작곡가의 인품이나 사건등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 점이 이 책의 차별점인 것 같다. 작곡가도 다 똑같은 사람들일텐데, 책에서 마냥 그들의 천재적인 업적과 음악사만 읊어댄다면 지루하기 짝이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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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과 모차르트)

 

 

특히나 좋아했던 모차르트의 이야기들은 하나하나 눈여겨 보았고, 흥미로웠던 베토벤의 이야기도 집중해서 읽어내려갔다. 특히나 두 사람의 곡이 나올 때마다 귀가 호강하는 기분이라 잠시 읽던 것을 멈추고 노래를 전체 재생하거나 심포니 전체를 이어 듣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차이코프스키, 엘가, 멘델스존, 슈만, 라벨, 하이든, 슈트라우스, 쇼팽, 드보르작, 바흐, 헨델, 리스트, 브람스, 생상스, 라이히, 바그너, 라흐마니노프, 비제, 드뷔시, 쇤베르크, 비발디, 슈베르트, 푸치니, 파헬벨, 파가니니, 스메타나, 거슈윈, 그리그, 요한 슈트라우스 2세까지. 수 많은 유명 작곡가들의 작품과 그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챙길 수 있어서 너무 의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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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와 엔리오 모리꼬네)

 


또한 개인적으로는 근현대 작곡가인 타나카 카렌, 막스 리히터, 도브린카 타바코바, 존 케이지, 에릭 사티, 하워드 구달, 앤절라 몰리, 샐리 비미시, 구스타프 말러, 구스타브 홀스트, 스티브 라이히, 제임스 맥밀런 등의 이야기도 실려 있어서 공부가 되었다. 사실 근현대음악보다는 클래식음악을 더 좋아해서 편향적으로 골라 들었던 지난날들을 반성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 음악 감독인 존 윌리엄스와 엔리오 모리코네의 이야기가 특히나 더 와닿았다. 클래식 음악에서 시작된 파편들이 오늘날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에 생동감을 불어 넣어주는 요소로 쓰인다는 점은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지금까지 감명깊게 들었던 영화음악의 뿌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고, 이러한 상징적인 곡들을 작곡한 거장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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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의 무한한 감동에 빠지게 도와준 이 책과 저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글을 끝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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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클래식 1기쁨
- Year of Wonder -


지은이
클레먼시 버턴힐
 
옮긴이 : 김재용

출판사 : 윌북

분야
서양음악(클래식)
예술에세이

규격
145*220mm

쪽 수 : 416쪽

발행일
2020년 01월 15일

정가 : 17,800원

ISBN
979-11-5581-255-6 (03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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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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