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일관적인 거침과 독자성 [음악]

인간의자(人間椅子), 《신청년 (新青年)》
글 입력 2019.07.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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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嶋 「あの~、なんていうか、音楽ってイメージの世界のものだと思うんですよね。それ自体はメッセージを持たないというか。歌詞を付けるっていうのは、 “達磨の目” を入れるようなものだと思ってますね」

신지 와지마 (메인 보컬, 작사) : 음~ 뭐라고 해야할까요, 음악이란건 이미지의 세계라고 생각해요. 그 자체는 메세지를 갖지 않는다고 할까요. 가사를 붙이는 것은 '달마의 눈' 을 넣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rocketnews24>와의 인터뷰에서


이름부터 딱딱하다. '인간의자', 많은 이미지가 떠오르긴 하지만 이들이 어떤 음악을 하는지 예상하기는 어렵다. 일본 추리소설을 좋아하시고, 많이 읽으신 분들은 에도가와 란포의 동명소설을 생각해낼 수 있다. 문학과 밴드의 접합은 오랫동안 사용된 상호성이기에 그렇게 놀랍진 않다. 일시적인 컨셉이라면 그 예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의자는 처음(1989년)부터 지금까지 이 컨셉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21장의 모든 앨범 이름은 문학작품의 제목에서 따왔다. 89년 《인간의자》를 시작으로 90년 인간실격(디자이 오사무), 91년 벚꽃의 숲의 만개 아래(사카구치 안고), 2007년 한 여름밤의 꿈(셰익스피어) 등 이런 식으로 타이틀 명을 정했다.

일관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다른 곳에도 있다. 사운드에서도 이들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5전년 앨범과 10년 전 앨범, 15년 전 앨범을 비교해도 밴드 사운드는 바뀌지 않았다. 녹음되는 환경이 바뀜에 따라 더 좋아지는 악기 소리를 제외하고,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에게 영향을 받은 묵직한 브리티시 하드 록 사운드를 발산하고 있다. 따라서 하드 록과 헤비메탈이라는 장르를 기반으로 파생되는 둠 메탈(Doom metal)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단순한 곡의 전개에 그치지 않았다. 일단 둠 메탈의 급박하고, 기복 있는 전개와 일본 향토적 사운드의 접합은 독특한 균형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접근법은 굉장히 복합적이고 따라 하기 힘든 개성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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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부 나카지마 (드럼,보컬), 스즈키 겐이치 (베이스, 서브보컬), 신지 와지마 (메인보컬, 기타)
 

창립 멤버인 스즈키 겐이치(鈴木研一)의 블랙 사바스 사랑은 결정적으로 밴드의 처음부터 끝을 책임지게 된 것이다. 물론 이 모방에는 독특하고 개성적인 해석도 덧붙여졌다. 일본스러운 라이브 복장과 가사에서 등장하는 츠가루 방언(津軽弁, 동북방언)은 이들이 아류가 아닌 일본에서 하나의 독특한 현상으로 살아남았는지를 증명하는 요소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가사의 세계관은 이들의 특수성을 더해준다. 시적이고 괴이한 가사는 이해와는 거리가 있지만, 그 발음에서 풍기는 낯섦이 블랙 사바스 풍의 노래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아마도 묘하게 어울린다는 표현이 맞다. 결국 이런 특수성과 독특함이 일관적으로 몇 십 년을 지속하다 보니 하나의 독자성을 지닌 밴드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인간의자의 시도는 대학교 시절부터 시작된다. 다른 대학이긴 했지만 스즈키 겐이키와 신지 와지마의 교류는 오히려 활발했다. 또한 이들은 브리티시 하드 록을 중심으로 카피를 시작했다. 그렇게 1987년 인간의자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사용하게 된다. 88년 취업 문제로 이 밴드는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지만, 스즈키가 취업을 포기하고 밴드 활동을 선택함으로써 89년 TBS 심야 방송 프로그램 <미야케 유우지의 멋진 밴드천국 (三宅裕司のいかすバンド天国)>에 출연하게 된다.

