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 - 나는 얼마나 감정적이고 합리적일까

글 입력 2020.02.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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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를 향유할 때는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이 책은 생각보다 그렇게 쉽게 읽을 만한 책이 아니라고 느껴졌다. 책이 다소 어려운 면도 있기는 했지만(원래 심리와 관련된 글들이 다 그렇듯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기에 읽는데 에너지 소모가 다른 일반 소설책보다는 조금 더 들었다.

책에는 중간중간 붉은 색으로 표시된 문구들이 있었다. 마치 학교 수업 들을 때 교과서에서 중요한 부분에 밑줄이나 형광펜을 칠하듯이. 솔직히 얘기해서 그렇게 표시된 부분만 읽어도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다 알 수 있을 것 같다. 다소 이해하기 어렵고 지루한 부분을 짤막하게 요약해줘서 책을 수월하게 읽을 수 있게 구성한 듯 했다. 역시 그림 한 점 없는 책을 읽을 땐 이런 식의 약간의 변화가 지루함을 없애주기 좋았다. (책 읽다가 디자인적 요소를 발견하는 망할 직업병)
 
 
 
2.

 
책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았을 때, 나는 생각보다 감정에 많이 기대는 사람이었다. 말을 할 때나 행동할 때나 내 기분에 좌지우지 되는 경향이 많았다. 회고의 아이콘(?) 윤동주가 생각나는건 왜일까. 누군가 나에게 장난을 칠 때 내 기분이 좋으면 얼마든지 받아칠 수 있었고, 내 기분이 나쁘면 왜 그런 기분 나쁜 장난을 치냐고 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장난일 뿐이었는데 내 기분이 괜찮을 땐 장난이었고 내 기분이 다소 좋지 않을 땐 내 기분을 상하게 만든 원인으로 치부한거였다. "누군가와 유독 잘 맞는 날이 있고 사소한 것 하나까지 전부 싫다고 느껴지는 날도 있다. ...(중략)... 지금은 그냥 내 체력을 돌아본다. 상대는 평소와 똑같은데 그냥 내가 지쳤을 때가 많았다." 나는 모르는 누군가가 SNS에서 한 말이었는데 이 말이 뇌리에 남아 사진으로도 남겨놓았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내 육체가 내 감정을 감당하지 못해 부정적으로 내뱉는 것이었다. 나는 이말을 본 이후로 평소와 다른 느낌이 들면 대화를 잠시 쉰다. 쉬고 나면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것들은 사라지고 다른 대답이 나오게 되었다. 부정적인 감정이 사람을 쉽게 지배하지만, 이 부정적인 감정의 큰 원인을 나는 육체 상태라고 본다.

책에서는 어떠한 현상,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일이 긍정적이면 감정에 그렇게 큰 파동이 일어나지 않고 부정적인 일일 경우 영향력이 크게 일어난다고 한다. 나 역시 어떤 생각을 할 때 부정적인 경향으로 비중을 두는 편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를 항상 생각해두면서 살아가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입시며, 시험이며, 취업준비며 하나같이 기대했다가 떨어지고 실패하면 도로 일어서는 것이 나는 힘들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또는 잊고 살았다면) 안 좋은 일이 일어났을 때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붙으면 그건 그거대로 좋은 일이었다.
 
 
 
3.

 
그런데 또 막상 생각해보면 이건 역시 다소 일반화된 경향이 크지 않을까? 보편적인 일이라고는 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부정적인 일에 감정이 쉽게 동화된다라고는 할 수 없는게, 그렇다면 긍정적인 사람, 낙천적인 사람은 희안한 사람인걸까? 라고는 생각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이 워낙 추상적이고 (사람의 표정이 얼굴에 드러난다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이 영역에 나 같은 일개 시민은 쉽게 왈가왈부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듯 하다.
 
 
 
4.

 

감정을 배제하고 팩트만을 밝혀내는 것은 솔직히 쉬운 일이 아닌 듯 하다. 남의 일이라면 모를까 당장 나에게 해당되는 일이라면 내 감정을 파헤치고 통찰할 여력이 있을까? 체력도 항상 방전 상태로 간당간당하고 감정에 솔직한 나로써는 솔직히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렇게 함으로써 합리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이 아마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바라는 것이다. 'A는 A다'라는 명백한 사실을 감정에 휩쓸려 'A는 B라고!!' 우기지 않기 위해.


사람이 모여서 사회가 되듯, 감정에 쉽게 몸을 맡기는 나(..)같은 사람이 모여 사회가 형성되어 책의 제목과 같이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가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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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세바스티안 헤르만

옮긴이
김현정
 
출판사
새로운현재

분야
인문/교양일반

규격
140*205(mm)

쪽 수
292쪽

발행일
2020년 1월 2일

정가
15,000원

ISBN
979-11-297-0578-5 (03300)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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