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홍영
마임 Mime
흰 장갑을 낀 손. 갖가지 색을 칠한 얼굴. ‘마임’을 떠올렸을 때 내 머릿속을 스쳐가는 이미지들을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동감할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마임’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얼굴을 덮은 흰 물감, 눈과 입을 강조하는 화장, 그리고 화려한 옷이다. 찾아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런 마임의 이미지는 마임보다는 팬터마임에 가까운 것이다.
마임은 팬터마임과 달리 얼굴에 무언가 장식을 달지 않는다. 맨 얼굴 그대로 자신의 표정과 주름, 근육 하나하나가 모두 언어가 된다. 마임이라는 언어는 하나의 표현이 된다. 마임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과 표정만으로 표현한다.
관객과 무대 사이에는 일종의 약속 같은 것이 있다. 다른 극 무대와 달리, 소품이나 별다른 연출이 없더라도 그것들이 있음직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마임은 시다
어디선가, ‘연극이 소설이라면 마임은 시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 나도 시를 쓰려고 몇 가지 시도를 했었을 때, 소설과 시의 차이에 대해 느꼈던 적이 있더랬다.
소설이 좀 더 길게 설명하면서 풀어쓰는 느낌이었다면, 시는 함축적으로 그러니까 단어 하나하나, 그리고 그 말과 말 사이의 간격을 조절하고 그 속에 내가 표현하고자 함을 담는 느낌이 들었다. 소설보다 훨씬 함축적이다. 시는 같은 대상도 언어로 주무르고 굴려보면서 완전한 새로움을 표현해낸다.
마임 또한 그러한 느낌이지 않을까. 상황 묘사가 연극보다는 덜 하기 때문에 관객의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더 많다. 그리고 그 공간을 메우는 해석의 깊이가 깊을수록 마임은 더 울림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시로 묘사되는 마임은 어떤 감동을 나에게 가져다줄까. 마임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궁금증은 점점 높아진다.

게다가 이번 <지금 여기, 마임> 공연 중 마지막인 24일과 25일에는 유진규 마임이스트의 특별출연이 마련되어 있다. 국내 마임 1세대인 그가 했던 인터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몸치든 아니든 그 몸을 가지고 있는 건 그 사람뿐이에요. 수단으로서의 움직임인 동시에 목적으로서의 움직임이 마임이니까요.’ 이 말이 더욱 마임이라는 분야에 궁금증을 갖게 했다.
수단인 동시에 목적인 것. 마임의 목적은 마임이고, 그에 대한 수단도 마임이라는 것. 나는 그곳에서 어떤 마임에 대해 스스로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까. 이번 <지금, 여기 마임> 공연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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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통해 소개되는 다양한 작품들은 일상을 지나는 단순한 소재에서 발견한 인간의 본성과 점점 잊혀져가는 인격과 인정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이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삶의 소중함과 인간의 따뜻함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오롯이 몸으로 말하고, 몸으로 부딪혀온 5명의 마임이스트들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에너지는 소박하면서도 강렬하게 관객들에게 소통을 시도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