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Don't stop me, Keep me young&free _ 레인보우 페스티벌 [공연]

글 입력 2019.06.08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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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부터 지하철을 타고, 왕십리에 내려 셔틀을 타고, 멀고도 먼 자라섬에 도착했다. 이 먼 거리를 달려가게 만든 원동력은 좋아하는 가수를 직접 보고 싶은 덕심이다.


물, 돗자리, 간식 등과 함께 피크닉 분위기를 한껏 내고 도착한 자라섬은 생각보다 음산한 분위기였다. 유난히 구름이 많고 우중충한 날씨 때문이었다. 자고로 페스티벌이란 쨍쨍하고 화창한 날에 진리가 아닌가!라는 생각에 괜히 걱정스러웠다.(사실, 적당히 구름 많아 선선했던 이 날씨는 페스티벌을 즐기기에 딱인 날씨였다.)


넓디 넓은 주차장을 지나 입구로 향하니 둥둥 하는 비트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입장 팔찌를 받고 들어가니 인스타 감성을 위한 포토존이 형성되어 있고 그 안쪽으로 무대가 보였다. 이번 레인보우 페스티벌은 레인보우 존과 포레스트 존, 이렇게 두 무대에서 공연이 진행되었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지만 그 사이를 울창한 나무가 막고 있기에 공연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 최적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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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자마자 포레스트 존으로 달려가 싱어송라이터 '스텔라장'의 무대를 보았다. 인디 가수에 해박한 친구의 픽이었는데 예쁜 목소리와 반전 매력 넘치는 랩을 듣고 반해 팬이 되기로 결심했다. 스텔라장의 무대가 끝나자마자 레인보우존으로 뛰어갔다. 이 페스티벌에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든 그 밴드, ADOY를 보기 위해 말이다.


잠깐의 음향 테스트 시간이 지나고 익숙한 반주가 흐르자 숨어 있던 ADOY 덕후들이 튀어나와 열광하기 시작했다. (ADOY하면 최고된다!!) 아직 반주만 흘렀을 뿐인데도 음원으로 들었던 느낌과는 확연히 달랐다. 바닥을 울리는 둥둥거리는 비트와 옆에서 함께 열광하는 사람들의 열기 덕분일까. 페스티벌이 어색했던 나도 방방 뛰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San Francisco, I can't forget her 등의 노래로 분위기를 살짝 끌어올린 후, "우리 제대로 한번 놀아볼까요?"라는 말과 함께 "Don't stop me"가 시작되었다.


이전까지 음원으로 들었던 "Don't stop me"는 밝지만 파워풀한 느낌은 아니었다.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ADOY 음악은 힘을 빼고 편하게 부르는 보컬의 목소리 때문에 신나고 싶을 때보단 적당히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듣는 음악이었다. 그래서 Don't stop me가 시작하기 전까진 제대로 놀아보자는 ADOY의 말에 '제대로 놀아봤자'라는 생각을 했다.(페스티벌 초보의 아주아주 편협한 생각이었다.)


나의 생각이 깨지는 데에는 30초도 걸리지 않았다. 전주가 시작됨과 함께 떼창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페스티벌에 딱인 가사까지 더해지니 단순히 신이 나는 게 아니라 무언가 울컥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이래서 공연 덕후가 생기고, 이렇게 먼 곳에서 해도 페스티벌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는구나 싶었다.



Don't stop me I feel the ocean

Don't stop me we need no reason

Don't stop me this is the momento

Keep me young and free


Don't stop me - ADOY



ADOY의 무대가 끝나고 남은 열기를 잔나비가 이어 갔다. 각종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잔나비이지만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페스티벌의 왕이었다. 보컬 최종훈은 사람들이 공연에서 재미있게 놀도록 만드는 데엔 이미 도가 튼 사람이었다.


퀸의 머큐리를 연상시키는 그만의 독특한 포즈와 신나는 멜로디로 사람들이 들썩거리게 만드는가 하면 잔잔하고 서정적인 노래로 감성과 분위기까지 잡았다. 아마, 더 많은 사건과 이슈에 휘말리게 된다 하더라도 가수는 미워해도 노래는 미워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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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스탠딩으로 다리가 후들거려 자리로 돌아왔다. 레인보우 페스티벌의 독특한 점 하나는 현장에서의 모든 음식 판매가 온라인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었다. 페스티벌을 오가는 셔틀뿐만 아니라 음식까지도 온라인으로 판매하니 확실히 대기 시간도 없고 복잡하지 않아 좋았다. (다만, 현장에서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아 음식 주문이 은근 까다로웠다. 페스티벌에 가기 전에 미리 주문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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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채우고, 맥주로 흥도 돋우니 해가 뉘엿 저물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지만 백예린의 공연은 포기할 수가 없어 짐을 싸고 다시 포레스트 존으로 향했다. 레인보우 존보다 규모가 작은 포레스트 존은 이미 백예린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꽉 찬 상태였다. 비록,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만으로도 귀가 깨끗해지는 기분이었다.


마지막 곡, '지켜줄게'를 끝으로 아쉬운 마음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갈 길은 멀었고 친구는 다음날 있을 팀플을, 나는 알바를 걱정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리 암울하지 않았던 건 잠시 마차를 타고 별나라보다 따뜻한 꿈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기분이었기 때문이리라. 사람도 많고, 거리도 멀었지만 내년에 또 페스티벌에 갈 것이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Yes 라고 대답할 것이다. 꿈나라는 가보았으니 다음번엔 별나라에 가봐야겠다!



그댈 위해 마차를 준비했지

마차 타고 꿈나라로 떠나볼까

꿈나라는 별보다 따뜻하대

별나라는 다음번에 가는 걸로


꿈나라 별나라 - 잔나비

 




[이영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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