독특한 복장에서부터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본질적으로 기본기 있는 묵직한 연주와 기이한 가사에서도 극찬을 받았다. 이러한 독자성은 넓지 않지만 깊은 마니아층을 만들기에 충분했다. 또한 시대의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80년대 J록으로 대표되는 밴드 붐에 힘입어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70년대 브리티시 하드 록을 표방한다는 면에서 올드하다는 평도 받았고, 90년대 중후반 밴드 붐이 식은 이후에는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2010년대가 되기 전까지 이 침체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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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kuma Japan Communications Co., Ltd


2010년대, 정확히는 2013년 밴드의 음악적 지표가 된 블랙 사바스의 오지 오즈본(Ozzy Osbourne)이 주최한 오즈페스트 2013 (Ozzfest 2013)에 출연한 후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라이브 무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팬들을 만나고, 이전보다 더 정제되고 견고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기타 속주와 묵직한 베이스 연주를 원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이 밴드의 연주에 매료되었고, CD 판매량은 덩달아 올라갔다. 2014년 25주년 기념 투어, 2015년에는 오즈페스트 (Ozzfest 2015)에 다시 참여하면서 90년대를 뛰어넘는 재기에 성공했다. 2017년 『異次元からの咆哮 (다른 차원의 포효)』앨범은 오리콘 차트 18위에 오르는 등 상업적, 대중적인 지표로 인기를 증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앨범 《신청년 (新青年)》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젊음과 다시 인기를 얻은 밴드의 현 상황과 절묘한 연결점이 있다. 연차로는 '관록의 밴드'이지만 마치 새롭게 등장한 청년처럼 임하겠다는 자세일지도 모르며, 아직 본인들의 음악을 청년에 빗대고 싶음을 표현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묘한 패기는 앞선 앨범보다 이 앨범을 더 높은 순위(14위)에 올려놓았다.

앨범은 밴드가 늘 지켜온 사운드를 들려준다. 주술사 같은 보컬과 둠 메탈 사운드, 그리고 오버드라이브 된 기타 솔로는 여전히 주효하며 힘을 잃지 않았다. 평균 5~6분이라는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전주, 보컬, 간주, 보컬, 간주, 보컬의 간격은 유기적이면서 재미난 흐름을 보여준다. 헤비메탈이라는 장르가 대부분 그렇듯 꽉 찬 사운드에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악기들의 흐름이 주된 감상 포인트가 되는데, 이 앨범에서는 단순한 연주로 마무리하지 않고 음향적 장치를 적극 구현했고, 무심하면서 쓸데없지 진지한 보컬의 목소리는 타 헤비메탈 밴드들과의 구분점을 확실하게 만든다.





앨범(통상판 기준)의 마지막에 위치한 <無情のスキャット (Heartless Scat)>는 앨범의 전반적인 기능들을 모두 담아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기타 사운드로 시작되는 전주는 뒤에 이어질 사운드를 통해 긴장감을 쌓아둔다. 그리고 벌스에 진입하면 보컬이 등장하는데 이 과정이 매력적으로 작곡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벌스의 반복이 매력이 없으면 지루한 곡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 곡에서는 벌스와 의미를 알 수 없는 코러스(주술의 의미가 담긴 의성어)의 가사가 곡의 분위기를 환기하면서 기억에 남기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기타 솔로, 또 다른 의성어('루루루루─')는 정신없는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가사와 벌스-코러스가 끝나면 마지막 기타 속주가 이어지는데, 8분이라는 시간을 마지막까지 즐겁게 만들어준다.

다만 다작을 하는 그룹인 만큼 내부적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비슷한 곡들이 많다. 앨범에서도 전주와 벌스-코러스에 이어지는 구성은 전체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문제는 개인의 취향이 좌우하기 때문에 헤비메탈이나 둠 메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매력없이 들릴 수 있다. 때문에 장르나 전략적인 측면에서 이들의 음악이 지니는 단점은 크게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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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범선과 양반들 《혁명가》 (좌), 팎 《살풀이》 (우)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밴드는 존재한다. 동시대로 한정 짓는다면 얼터네이티브계열의 전범선과 양반들, 헤비메탈 팎(PAKK)이 인간의자와 비슷한 맥락에 둘 수 있다. 따라함을 벗어나 어떤 장르를 지역화를 시킨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도들은 존중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고 성장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일본의 밴드들이 지닌 환경에 부러움을 느낄 뿐이다.


[노예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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