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패턴들, 흔히 말해서 필요할 때만 주고받는 대화들이 있다. 할 말만 하고 쏙 빠지는 사람들을 원망하는 건 절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필요하고 안 필요하고로 나누는 것도 웃기지만, 목적이 없이 사람을 찾는 건 그 사람을 사랑(이성 간이 아니라 좀 더 포괄적인 의미이다) 한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그게 아니라면 정말 단순히 외로움을 달래는 관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때는 이성 간의 사랑을 찾아 다닌 적도 있다. 아주 친한 사이가 아닌 이상은 남녀 간의 사랑으로 대신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랬다. 그래서 여러 번 시도해봤지만, 멘탈 소모가 정말 엄청났다. '사랑하지도 않으면서!'라는 말이 제격인 상황이었다. 자괴감 때문에 그 관계들을 하루빨리 정리해야 했는데, 남는 건 허무함뿐이었고 나는 금세 다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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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달 동안 우울에 빠진 적이 있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잘되지 않아 어떻게 살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근황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무서워 혼자 숨어서 지냈다. 나쁜 생각도 많이 했다. 세상에 나보다 몇 백 배 힘든 사람들도 있을 텐데 난 고작 이 정도의 무게도 버티질 못 하는구나, 하면서 스스로를 깎아내렸었다. 지금도 힘든 일이 있으면 가끔 그때가 생각나기도 한다. 뭔가 익숙한 기분, 결국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는 것 같은 그런 느낌말이다.
내 우울의 근원이 어딘지를 찾아보니, 예상 밖에도 그것은 사람이었다. 사는 게 힘들다는 걸로 우울해한 다기 보단, 그 힘듦을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우울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말을 그 누구에게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우는 얼굴로 나 힘들다하면 정말 나아질까?
그럼 누가 힘들까 아프다 징징대면.
모두 다 괜찮아지는 데.
-종현 <lonely> 가사중-
나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거나 힘들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리고 나 자신도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 그런데 왜 나 혼자만 아픈 것 같을까? 남들은 아프다고 그렇게 징징대는데, 나는 왜 말하지 못하는 걸까?
내 얘기를 들어줄 사람은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불편해서 다시 입을 닫게 된다. 아니, 어쩌면 불편하게 만든 건 그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내가 번거로운, 그러니깐 귀찮은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들었으니깐. 필요없는 사람이 된 기분, 자존감을 바닥을 찍게 만드는 시발점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난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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