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와 모델] 장예영

글 입력 2019.06.0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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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화가와 모델이다.


사실 작년 여름에 만나서 진행했었는데 대화가 너무 즐거웠기에, 그림보다는 서로를 알아가는데 더 시간을 쓰고 집중했다. 대화 내용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기록을 남기고자, 두 번째 화모를 진행했다. 평소에도 자주 연락하고 보지만,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보는 건 두 번째다. 두 번째라서 그런지 엄청 자연스러웠다. 모델도, 그리는 나도 정말 새롭지 않고 익숙했다. 대신 더 빠르고 깊이 그릴 수 있었다.

유독 빠르게 그렸던 날이다. 평소에도 드로잉은 빠른 편인데 이번에는 정말 빨랐다. 그릴 때 '지금의 느낌'을 잡고 싶어서, 놓치고 싶지 않아서 속도를 내서 그렸다. 그리고 틀 안에 갇히는 게 싫어서 일부러 콩테로 선도 날리고, 색도 정확한 자리에쓰지 않았다. 최대한 순간을 잡고 싶었다. 눈을 그렸는데 조금 만화같이 나와서 신기했다. 평소에 그리는 스타일로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봤자 나를 벗어날 수는 없을 테지만)



화모_예영2.jpg
 


두 번째 소감은 어때?

: 사실 너무 빨라서 생각이 안나. 엄청 자연스러운데?


생각해보니 유독 더 빨리 그릴 수 있었던 이유는 - 이미 그려본 대상이기 때문에, 특징을 알고 있어서 쉬웠다. 한 번 관찰해서 그렸던 상대는 기억에 남는다. 눈이든 몸이든 분명히 기억에 베여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그려봐야, 몸으로 익혀야 많이 담고 가져갈 수 있다.


: 처음에는 모델이 되는 게 어색했는데, 두 번째 하니까 너무 자연스러운 것 같아. 언니 그림은 예쁘게 그리지 않아서 좋아. 나답게 그려준 거 같아. 그리고 보통 그림은 정면으로 그리는데 이번엔 측면이라서 좋았어. 처음 봐. 내 측면을 볼 일은 잘 없으니까. 언니의 선의 움직임이 보여서 좋아. 사진처럼 안그렸으면 좋겠어. 외모보다는 풍기는 내 느낌을 그려주니까.



IMG_3338.jpg
 


나는 에세이에 대해 상반된 생각을 갖고 있다. 타인의 글을 읽는 별로지만, 내가 쓰는 에세이는 편안하다. 이건 마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그런데 이 친구는 다른 에세이를 좋아했다. 특별히 그림, 여행 에세이 좋아하는 이유? 다른 사람의 세계를 간접 경험할 수 있으니까. 내가 생각하지 못한 세계를 알 수 있어서. 더 넓힐 수 있어서 좋아한다고 했다.


생각해보니까 내가 그림 에세이를, 타인의 그림이 가득한 전시를 가까이 하지 않았던 이유는 학부생 때 내 그림 스타일을 만들고 싶어서, 너무 영향받고 따라갈까봐, 창작자 입장에서 거리를 두었던 거 같다. 질투심과 베이고 싶지 않은 독립적인 고집으로 거리를 두었다. 지금은? 글쎄 지금은 잘 모르겠다. 여전히 나 스스로에게만 흥미가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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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화모를 기억하자면, 그냥 즐거웠다. 대화 중 생각나는 내용은 - 친구는 그림을 보고 소설처럼 상상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 정도. 나는 그림을 시적으로 본다. 정도...... 친구도 상상력이 풍부하고, 나처럼 경험에 대한 욕심이 많다. 항상 뭔가를 많이 하는 신기한 친구이다.


서로 성향이 비슷해서 더 재미있다. 서로 많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서로가 갈구한는 것 (영어와 미술)을 강점으로 갖고 있어서 매치가 잘 된다. 개인적으로 나와 친구해줘서 참 고마운 친구다. 내 그림을 통해 애정이 담긴 걸 그대들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 처음 그림은 새로움과 반가움, 두 번째는 익숙함을 테마로 볼 수 있겠는걸?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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