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연극 <여전사의 섬>: 여전사, 그리고 현대 사회 [공연]

연극 <여전사의 섬> 프리뷰
글 입력 2019.03.07 22:44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창작극

여전사의 섬


3월 21일~3월 24일

 


그리스 신화 속의 여전사 집단

‘아마조네스’를 통한 진정한 ‘나’ 찾기


  

〈여전사의 섬〉은 2017년에 선정된 임주현 작가의 작품으로 혜화동 1번지 7기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정안이 연출을 맡아 3월 21일(목)부터 24일(일)까지 공연한다. 대한민국에서 평범하게 자란 쌍둥이 자매 지니와 하나. 만년 취업준비생 지니와 결혼을 앞둔 하나는 자신들을 버리고 떠난 줄 알았던 엄마가 여전사 ‘아마조네스’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쌍둥이들은 엄마를 알기 위해 기억을 되짚어 나가기 시작한다.


 

포스터(여전사의 섬).jpg
      


그리스 신화 속의 여전사라니, 소개부터 두근거리게 만든다. 내 또래들 중에 어릴 적 만화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지 않고 자란 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내 생각엔 거의 없을 듯하다(중간에 그림 작가님이 바뀐 건 아직도 아쉽다). 그렇다고 지금 모든 내용을 다 기억하는 건 또 아니다. 아쉽게도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니, 많이 잊힌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전쟁의 신 아레스와 아르테미스를 숭상했다고 알려진 아마조네스 집단은 여전사로만 이루어진 부족으로 이웃남자들을 이용해 아이를 낳았으며, 사내아이는 죽이거나 노예로 삼고 오로지 여자아이만 길렀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참 잔인하지만 그 시기는 더한 일도 서슴없이 자행되던 때니, 신화는 신화로서만 이해하는 게 옳지 않을까 싶다.

 

사실 여전사, 즉 여성 영웅이라는 개념 자체가 굉장히 선구적이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고전신화나 소설에서는 여성 영웅을 찾아보기가 힘들뿐더러 여성 영웅을 그린 대표작인 <박씨전>조차 박씨는 끝까지 ‘박씨’일 뿐, 이름이 없다. 그리고 결말은 어김없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이다. 못생겼다는 이유로 자신을 배척했던 남편 이시백과 함께. 여성의 능력을 부각시키며 남성중심사회를 비판했다기에는 여러모로 아쉽다(물론 신화가 신화이듯이 고전도 고전이라는 틀로 해석하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

 

현대의 여전사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페미니즘 담론이 활발해지며 이전보다는 ‘여성’에 대한 관심도가 확연히 높아졌지만 그만큼 사회문제도 많이 낳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개봉한 마블의 신작 영화 <캡틴 마블>은 마블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히어로를 내세웠지만 평은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 영화 줄거리와 배우의 호감도에 따른 개인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이거 페미 영화 아냐?’라며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적지 않은 탓이다.

 


“어렸을 적 키가 작았던 나는 무서운 언니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커서는 여전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막상 어른이 된 나는 세상에 여전사가 없다고 생각하며 마음 속 판타지로 묻었다. 그리고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잊었던 여전사를 다시 떠올렸다. 이 사건은 많은 여성들에게 변화의 바람을 촉구했고 그렇게 만들었다. 그 광경을 보며 여전사는 지금 내 옆에 있고 이 사회에 숨 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여전사를 꿈꿔보기로 했다.”


-임주현 작가의 말


   

현대의 여전사는, 글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 같다. 영화 속 히어로들처럼 세계평화를 지키거나 우상이 되는 걸 바라는 게 아니다. 다만 갈수록 격렬해지는 대립 속 중심을 잡고 균형을 지켜줄 누군가를 기다릴 뿐이다. 순전히 나를 위해서라도.

 

세상과 사람에 상처받은 자매 지니와 하나에게는 그 대상이 엄마인 걸까, 그래서 엄마를 찾으면 그들도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공연을 보아야 알겠지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그것은 아닐 것이다. 작가가 “‘여전사’는 단순히 싸우는 전사가 아닌, 개인에 따라 고유한 모습을 갖는다. 작품을 통해 폭력에 희생당하며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이 사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힌 것처럼, 결국 중요한 것은 멋진 히어로가 아닌 그들을 원하게 만드는 사회일 테니.


 

상세페이지 여전사의섬.jpg

 




[주혜지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37587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