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겐 너무 버거운 교재값 [문화 전반]

글 입력 2019.02.23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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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대학생이 그렇듯이 대학 강의에서 교재가 필요하다면 서점에서 새 책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필자 역시 전공 개론 등 학과 공부에서 중요한 책이 아니라면 중고로 구매하거나 선배에게 부탁해 대여해왔다.

 

새 학기에 나가는 전공 및 교양서적의 가격이 만만치 않다. 1000페이지가 넘어가는 양장본의 경우에는 비용이 5만 원이 넘게 들기도 한다. 학생에게 부담스러운 비용은 맞지만, 한편으로는 책값을 아끼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일부를 보면 그것이 정당한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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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받침 같은 전공 교재는 애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

@Daria Nepriakhina, Unsplash


 


전공책이 없는 대학생



학과 개강총회에서 논의 안건 중 신입생을 위한 전공필수 도서를 과방에 갖추고 필요할 때 사용하게 한다는 의견이 나온 적이 있었다. 재학생에게 부탁하는 몇몇 신입생을 제외하고는 선배를 대하기 어려워 먼저 연락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모두가 교재비를 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였다.


발언자의 의도에는 대다수가 동의했다. 그 후 교재 일부는 학과 학생회가 재학생에게 빌리고 나머지는 산다는 등 갖가지 방법이 나왔으나 생각보다 진전이 없었다. 재학생들도 전공 필수 교재를 대여하거나 복사해서 분철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공용 교재 구매에 대한 지출도 컸다.

 

결론이 나지 않아 안건은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서 한 가지 모순점이 떠올랐다. 학생으로서 지참해야 할 수업 교재를 사는 것은 당연하다. 학과 공부에서 가장 기본적인 전공필수과목까지 당사자가 책을 구하지 않는 게 옳은 일일까? 대학에 입학해서 전공을 익히려면 개론교재가 하나씩 필요할 텐데도 교재비를 큰 지출로 여긴다. 학생회가 그런 기본적인 일까지 배려할 필요는 없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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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플 '에브리타임'의 책방 카테고리.

여러 대학에서 중고책을 거래할 수 있다.

 



교재 연금술 작전



강의에 사용하는 도서를 무단으로 복사하는 일도 매우 빈번하다. 프린트 가게에서는 학생들의 교제 복제 요구가 많아 일단 강의 서적을 복사하러 올 때 대부분 안 된다면서 돌려보낸다고 한다. 그러나 예외의 상황은 존재하며 학생들은 이를 악용하기도 한다.

 

친구가 교재를 사기에는 낭비라고 생각했는지 같이 수업을 듣는 다른 친구의 책을 빌려 복사 가게에 간 적이 있었다. 시간이 좀 지나 친구가 복사한 종이에 분철까지 한 것을 들고 왔다. 가게에서 복제를 못 해준다고 했더니 책이 절판되어 구할 수 없다고 하자 마지못해 해주셨다고 한다. 실제로 그 책은 인터넷 서점과 교내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어쨌든 친구는 난관을 요리조리 회피하여 교재를 만들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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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북 운동 공식 홈페이지

'빅북(Big Book) 운동'은 대학생들의 서적비용을 덜고

교재를 무료로 배포하는 운동이다.

 


두꺼운 책 속에서 허덕이는 대학생들을 위해 비용을 절감시키는 여러 방법이 나오고 있다. PPT 유인물을 강의안으로 배포하거나 교재를 e-book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자유로운 대학 생활만큼 공부하는 방법 또한 다양하고 교재의 범위는 광범위하다.


다만 학생들이 저작권법의 중요성을 알고 교재를 구하길 바란다. 교육 목적이라고 해도 위법은 위법이다. 대학 커뮤니티 상에서 교재 거래가 비교적 저렴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복제가 여전하다는 건 배우는 사람으로서 성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본인 책 하나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을 대학생이라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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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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