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배고픈 예술가가 없는 나라를 꿈꾸며 [문화전반]

프랑스의 지원 정책 '앵테르미탕'을 살펴보다
글 입력 2019.01.28 15:0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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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전공한 나는, 주변에 예술 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한 지금 예술을 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다.’ 이유는 모두가 짐작하듯이 예술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이들을 불러줄 곳도 없고, 사회에서 예술가로 인정받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걸리고, 작품 활동을 할 마땅한 공간도 없다. 이러한 현실적인 여건 때문인지 ‘예송합니다(순수예술을 전공해서 죄송하다는 뜻)’, ‘예술가는 배고프다’ 등의 수식어가 계속 우리의 곁을 머문다.


반면 프랑스는 ‘배고픈 예술가가 없는 나라’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예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 역사적 배경, 관광적 요인 등 수많은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심에는 ‘제도’가 있었다. 문화예술의 발전과 성장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었고 예술가와 향유인의 참여 확대를 위한 각종 지원 제도가 풍부했다.




1. 앵테르미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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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테르미탕’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앵테르미탕은 예술가가 생계걱정 없이 마음껏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예술가라는 직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전시, 공연, 영화 등을 행하는 과정 즉 창작의 과정을 생산 활동으로 인정하고 소득이 없을 때 급여를 제공한다.



앵테르미탕(intermittent)은 프랑스어로 ‘휴지기’를 뜻하는 말로, 1958년 프랑스 드골 정부하에서 시행되기 시작했다. 당시 국가상공업협회(Assedic)가 창설되면서 실업수당이 본격화되었으며, 1969년부터는 영화·공연·방송 분야의 인력들을 대상으로 하는 현재의 실업급여 제도로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해당 분야의 인력들은 매달 벌어들이는 소득을 정부에 신고하고, 그 절반을 보험료로 낸다. 정부는 신고된 액수를 기반으로 기준 소득을 산출한 뒤, 예술가가 수입이 없을 때 그 기준소득을 보장한다. 제도 수혜 대상은 공연·영화·방송 분야에서 비정기적으로 일하는 사람들로, 연간 507시간을 계약에 의해 일하면 나머지 기간에 실업급여를 탈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2. 예술가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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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연극배우이자 연출가인 니콜라 베르켄은 프랑스 예술가이다. 그는 앵테르미탕 지위를 18년째 유지하고 있다. 처음 연극계로 발을 디뎠을 때의 그 열정을 지속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앵테르미탕 덕분이다. 이 제도를 통해 예술가로서 입지를 다지기 전까지의 생활을 견뎌냈고, 지금은 거리 공연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 더욱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가 가진 예술적 재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현실적인 문제들을 앵테르미탕이 해결해준 셈이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경제적 요소인 돈에 대한 걱정 없이 차분히 예술 활동에 몰입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한 가정의 가장이지만, 아이들을 키우고 생활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 정기적으로 수익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자신의 직업인 예술가와 아빠로서의 역할 두 가지를 잡을 수 있었다. 나라에서 예술적 재능을 인정하고 지지해 주었기 때문에 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소중한 또 한명의 소중한 예술가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실제적 사례는 앵테르미탕의 효과를 입증한다.




3. 한국의 예술인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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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예술인 지원 및 복지와 관련된 정책이 있다. 바로 ‘예술인 복지법’이다. 앵테르미탕 보다 현저히 늦은 2011년 공포되어 2012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고(故) 최고은 작가의 죽음 이후 이 같은 상황을 막고자 탄생했다. 당시 최고은 작가는 이웃집에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남은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을 두드려 주세요.”라는 쪽지를 남겼다고 한다. 비참하고 애통한 예술인의 죽음은 모두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빈곤에 허덕여 세상을 떠났다니, 현 예술인들이 처한 상황과 실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그러나 시행 이후에도 임금 미지급과 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경제적 지원 사항이 직접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는 기사를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더욱 강력하고 구체화된 예술인 지원이 필요함을 말해주고 있다. 예술의 가치를 이해하고 예술인을 정식적인 직업으로서 인정하며 이들의 창작과정과 시현을 생산적 활동으로 받아들여야할 것이다.


*


우리에게 예술 향유라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 ‘예술가’에 대한 이면을 살펴보았다. 이상적인 제도와 현실을 살펴보며 이들에 대한 지지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사회에 꼭 필요한 교육적, 미적, 지적, 도덕적 기능 등을 예술을 통해 제공하는 이들에게 지원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의 기초적 욕구와 필수적 기능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예술가에 대한 지원과 복지가 더욱 활성화 되고 제도의 실효성이 발휘되어 나의 예술가 친구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예술가들이, 예술로 사회에 건강할 영향을 끼치는 존재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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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미술하는스누피
    • 잘 읽고 가요~!
    •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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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희
    • 2019.01.31 21:3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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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하는스누피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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