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짧은 만큼 다양한 단편의 매력 -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단편소설집 같은 단편영화제
글 입력 2019.10.15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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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었던 책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책을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최은영 작가의 <쇼코의 미소>를 고를 것이다. 책에서 다뤄진 각기 다른 사건과 사람들을 통해서 관계에 대해 많이 고찰했다. 책은 인물들에게도, 그들의 관계에도 긴 분량을 할애하여 자세하게 서술하는 대신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않은 채 끝낸다.

 

어쩌면 이 책이 단편 소설집이었기 때문에 더 깊이 고찰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길지 않았기에, 그 많은 이야기가 한 권의 책에 담겼기에 내게 긴 여운을 남겼다. 철없던 사춘기엔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의 차이가 길이에만 있다고 생각했었다. 길게 쓰는 것보다 짧게 쓰는 게 쉬울 것이고, 내용의 깊이도 그만큼 다를 것으로 생각했었다. 당연히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은 한참 전에 접었다. 이제 나는 짧은 만큼 더 여운 있고, 더 다양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단편만의 매력을 안다.

 

그 매력은 영화에서도 똑같이 통한다. 단편 영화가 가지는 매력은 장편 영화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제 나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를 통해 짧은 만큼 더 여운 있고, 더 풍성한 단편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누리고자 한다.

 

 

AISFF2019_공식포스터_01.jpg

 

 

제 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가 올해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씨네큐브와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다. 올해 경쟁 부문에 출품된 작품은 총 118개국 5,752편으로 그중 예심을 통해 국제 경쟁 부문에서는 35개국 53편, 국내 경쟁 부문에서는 15편, 국내출품작 중 첫 번째 연출작을 대상으로 한 뉴 필름메이커 부문에서는 6편, 그렇게 총 75편의 작품이 본선에 진출하였다.

 

다양한 국가에서 온 수많은 단편영화는 모두 반짝거리는 개성을 가지고 있다. 저마다 다른 개성을 비교하는 것도 이 영화제의 큰 재미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유럽 지역의 출품작들은 난민이라는 주제를 하나의 분류학적 장르처럼 다룬다는 느낌이 강해졌고, 아시아 지역의 출품작들은 다양한 소재와 장르가 결합해 그들만의 개성과 에너지를 녹여내 한층 더 성장하고 있다는 예심위원들의 말을 들으니 영화제에 대한 기대가 더욱더 높아진다.

 

내가 이 영화제에서 가장 눈여겨보는 지점은 바로 사회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작품이 많다는 점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LGBT, 여성, 아이와 청년 등 잘 다뤄지지 않거나 사회적 통념에 갇혀서 다뤄진 대상에 대해 새로운 형식과 장르의 시도가 많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AISFF2018_관객과의 대화.JPG

AISFF 2018 관객과의 대화

 

 

또 눈여겨볼 점은 아시프 캐스팅 마켓에서 참가를 희망하는 작품을 공모한다는 것이다. 아시프 캐스팅 마켓은 국내 단편 감독 및 제작자들과 배우들 사이에 활발한 교류를 위해 만들어진 매칭 프로그램으로, 두 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져 있다.

 

섹션 1에서는 1편 이상의 단편영화 제작 경험이 있는 국내 감독 혹은 프로듀서를 대상으로 30분 이내의 단편 시나리오를 신청받는데, 이에 참가를 지망하는 배우에 대한 접수 공모도 이루어진다. 최종 선정된 배우와 감독은 일대일 미팅 기회를 얻는다.

 

섹션 2는 1과 달리 경험이 없는 예비 영화인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려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 배우 4명의 프로필을 공개하고, 각 배우의 캐스팅을 희망하는 작품을 공모한다. 선정된 작품의 감독 및 제작자는 섹션 1과 마찬가지로 배우와 미팅하게 된다.

 

영화를 상영하고 심사하는 것을 넘어 영화 제작자와 배우 사이의 징검다리까지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면 이 영화제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재능 있는 영화인을 발굴하려고 하는지 알 수 있다. 영화 산업 전반에 대한 영화제의 애정이 느껴져 더 그 신뢰감이 높아진다.

 

한 권에 책에 여러 단편을 모은 소설집처럼 일정 기간, 특정 장소에 모인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만의 단편 영화가 극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 짧지만 여운만은 길고 짧은 만큼 단시간에 더 많은 이야기와 만날 수 있는 단편만의 매력을 원없이 향유하고자 한다.






제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 AISFF 2019 -


일자 : 2019.10.31 ~ 2019.11.05

상영시간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홈페이지 참고

장소
씨네큐브 광화문
복합문화공간 에무

티켓가격
일반상영작 5,000원
폐막식 7,000원

주최
(사)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진금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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