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이야기, 뮤지컬 '더 픽션' [공연예술]

글 입력 2019.04.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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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 픽션>은 창작 뮤지컬에서는 보기 힘든 '추리 스릴러' 장르의 작품이다.


작품은 유명 소설 작가인 그레이 헌트의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된 휴 경관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그레이가 소설을 연재하던 신문의 담당 기자인 와이트를 만나게 된고 그에게서 그레이 헌트와 와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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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 픽션>의
그레이 헌트(좌)와 와이트 히스만(우)


와이트는 무명 작가인 그레이 헌트를 단숨에 스타작가로 만들어 준 신문사 기자이다. 그는 그레이가 오래 전 출판한 소설인 <그림자 없는 남자>를 대중의 입맛에 맞게 바꾸어 자신의 신문에 새로 연재할 수 있게 도와주었고, 범죄자만을 살해하는 살인마 블랙의 이야기를 다룬 그레이의 소설 <그림자 없는 남자>는 자극적인 이야기로 많은 사람에게 큰 사랑을 받게 되지만 반대로 많은 평론가들에게는 저급하다는 평가를 받게 된다.


결국 소설은 많은 비판에 연재 중단이 결정되지만, 갑자기 소설 속 블랙처럼 범죄자들을 살해하고 다니는 일들이 벌어지게 되면서 사람들은 또다시 블랙과 그레이의 작품에 열광하게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림자 없는 남자>의 마지막 화가 발표 되고, 그 내용은 충격적이게도 블랙이 작가를 죽이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그리고 이번에도 소설의 내용 처럼 블랙을 만든 작가인 그레이 헌트는 죽음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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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 픽션>의 휴 대커 경관


작품은 85분 내내 그레이, 와이트의 감정 묘사에 집중한다.


물론 휴 경관까지 총 3명의 인물이 극을 이끌어 가지만, 휴 경관의 경우 작품의 주요 내용인 그레이와 와이트의 관계에 대한 서사를 이끌어 내는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작품은 파트너이자 친구인 그레이와 와이트 위주로 전개 된다.


85분이라는 다소 짧아 보이는 러닝타임 동안 그레이 헌트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말끔히 해소된다. 하지만 작품의 주제는 '누가 그레이 헌트를 죽였느냐'보다 '그레이 헌트는 왜 죽었는가'라는 질문으로 부터 나온다. 그리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내용이 매우 빠르고 흥미롭게 전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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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더 픽션>은 선과 악, 옭고 그름에 대한 구분을 어렵게 만들어 놓으면서 과연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는지 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한다.


소설 속 범죄자만을 심판하는 살인자 블랙이 완전히 '악'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일 것이다. 그리고 작품은 더 나아가 소설 속 블랙을 현실에 다시 한번 등장시키며 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


또한 이런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작품 속 그레이와 와이트 역시 매우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그렇기에, 소설이 흥행하게 되고 현실에서 소설 속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변화하는 그레이와 와이트의 모습에 집중해서 본다면 아마 작품이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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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데뷔를 대비하라', 17년 'DIMF 창작지원사업', 18년 '상상 스테이지 챌린지'와 같은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오랜 기간의 개발과정을 거친만큼 뮤지컬 <더 픽션>은 탄탄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넘버로 구성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소극장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회전무대 역시 작품을 조금더 역동적이고 긴장감 있게 만드는 요소로 사용된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현실, 뮤지컬 <더 픽션>은 현재 대학로에 위치한 TOM씨어터 1관에서 6월 30일까지 공연될 예정이다.



[오현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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