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대로 바꾸는 세상 - 달랑 한 줄

글 입력 2019.07.0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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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18 ‘봄 작가, 겨울무대’의 지원을 받아 창작된 <달랑 한 줄>은 제목 대로 달랑 한 줄에 대한 이야기다. 나이도, 직업도, 가치관도 다 다른 네 명의 여자가 있다. 하지만 그들 모두를 불편하게 만드는 건 달랑 한 줄. 이 한 줄을 맞닥뜨리는 순간 누군가는 모른 척 넘어가고, 누군가는 제 손으로 뜯어 고치기도 한다. 이 작품은 몇 년 전 더 이상은 외면하지 않겠다 외치고 투쟁했던 우리와 같은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시놉시스>


연실은 남편과 싸우고 집을 나온 뒤, 두 딸과 함께 친구인 명희의 집에서 지낸다. 명희의 번역 일을 도와주면서 함께 살고는 있지만, 까다로운 명희와 사는 게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연실에게 제일 어려운 것은 사고뭉치인 막내딸 현주를 통제하는 것이다. 연실이 ‘여자가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며 현주를 다그치는데, 이를 말리던 맏딸 은주가 울컥 화를 낸다. 평소 착한 딸이었던 은주의 행동에 연실은 당황스럽기만 하다.


한편, 명희는 ‘책에 나오는 표현들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번역을 중단한다. 출판사에 수정을 요청했지만, 오히려 계약을 파기 당하고 만다. 이것을 알게 된 현주는 ‘문장을 바꾸자!’며 의지를 불태우고, 명희도 이에 동조한다. 반면 연실과 은주는 망설이기만 하는데.


남편의 미운 말 한 마디가 싫은 여자, 불평등한 교칙 한 줄에 반기를 드는 여자, 상사의 불쾌한 농담 한마디를 꾹꾹 참는 여자, 책 속의 문장 한 줄을 바꾸려는 여자. 네 여자가 바꾸고 싶었던 ‘달랑’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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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사진
 


엄마의 말에 울컥 화를 내는 은주의 행동이 남 일 같지가 않다. 친구들과의 모임으로 밤늦게 들어온 나에게 ‘여자가 늦게 다니면 위험하니까 일찍 다녀야지’ 라고 말하는 부모님께 벌컥 화를 낸 적이 나에게도 있었다.


딸을 생각하는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했어야 했을까? 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가 조심해야 하는 세상이냐고 부모님께 대꾸한 것이 옳았을까? 앞뒤 생각하지 않고 대뜸 부아가 치민 이유는 ‘여자가‘로 시작하는, 혹은 여자여서 들어야 하는 수 많은 문장들에 이미 진절머리가 난 탓일지도 모른다.


최근 몇 년 전 좋게 읽었던 책을 다시 기회가 있었다. 나름대로는 그 작가의 책 중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다닐 정도였는데, 다시 읽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내가 이런 문장들이 등장하는 글을 좋아했었다고? 괜히 페미니즘을 ‘빨간약’(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그 것) 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게 아니었다.


주변에 늘 부유하던, 익숙하기만 했던 문장들 하나하나가 비수같다. 말 한마디, 글 한 줄에 거북해지는 경우가 점점 더 늘어난다. 달랑 한 줄이지만 주변에 그 불편한 한 줄이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너무나 단단하다. 당연하게 여겨왔던 그 한 줄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 앞을 가로막았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더욱 그렇다.


가끔은 깜깜할 때도 있다. 그 견고한 한 문장이 영원히 굳건하게 내 앞을 가로막고 있을 것처럼,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럴 때 위안과 용기를 주는 것이  바로 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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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사진
 


그리고 이번 제 2회 페미니즘 연극제의 키워드도 ‘연대’다. 예술계 미투운동이 시작된 2018년, 첫발을 내디뎠던 페미니즘 연극제가 제 1회에서 세상에 질문을 던지고 서로를 응원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번 제 2회 페미니즘 연극제에서는 함께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6월 20일부터 7월 21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등 대학로 일대에서 총 5편의 공연과 4개의 부대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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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한 줄
- 연대를 상상하라! 제2회 페미니즘 연극제 -


일자 : 2019.07.18 ~ 07.21

시간
목, 금 20시
토 15시, 19시
일 15시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티켓가격
전석 30,000원

주최
페미씨어터

주관
플레이포라이프

제작
극단문

관람연령
만 13세이상

공연시간
70분





페미씨어터


페미씨어터는 '페미니즘 연극제 운영'과 '페미니즘 연극 제작'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페미니즘 이슈가 사회를 휩쓸면서 페미니즘이 '여성우월주의'라거나 '남혐'이라는 등 페미니즘에 대한 오해도 늘고 있다. 그러나 페미씨어터가 바라보는 페미니즘의 목표는 궁극적인 성평등이다. 젠더 위계의 하위에 여성이 위치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회분위기를 바꾸고, 존재조차 지워졌던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것이다. 페미씨어터는 그동안 획일화 되어있던 여성캐릭터를 다양하게 표현하고, 더 많은 성소수자 캐릭터를 연극에 등장시키고자 한다.





[김민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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