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전설이 돌아왔다: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공연]

뮤지컬 <지하철 1호선>
글 입력 2019.11.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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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몇 년간 지하철은 나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경기도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약속이 잡히던 학교를 가던 서울로 나가야만 했고 지하철은 그 때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교통수단이 되어주었다. 지하철 덕분에 매일 손쉽게 오고 가지만 이제 정말 그만 만나고 싶을 때가 더 많았다. 그 속의 수 많은 사람들에게 치이다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하나씩 추가 되어오던 지하철 노선은 어느 새 손 쉽게 알아보기 헷갈릴 만큼 복잡해졌고 그 만큼 사람들은 다양한 노선을 타고 이동하며 일상을 보낸다.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싫은 지하철 노선을 물었을 때, 가장 많이 대답하는 지하철은 바로 1호선이다. 가장 처음 개통한 노선이기에 노후화된 지하철 내부와 다양한 동네를 지나는 스펙타클함까지.

 

그 때문인지 그 안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만의 냄새 그리고 분위기를 가진다. 그것들이 도무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에 가뜩이나 혼잡스런 지하철에서 더 기력을 쏟게 만든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지하철 1호선만의 정체성이자 고유한 ‘어떤 것’이다. 그야말로 작은 세계이다.


하루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수의 사람이 1호선에 탑승하고, 그들 중 몇 명의 사연만 추려내어도 하나의 작품이 완성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록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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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놉시스>

 

1998년 11월 서울, 연변에서 만난 '제비'를 찾기 위해 이른 아침 서울역에 도착한 '선녀'. 하지만 청량리행 지하철 1호선에서 만난 서울 사람들은 냉담하고, 서울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곰보할매'의 포장마차에서 '빨강바지'를 만난 '선녀'는 그녀가 '제비'와 함께 연변에 왔던 그의 이모였음을 떠올리고 '제비'의 행방을 묻지만, 그의 실체를 알고 절망한다.
 
청량리 588의 늙은 창녀 '걸레'는 실의에 빠진 '선녀'를 위해 노래를 불러주고, 자신이 짝사랑하는 '안경'을 찾아 지하철에서 내린다.
 
그리고 얼마 후 급정거한 열차 안으로 누군가의 사고 소식이 들려오는데...

 

 

<지하철 1호선>은 1994년 초연부터 공연이 잠시 중단되었던 2008년까지 한국 뮤지컬 역사에 수 많은 획을 그은 작품이다. 독일의 뮤지컬 이 원작으로 특별한 줄거리나 플롯 없이 음악에 치중해 시사, 풍자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레뷰(Revue)’ 선보인다.


이 뮤지컬이 특별한 이유는 총 4000번이 넘는 공연과 해외공연, 71만명이 넘는 관객 등 화려한 실적에 있을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작을 뛰어넘어 완벽히 한국화했다는 점에 있다.


작품에는 그 나라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 특별한 개성들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그렇기에 더욱 더 몰입할 수 있지만 그것이 외국의 문화와 개성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복잡해진다. 그들에게는 하나의 공감의 코드가 되었던 점이 우리에게는 이해하지 못할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영화에 있어서도 수 많은 번역가들이 가장 고민하고 역량을 뽐내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기도 하다.

 

가까운 예로 영화 ‘기생충’에서는 ‘짜파구리’나 ‘서울대’를 영화가 개봉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본래의 뜻에 가깝고도 이질적이지 않게 이해할 수 있는 ‘ram-don(라면+우동)’ 그리고 ‘Oxford’로 번역하듯이 말이다. 이런 것들이 적절히 행해지면 서로 다른 문화의 작품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진다.


이처럼 <지하철 1호선>도 독일의 원작을 단순히 옮겨온 것이 아니었다. 잡상인, 가출청소년, 연변처녀, 실직한 가장 등 우리 삶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기존의 뼈대 위에 20세기 후반부터 IMF까지 90년대 후반 한국의 모습을 덧발랐다. 원작자 폴커 루드비히는 한국의 <지하철 1호선>을 무려 15번이나 관람하며 전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는 ‘지하철 1호선’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 극찬을 하였고, 완전히 새로운 창작물로 인정하는 의미에서 1,000회 이후 저작권료를 면제해주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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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뮤지컬 배우들의 티켓파워는 상당하다. 인기 있는 배우가 공연하는 날이면 이미 티켓이 열리는 순간 빛의 속도로 매진이 되기도 한다. 그런 만큼 더욱 더 그들을 찾는 공연은 많아지고 더 많은 무대를 차지하게 된다. 그만큼 신인 배우들이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배우들은 도전의 기회조차 적다.

 

이런 점은 때때로 내게 아쉬움을 남겼다. 한 사람이 하나의 캐릭터를 맡아 온전히 표현하는 만큼 어떤 배우가 배역을 맡느냐에 따라 마치 새로운 캐릭터처럼 전혀 다른 느낌을 내기 때문에, 가끔은 새롭고 신선한 연기를 접해보고 싶어진다.


<지하철 1호선>은 이미 유명한 뮤지컬배우만을 고집하거나 소개를 통해 이루어지는 방식의 캐스팅이 아닌 철저한 공개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배우들을 발굴해낸다. 제 아무리 유명한 배우라도 신인 배우들과 같은 출발점에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야 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역시나 11명의 배우 전원을 새로 선발했다.

 

이런 공개 오디션 방식으로 최종 선발된 배우들은 인지도에 관련 없이 오직 이 연극의 배역에만 초점을 맞춰 선발되었기에 그 누구보다 더 캐릭터에 녹아들 것이다. 또한 기존 배우들과 함께하는 안정적이고 보장 된 길이 아닌 새로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배우들에게는 열린 기회를 쥐어주는 방식은 매우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14년간의 길다면 긴 기간 동안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주던 이 작품은 다시 돌아와서도 건재함을 자랑한다. 매진 행렬 기록을 세우며 달리고 있는 이 한국 뮤지컬 계의 전설적인 작품을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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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
- 원작을 뛰어넘는 감동 -


일자 : 2019.10.29 ~ 2020.01.04

시간

화~금 19시 30분

토 14시, 18시 30분

일 15시

 

*

월 공연없음

12/25 (수) 14시, 18시 30분


장소 :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60,000원

 
기획/제작
학전

관람연령
만 13세 이상

공연시간
170분
(인터미션 : 15분)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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