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정의

글 입력 2019.06.2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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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시작하면 한 여자의 취향과 지식, 그리고 많은 것이 함께 온다.”


“한 사람의 인간은 어쩔 수 없이 편협하기 때문에 세상의 아주 일부분 밖에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그녀가 가져오는 세상 때문에 나는 조금 더 다양하고 조금 덜 편협한 인간이 된다.”


“실연은 그래서 그 세상 하나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한 사람이 오는 건 그 사람의 삶 전체가 오는 것.”


유호진pd의 페이스북 글 (2013.10.05)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애인에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우리는 생각보다 쉽게 사랑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연인들끼리 서로에게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랑해” 혹은 보기만 해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대상이 생겼을 때도 “나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어.”처럼 ‘사랑’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채 스스로를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 존재라고 인식한다.


‘사랑’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스 시대부터 시작해 근대에 오기까지 수많은 학자들과 사람들이 연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의를 내리지 못한 것을 우리가 어떻게 쉽게 정의를 내리겠는가.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분명한 목적지를 정해놓고 안전한 길을 가고 싶어 하는 인간이 의미도 모르는 사랑에 어떻게 이토록 몰두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놀라움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랑’은 우리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만큼 위험한 존재이며 우리는 평생을 이것과 함께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랑’을 하는 것은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유호진 pd가 쓴 글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그녀가 가져오는 세상 때문에 나는 조금 더 다양하고 조금 덜 편협한 인간이 된다. 실연은 그래서 그 세상 하나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 밀물이 남기고 거대한 빈 공간에는 조개껍질 같은 흔적들 이 남는다. 한 사람이 오는 건 그 사람의 삶 전체가 오는 것. 아무튼 사람을, 연인을 곁에 두기로 하는 것은 그래서, 무척이나 거대한 결심이다.’ 평생을 나와 다르게 살아 온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어떠한 대가 없이 내 세계의 반절을 내어준다는 것, 그리고 그 세계가 내 세계로부터 빠져 나갈 때 느끼는 상실감을 오로지 혼자 감당해야한다는 것은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며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혹독하게 잔인하지 않은가? 내 세계의 일부가 빠져나갔다는 사실도 감당하기 힘든데 평생을 조개껍질과 같은 상대방의 잔해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이. 하지만 이는 역설적이게도 잔인함과 동시에 아름답다.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 구태여 위험한 길로 가지 않으려는 인간이 평생을 의미도 모르는 ‘사랑’의 아픔에 시달리며 살아야한다는 것이 너무나 아름답다. ‘사랑’을 정의 내리지 못하면 어떠한가. 그 ‘사랑’이 편협할 수밖에 없는 우리를 덜 편협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며 경이롭게도 ‘사랑’이 아니라면 알지도 못했을 한 사람의 세계를 보여주는데. ‘사랑’을 하면서 그리고 ‘사랑’을 받으면서 인간은 그렇게 경이롭고 아름답게 살아간다.



[김하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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