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나 자신과의 관계를 잘 맺는 법, 책 "컬러의 힘"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색의 영향
글 입력 2020.01.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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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오늘의 운세를 볼 때 함께 언급되는 것이 바로 오늘의 색이다. 나는 이 부분을 종종 넘기거나 무시했었다. 오늘의 색을 이용해 하루를 꾸며본다고 해서 얼마나 큰 도움을 얻을까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했고, 실제로 효과를 본 적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1월 한 달동 안 카키색과 관련한 아이템을 지니고 다니면 심신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니. 정말 샤머니즘적인 행동이 아닐까 했었다.


하지만 책 <컬러의 힘>을 읽고 색이 실제로 나에게 심리적인 영향까지 지속해서 줄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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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는 많은 순간 색의 영향을 받고 있음에도, 실제로 인식도 잘하지 못할뿐더러, 색의 영향력을 무의식적으로만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말 그대로다. 색은 우리에게 의식적, 잠재 의식적, 무의식적 이 세 가지 영역 모두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책<컬러의 힘>에는 이러한 색채의 심리적 영향을 단순히 어떤 색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단순 나열식으로만 구성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전체적인 색의 영향이 왜 어떻게 생기는지 이유를 풀어내며 함께 제안한다.


우리의 눈이 왜 색을 인지하는지 색의 파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등 과학적 이유부터 색의 문화적 맥락까지 두루 이야기한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제목에도 나타나 있듯 색채가 우리에게 어떤 감정적 경험을 전달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우리가 종종 회색이나 흰색, 검은색을 감정이 없는 중립적인 색이라고 인식할 때가 많지 않은가? 하지만 책에서는 이렇게 얘기한다. 모든 색깔은 힘이 있고, 우리에게 어떤 감정을 유발하기 때문에 그 어떤 색도 우리에게 중립적일 수는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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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는 날씨에 기분이 조금 좌우하는 편이었는데 굉장히 감정적인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주변 사람들에겐 그 사실을 숨겼었다. 하지만, 노란색이 가득한 햇볕 내리쬐는 날엔 기분이 활기로 넘치고, 회색빛 흐린 날엔 침체되고 우울할 수 있는 게 하늘의 색깔 때문이다, 라는 당연한 말이 과학적 근거에 의한 감정적 변화라는 사실에 위안이 되는 것 같다.


최근에 어떤 전자제품 회사에서는 이런 광고를 시작했다. 그동안 우리가 보지 못한 색이 얼마나 많았는지 이야기하며, 자사의 기술력으로 더 많은 색을 구현해내는 노트북을 설명하는 광고였다. 책에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처럼 색채는 점점 더 진화하고 있다.


그것이 색을 보는 우리의 눈의 진화이던, 색을 디스플레이상으로 구현해내는 기술력의 진화이던, 말 그대로 색을 활용하고 상호작용하는 능력 자체가 향상되는 것이다. 그래서 색은 흥미롭다. 색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이유가 또 생겼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색이 진화한다고 나랑 무슨 상관인가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의 중반부터는 우리가 색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부분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우리가 옷을 입는 과정에서 느끼는 수많은 갈등. 지금 입고 있는 상의와 어떤 색의 하의를 매치해야 할지, 어떤 색의 옷을 입어야 오늘 있을 중요한 일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등등. 그리고 이런 많은 순간에 우리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건 색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도 진화할 무수한 색들을 더욱 잘 이해하고 있을 때야만 가능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우리가 색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될 것이다. 색채를 통해 나로 살기 위한 것. 내가 원하는 이미지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색보다도 더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진짜 나와 맞는 색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나에게 맞는 색을 찾는 것은 진짜 내가 누구인지 발견하는 과정과도 같다.


책에서는 4가지의 토널 배색 팔레트를 통해 나와 가장 동일시되는 색채를 찾을 수 있도록 상세하게 도와준다. 내 퍼스널 컬러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책에 나와 있는 색채와 디자인 성격테스트를 통해 내 성격과 매치되는 컬러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주변 친구들만 봐도 퍼스널 컬러를 진단 받게 돼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찾고 얼굴에 광채가 나는 걸 본 적이 있다.


또, 요즘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홈 오피스를 어떻게 꾸미면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고 더 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같은 파란색 계열도, 채도나 명도에 따라 그 역할이 다르다고 하니, 속는 셈 치고 작은 아이템이라도 좋으니 색의 도움을 받아보자. 우리가 언제나 매일 똑같은 효율로 일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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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색이라는 것이, 단순히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의 많은 순간에 우리에게 특정한 감정을 유발하고, 더 나은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는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고 말이다.


나에게 맞는 색을 찾으면, 그땐 나 자신과의 관계를 잘 맺을 수 있고, 나아가 내 주변을 둘러싼 모든 관계를 잘 어우러지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어쨌든 나는 이제 오늘의 색을 좀 더 유심히 살펴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고유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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