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학업을 빙자한 덕질 여행, 런던③ [여행]

영국 런던에서 돌아다니기
글 입력 2019.05.07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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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펜팔친구를 만나다



우연한 기회에 8년간 편지로 소식을 주고받아온 오랜 프랑스인 펜팔 친구와 런던에서 짧게나마 함께 시간을 보낸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항상 편지나 메세지로만 간간이 연락을 이어가다가, 프랑스나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만나게 된다니 조금은 아이러니하면서도 굉장히 재밌었다.


이번 서머스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간 동안 내 프랑스인 펜팔 친구도 며칠간 런던에 머무른다는 말을 듣고 그 친구와 친구의 친구들까지 노팅힐에서 만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서로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쓰면서 서툴지만 열심히 대화하며 노팅힐과 캠든 마켓 구석구석을 쏘다녔다.


그 친구의 일행도 우리 모두 다 같이 초행인지라 런던의 지리를 잘 몰랐기에 무작정 발길 닿는 대로 걷고, 또 걸었다. 구글맵으로 종종 내려야 하는 지하철역이나 방향을 확인하긴 했지만 돌이켜보니 역시 여행길은 길 잃은 듯한 느낌으로 돌아다녀야 제맛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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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팅힐 & 포토벨로 마켓



노팅힐은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동명 영화, '노팅힐'로 매우 유명한데, 사실 나는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아서 할 말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친구는 노팅힐을 매우 감명 깊게 보았는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덕분에 나는 그냥 모르고 지나쳤을 장소도 눈여겨보면서 멋진 추억과 사진들을 남길 수 있었다.


포토벨로 마켓도 쭉 둘러보았는데, 한 상인이 유창한 한국어로 우리 일행에게 인사를 해서 굉장히 놀라우면서도 즐거웠다. 물론 호객행위에 지나지 않았지만, 어떻게 외모와 차림새만 보고도 한국인인 줄 알았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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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벨로 마켓에는 앤티크 아이템뿐만 아니라 아이스크림, 생과일주스, 여러 종류의 과일, 샌드위치, 핫도그, 햄버거, 케밥 등 길거리 음식도 굉장히 많이 팔았다. 포토벨로 마켓은 구경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진을 찍기에도 굉장히 좋은 장소였다. 파스텔톤의 인형의 집같이 귀여운 집들은 마치 포토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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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를 기다리다가 찍은
익숙한 모습의 비틀즈 광고판


그날은 유난히도 더웠다. 본래 런던의 여름은 보통 우리나라의 가을 날씨와 비슷하기 때문에 현지인들은 얇은 긴팔을 입고 다니기도 한다는데,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일어나는 바람에 거의 35도에 육박했다. 햇빛은 살갗이 따가울 정도로 강렬했고, 런던 튜브 안은 매우 비좁고 더워서 마치 살아있는 지옥 체험기와도 같았다. 거기다 주말이었던 참이라 관광객과 더불어 화창한 날씨를 즐기기 위해 집을 나선 현지인들도 굉장히 많았다.


마켓 구경이 아니라 사람 구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순간 토요일 서울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면서 런던의 광경에 겹쳐 보이는 것 같았다)




캠든 마켓 & 런던 브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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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든 마켓 역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본래 아기자기하고 작은 장식품이나 앤티크한 골동품을 좋아했기에 매우 흥미 있게 마켓을 구경했다. 캠든 마켓은 런던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의 빈티지 마켓이라고 한다. 과연 락 밴드의 로고가 프린팅 된 갖가지 색상과 디자인의 티셔츠, 의류, 신발, 마그넷, 엽서, 중고 레코드, 가방 등을 파는 잡화점이 즐비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인 타투샵도 당당하게 거리에 나와 사람들에게 호객행위를 하고 있었기에 신선하게 느껴졌다.

캠든 마켓 내부에는 마치 녹차를 떠올리기 만드는 초록빛의 운하가 있었다. 운하를 둘러싸고 간단한 요깃거리를 파는 푸드트럭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여기서 각자의 취향에 맞춰 점심을 해결했다. 사람들은 많고 앉을 자리는 별로 없었기에 그냥 계단에 앉거나 벽에 기대어 서서 먹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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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의 런던 브리지는 더할 나위 없이 매혹적이었다. 괜히 영국 런던 하면 떠오르는 아이코닉 한 관광명소 중에 하나가 아니었다. 백야 현상으로 인해 여름에는 해가 늦게 져서 밤 9시쯤이 되어서야 비로소 해가 지고 나자 특유의 우울한 분위기가 되살아나 '내가 진짜로 런던에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양가감정을 가지게 하는 대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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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날에는 대영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물관을 방문한 사람들은 역시나 굉장히 많았다.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문화재를 바라보는데, 보는 내내 극심한 양가감정이 들었다.


우선은 세계 각국의 아름답고 고귀한 문화재들을 한 번에 다 볼 수 있어서 교육적인 차원에서 매우 좋다는 생각과, 두 번째로 세계 곳곳의 신성한 장소들을 침범하고 점령하며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문화재들을 모두 약탈하여 자국의 박물관에 버젓이 전시하는 꼴을 보니 속이 굉장히 불편해졌다.


특히나 관광상품이랍시고 만든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스핑크스를 본떠 제작한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의 인형은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었다. 약탈해온 문화재들을 다시 돌려보낼 생각은커녕 되려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는 모습을 보니 씁쓸하기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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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몇 시간이고 쉬지 않고 돌아다니면서 보아도 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박물관 문화재 소장품의 가짓수가 매우 방대하다. 방문했을 당시에는 박물관 내부가 정말로 너무 더워서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처음부터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여러 번 다시 와도 좋을 곳 같았다.




지나쳐온 그레이트 포틀랜드 스트릿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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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그레이트 포틀랜드 스트릿을 지나다가, 혹은 떠나오는 길에 찍은 사진들을 남기며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런던의 모습을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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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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