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잘못'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에 대하여 [사람]

글 입력 2019.11.16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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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 모 구치소에 견학 차 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구치소,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평생 지나칠 일도 없을 채 살아가는 곳일 것이다. 누군가는 억울하게, 또는 누군가는 숙연하게 자신의 죗값을 치르러 오는 이 곳, 구치소를 돌아보며 든 나의 생각의 조각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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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뉴스에서는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이 밝혀졌다며 연일 보도가 되었다. 그런데 내게 더 충격으로 다가왔던 것은 화성 8차 살인 사건의 진범조차 새로 밝혀진 범인과 동일하다는 사실이었다.
 
문제는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되어 약 20년간 수감 생활을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일이지만, 비록 법원이 보상을 한다고는 하지만, 나는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을 받았다. 누가, 어떻게, 무엇으로 과연 그 사람의 20년의 세월을, 그것도 감옥 안에서의 생활을 보상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인가.

이런 저런 생각과 고민을 가지고 방문한 곳이었고, 들어가기 전 예상보다 더 삼엄한 경비에 놀라기도 하였다. 또한 시설을 둘러보기 전, 교도관 분이 하신 말씀은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요지는, 사회 방위의 최후 보루를 맡고 있는데도 여전히 혐오 시설 및 음지로 인식되는 현실이 안타깝고, 수감자들 또한 죄가 크든 작든 간에 사회에서 시민으로 살다 온 사람들이니 인간적인 존중의 마음을 가지고 구치소를 돌아보면 좋겠다는 말씀이었다.

사회에서 어떤 지위에 있었던 간에, 이 곳에 들어오면 모두가 같은 옷을 입고,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우며, 나이에 상관 없이 교도관의 지시에 응해야 한다. 우리가 항상 공기처럼 누리고 있어 존재를 인식하지도 못하는 ‘자유’의 부재가 이 곳에서는 정말 크게 다가왔다. 물론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인 기본적인 의식주는 제공되고, 약간의 개인 물품도 있다. 그러나 사회에서 가지고 있던 것에 비할 바는 절대 못된다. 이렇게 자신의 소지품까지도 철저히 통제가 되는 이 곳에서, 몇 개월이든, 몇 년이든, 몇 십년이든 살아가는 수용자들의 마음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운동장을 보며 받은 햇빛은 밖과는 다르게 다가왔다. 운동장에서 수직으로 바라보는 햇빛은 퍼져 있는 햇빛을 볼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 누구라도 수직적으로 밖에 햇빛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면 자유에 대해 갈망하리라. 환경은 사람을 바꿀 수 있을까. 사람을 바꾸는 정도가 단순히 반성이 아니라 재발 방지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여러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사회에는 크고 작은 잘못들이 있다. 법에 저촉되는 순간 우리는 범죄자라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법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만큼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고 고통이 되는 일들을 저지르는 사람도 있다. 무엇이 되었던 간에, ‘잘못’을 한 사람을 프레임을 씌워 계속 외면하는 것은 바람직한 사회의 방향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죄를 지었을 시에는 무엇보다도 확실하게,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으로 죗값을 치룰 것이라는 상벌의 일관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사회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 방위의 최후 보루를 위해 노력하시는 교도관분들에 대한 인간적 존경을 담아, 본 기고를 마무리한다.

 



[황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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