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llust by Yoonji
길을 걷다
지도 없이 밖을 걸었다.
길 찾는 것을 어려워하는 나는
매번 지도를 보면서
정해진 길을 따라가곤 했지만
오늘 나는 그런 것 하나 없이
정처 없이 그저 발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보았다.
걷다보면 무언가 또 나오는 게
있지 않을까하고..
*
길 찾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 일명, 길치라고 하는 사람들. 이것은 저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합니다. 가는 길을 자주 헷갈려 하는 저는 도착 장소에 가기 전부터 지도를 보고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하는 것을 물론 어딘가를 갈 때면 정해진 시간보다도 한참 전에 출발해야 겨우 제시간에 도착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찾아본 곳도 헷갈릴 때도 있고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갔던 경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길을 찾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이 저의 일상이지만 왠지 '길을 걷다'라는 시를 쓰는 날 만큼은 갑자기 길이 맞는지 확인하지 않고도 그저 발 길이 닿는 곳으로 가보고 싶다는 발칙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가보는 길이었지만 지도 없이 걸어보았습니다.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했지만 막상 걸어보니까 찾고 있었던 음식점과 마트들도 보였고 표지판을 따라걸어도 길을 잃지 않는 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하고 나니 왠지 조금은 길치를 탈피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어느 것에 의지하지 않고 오로지 내 의지로 무언가를 했다는 것에 대한 마음 때문인지 작은 행복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정해진 방식과 습관을
벗어나 보는 시도들도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