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마드리드를 간다면 반드시 알아야할 사람, 프란시스코 고야 [시각예술]

글 입력 2019.03.28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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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4월 바야흐로 진정한 봄이 찾아왔다. 우리나라도 4-5월 이때쯤이 나들이 가기 딱 좋은 날이지만 특히 4월 유럽의 날씨는 더 환상적이다. 기회가 되어 이맘때쯤 유럽 여행을 떠난다면 유럽 어디를 가도 좋지만 그중 내가 좋아하는 세련된 도시, 스페인 마드리드에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드리드'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아마 '레알 마드리드' 축구팀일 것이다. 물론 축구 경기를 기대하며 떠나기에도 환상적이지만 나에게 마드리드는 프랑스 파리에 버금가는 예술의 도시이다. 가히 세계 3대 미술관이라는 프라도 미술관을 비롯하여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국립 소피아 왕비 예술 센터, 카익사 포럼, 센트로 센트로 등 엄청난 수준의 미술관을 방문하며 예술에 흠뻑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리보다 날씨도 훨씬 밝고 덜 북적이며 깨끗해서 개인적으로 더 좋아하는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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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때문에 모든 곳을 방문하지는 못하더라도 마드리드에 들렀다면 프라도 미술관은 반드시 지나가야만 하는 장소이다. 1819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200주년을 맞이한 프라도 미술관은 스페인 왕가의 방대한 컬렉션을 기반으로 국립 미술관이 되었으며 현재까지 계속적으로 수집을 하고 있다.


살면서 한 번은 봤을만한 그림들이 많다. 스페인 회화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엘 그레코, 고야, 벨라스케스를 비롯해 16~17세기 스페인 회화의 황금기에 활약했던 화가들의 걸작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네덜란드와 플랑드르의 지방의 작품들도 많다. 이곳에 머물다 보면 2~3시간도 부족하다.

 

그중에서 내가 특히 좋아하는 작품은 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의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들은 주로 2~3층에 전시되어 있다. 그는 까를로스 4세의 궁정 화가가 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러나 당시의 왕은 무능했고 종교재판이라는 이름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탄압받고 있었으며 밖으로는 프랑스 나폴레옹의 침략으로 정치적인 격변을 겪는 어지러운 상황이었다. 스페인의 가혹한 혁명적 시기를 겪으며 고야는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그림을 그리며 스페인 역사를 반추하게끔 한다.


그중에 몇 가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소개해본다.



1.

<까를로스 4세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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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고야(1746~1828)는 1799년 스페인의 국왕 카를로스 4세의 수석 궁정화가가 되었다. 당시의 화가란 교회, 왕실, 귀족의 초상화를 신성하게 그리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그러나 가까이서 본 그의 그림은 왕실의 근엄함이 느껴진다기 보다 그림 속 인물들의 성격을 너무도 솔직히 그려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화려한 의상을 입혀놨지만 고야는 권력자의 무능과 타락을 여김 없이 보여주려 했었다고 한다. 정작 그들은 눈치채지 못했다니 아이러니하다. 그림 속 고야의 그림자 속에 가려진 냉소적인 모습은 이를 반영한다.



2.

<벌거벗은 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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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봐도 탐나는 육감적인 몸매에 한순간에 매혹되어 버린 작품이었다. 특히 관람자인 나를 향하고 있는 시선은 대담했다. 당시 스페인에서 여성의 나체를 그리는 것은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어서 종교재판소에 기소되었지만 다행히 그림 검열 담당자들이 그의 지인들인 덕분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3.

<1808년 5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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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이 자신의 형 조제프를 새로운 스페인의 왕으로 임명하자 스페인 민중들을 분노했고, 1808년 5월 2일 마드리드에서 엄청난 폭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프랑스 군인들에 의해 무참히 진압당했으며 폭도 요주인물들을 모조리 처형했던 사건이 발생한다.


고야는 이 사건을 6년 후에 엄청나게 큰 캔버스에다가 옮긴다. 이전 대부분의 그림들이 승전국의 위풍당당함을 보여줬던 그림이었다면 고야는 폭력적인 전쟁의 이미지를 강조했고 피해자의 모습을 신성하게 기록했다. 보면 알겠지만 군인들은 얼굴이 보이지 않고 어둠 속으로 깔려있고 가장 집중이 되는 하얀 셔츠의 남성은 곧 희생당할 시민으로 빛으로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그림으로써 비판했다.


*


후에 그는 병으로 청력을 잃고 만다. 이러한 개인적인 불행까지 껴안은 그의 그림 곳곳에는 대부분 어둠이 깃들어 있다. 그의 그림과 삶을 읽는 것은 당시의 스페인 상황을 깊이 들여다보게 된다. 그림에 한 사람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정치, 역사 문화까지 모든 게 담겨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마드리드에 간다면, 반드시 프라도 미술관을 꼭 고야를 만나고 오기를 추천한다.


프라도 미술관은


영업

주중 월화수목금 10:00-20:00

주말 토 10:00-20:00

일 10:00-19:00


참고로 무료입장은 마감 두 시간 전에 가능하다.


그리고 줄이 길기 때문에 미리 홈페이지에서 티켓 예매를 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한국어 오디오도 빌릴 수 있으니 재미난 스페인 그림이야기를 듣고 오기를 바란다.





[최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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