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모지스 할머니의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듣는 인생 교훈 이야기
글 입력 2019.11.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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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과 함께 재미있는 동화를 읽어주듯 서술하는 구조이다. 한 살, 또 한 살,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고, 때로는 처음 겪는 너무나도 낯선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누군가가 알려줬으면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곤 한다. 그럴 때는 누군가가 지금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혹시 정답을 말해 줄 수는 없는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 책에는 할머니의 이야기 속에서 그림과 함께, 나의 할머니에게 또는 가까운 어른에게 삶의 조언을 듣는 듯한 느낌을 주는 구절들을 많이 담고 있다. 모지스 할머니는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전하고자 애쓰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 그 속에서 느끼는 바가 있고 또, 각자 다를 것이다. 나 또한 이야기 속에서 마음에 와 닿는 부분들이 있었고, 정리해보며 마음 속에 다시 한 번 새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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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희망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 추억은 뒤를 돌아보는 거고 희망은 앞을 내다보는 거지요. 추억은 오늘이고, 희망은 내일입니다.”


모지스 할머니는 마치 추억과 희망이 정 반대의 개념인 듯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추억은 이미 지나가 버린 시간을 다시금 떠올리는 것이니 뒤를 돌아보는 것이라는 설명이 공감이 가지만,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희망이라는 단어에 함축 시켰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부분이다.


사실 시간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추억, 희망과 같은 추상적인 개념의 단어를 빗대어 표현하는 것과 같이, 어떠한 추상적인 개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를 통해 어떤 사람의 성향을 어느정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희망의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자면, ‘어떤 일을 하기를 바라는 것 혹은 잘 될 가능성’을 의미한다. 미래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희망’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확 들어왔다.


나는 딱히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이려 노력하기보다는 그저 무덤덤하려고 더 노력하는 것 같은데,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희망’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는 점이 모지스 할머니는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이구나 라는 것을 강하게 느끼게 해준 구절인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내내 할머니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을 엿볼 수 있지만, 이 부분에서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살다 보니, 실망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추수감사절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빨간 드레스를 입지 못하게 되어 실망한 어린 시절의 모지스 할머니의 모습이 나온다. 몇 주 동안이나 기대하던 빨간 드레스를 못 입었지만 속상하더라도 별 투정을 부리진 않았다. 모지스 할머니는 원하던 빨간색이 아닌 갈색 드레스라도 사다 주신 아버지에 대한 감사함과, 실망했더라도 갖게 된 것에 대해 만족할 줄 아는 아이였던 것 같다.


꼭 어린시절 뿐만이 아니더라도, 내가 기대하고 계획했던 것과 다르게 일이 흘러가는 경우는 너무나도 많이 생긴다. 그럴 때마다 적잖이 실망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능력이 꽤 중요하다고 느낀다. 실망한 가운데, 일어난 좋은 일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고, ‘고진감래’나 ‘새옹지마’ 라는 사자성어를 보면, 우리의 조상님들이 모두 먼저 겪어 보셨으니 이런 말도 생기게 된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고 나를 위로할 수 있었으면. 더불어 이 구절에서 생각난 노래 한 소절도 살짝 적어본다.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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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와보니 불을 지펴두어서 따듯하고 포근했어요. 그러니 감사한 마음을 갖는게 당연하겠지요. 정말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집에 돌아와보니 따뜻하고 포근한 것은 어찌보면 너무나도 사소한 일이지만, 고단하고 추웠던 밖에서 집으로 들어갔을 때, 집안의 그 기운에 몸을 녹일 수 있다는 것은 그 상황에서는 정말 따뜻하고 포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소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런 일에 하나하나 감사한 마음을 정성스레 가질 줄 알고, 표현 할 줄 아는 사람은 참 예뻐 보인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자체도 막상 실천하기에 꽤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한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막상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따뜻해지는 말들이 꽤 있는데, 그 중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라는 말은 참 중요한 것 같다고 느낀다. 얼마 전, 한 잡지에서 ‘이 말을 하는 연인들은 헤어지지 않는다’는 주제의 글을 보았는데, 그 말은 바로 “고마워”였다. 서로에게 고맙다는 말은 많이 한다는 것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지만 상대방의 행동 하나에도 신경을 쓰고 귀를 기울였다는 성의를 담고 있기도 하다는 이유였다.


모지스 할머니의 이 말에서 더욱 더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사람들에게, 버스 기사님께, 편의점 알바생에게, 조금이라도 더 자주, 더 많이,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잊지 않고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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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행복한 인생을 살았습니다. 물론 나에게도 시련이 있긴 했지만 그저 훌훌 털어버렸지요.”


얼마 전, ‘회복탄력성’이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다. 살면서 많은 일들을 마주하게 되는데, 모든 일이 기쁘고 행복할 수만은 없다. 반드시 힘든 일을 겪기도 하겠지만, 그럴 때마다 주저앉아 절망하기만 하면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나를 위로하고 내 머리속의 행복 회로를 가동시킬 수 있는 능력, 그런 것을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사실 회복탄련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둥, 슬퍼하고 있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둥의 말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막상 내가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힘든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이런 말들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나에 대한 굳은 믿음이 밑받침 되어야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모지스 할머니의 긍정적이고 사려 깊은 모습을 볼 때, 분명 강한 자존감을 지닌 ‘회복탄력성’이 높은 분이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붕을 타고 올라가던 어린 시절이나 지금이나, 나는 가만히 앉아서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며 살고 싶진 않았습니다.”


종종 매체를 통해 80세에 초등학교를 졸업하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야기라던가, 60이 넘어 대학에 들어가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와 같은 사연들을 종종 듣게 된다. 사실 이 책의 모지스 할머니도 경우도 비슷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내가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실천을 해내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세가 많은 분들이 그런 것들 것 해냈다는 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더 주목을 하는 이유는, 점점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한계를 느낄 수도 있지만, 그런 부분을 뛰어넘었다는 점을 높게 사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나와 비슷한 처지의, 이제 막 어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서툴게 노력을 해보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더 이러한 사연이 위로와 용기를 준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내신 분들을 보며,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키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현송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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