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국악을 정의하는 낯설고 새로운 방식 - 달달 콘서트

글 입력 2019.05.0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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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6, 27일 양일간 국악창작그룹 '뮤르'의 달달 콘서트가 '서울 남산국악당 - 크라운 해태'홀에서 진행되었다.


개인적으로 모든 공연에 있어 내용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장소라고 생각한다. 공연의 컨셉과 맞는 공연장은 그 공연의 느낌을 더 살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 남산국악당 - 크라운 해태홀'은 뮤르를 위한 공연장처럼 느껴졌다.



[크기변환]서울남산국악당.jpg
 

크라운 해태홀은 충무로에 있는 '남산골 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 중심에 위치한 '남산골 공원'은 전통적인 느낌의 공원으로 도심이라는 공원 밖의 공간과 흡사 한옥마을을 연상시키는 내부 공간이 매우 색다른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공원 내부에 자리잡고 있는 '크라운 해태홀' 역시 전통적인 한옥의 모습이다.


건물 안쪽은 공연장과 더불어 작은 박물관 그리고 작은 카페가 운영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겉모습과는 다르게 내부는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공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런 공연장의 느낌이 전통적인 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를 추구하는 뮤르의 음악과 매우 닮아있다고 느꼈다.



[크기변환]크라운해태홀.jpg
 


공연 이야기를 해보자, 국악창작그룹 뮤르는 '다달달달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까지 무려 21개의 싱글앨범을 발매하였다.


'다달달달'이라는 말의 의미는 '다달이 내는 달달한 음악'으로 뮤르는 매 달 한곡씩 디지털 싱글 음원발매를 통해 자신들의 음악을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은 본 프로젝트에서 만들어진 12개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뮤르의 음악을 한마디로 정의 하기란 매우 어렵다. 7개 가량의 악기로 뮤르는 항상 다른 음악을 만들어낸다. 어떤 곡은 완벽한 국악의 모습을 또 다른 곡에서는 재즈의 느낌을, 그리고 어떤 곡에서는 그 무엇도 아닌 사운드를 보여준다.


장르를 넘나들면서 때로는 국악창작그룹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그들만의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뮤르의 음악이 가진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뮤르가 만들어내는 팀사운드도 매력적이지만, 세명의 멤버 각각이 만들어내는 소리 역시 매우 독특하다. 먼저 팀의 리더로써 보컬, 생황 그리고 태평소를 연주하는 허새롬씨는 국악기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재즈의 느낌을 보여준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곡은 허새롬씨의 보컬과 생황이 메인이 되었던 '풍년가'였다. 조금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는 원곡을 생황과 특유의 그루비한 보컬톤을 통해 블루스 느낌을 더한 것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허새롬씨가 국악기를 가장 재즈스럽게 활용한다면 핸드팬, 카혼, 대북을 연주하는 송나은 씨는 반대로 서양악기를 통해 가장 국악스러운 느낌을 준다. 심지어 'Her Story'라는 곡에는 카혼과 핸드팬만 사용되고 국악기는 전혀 사용되지 않지만 어딘가 한국적인 느낌을 준다.


달달콘서트의 프리뷰를 쓰면서 가장 궁금했던 점이었다. '국악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그 음악을 국악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사실 공연을 보고난 지금도 잘모르겠다.


하지만 음악이라는 큰 범위 안에서 장르를 구분하는 기준이 사용되는 악기뿐만이 아니라면 뮤르의 음악은 국악기를 사용하지 않아도 국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색깔이나 정서에 있어서 말이다.



 


마지막으로 뮤르에서 대피리, 생황, 카혼을 연주하는 지혜리씨는 연주솜씨도 뛰어나지만 순간적으로 음악에 몰입하는 모습이 무척 멋있었던 연주자였다. 이 날 공연의 마지막곡이자 가장 그루비하다고 느낀 'Wind Swing'에서 몸으로 리듬을 타면서 대피리를 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가끔 연주자가 공연을 정말 즐기고 있다고 느껴질 때 관객이 받게되는 에너지를 이 날 공연에서는 지혜리씨한테서 정말 제대로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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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같이 간 친구와 공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친구는 나의 오랜 설득 끝에 마지 못해 이번 공연을 가게 되었다. 그만큼 '국악'은 어딘가 낯설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연장을 나서며 친구는 '이런 국악이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나 역시도 동의하는 바이다.


국악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국악창작그룹 뮤르는 분명 예측할 수 없는 음악을 보여줄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뮤르가 보여주는 음악적 다양성, 더 나아가 국악의 가능성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오현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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