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견생(犬生) 4회차, 베일리에게 배우는 인생 <베일리 어게인> [영화]

글 입력 2019.01.21 23:1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동물을 소유물, 가축, 식용의 대상으로 바라봄으로써 엄격히 인간과 동물과의 위계를 나눴던 인간중심적 사고가 허물어진지 오래다. 피터싱어의 ‘동물해방담론’을 시작으로 점차 동물은 법적, 도덕적 권리를 가지게 되었고, 이에 따라 동물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어나갔다. 현재는 반려동물에게 ‘자식’이나 ‘동생’의 지위를 부여하여 하나의 ‘가족구성원’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니,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더없이 소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애니메이션 등 대중매체 속에서도 동물이 단순히 애완동물의 역할이 아니라 인간과 상호작용을 하거나 주인공으로 등장해 주체성과 개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마음이>, <프리월리>, <말리와 나>, <니모를 찾아서>, <주토피아>,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이 모두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대중매체는 ‘동물의 가족화’라는 변화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이번에 소개할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베일리 어게인>은 특히 더 그렇다. <베일리 어게인>는 실제 개가 출연하여 오로지 개의 시점으로 인간과 공존하는 개의 인생을 서술하고 개의 ‘사는 목적’을 찾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기 때문이다.



[크기변환]다운로드.jpg
 


견생 4회차, 인생선배가 보여주는 유쾌하고 따듯한 이야기


<베일리 어게인>은 주인공이자 개인 ‘베일리’의 환생을 중심으로 총 4개의 에피소드로 꾸려진 피카레스크식 구성을 가진 영화다. ‘베일리’는 환생을 통해 4번의 다른 품종, 다른 주인, 다른 배경을 가지게 된다.



“삶의 이유는 뭔가? 내가 태어난 이유는? 삶의 목적은 뭘까? 매일매일이 즐겁다면 그게 목적일까?”



<베일리 어게인>은 레드리트리버로 태어난 ‘베일리’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하게 된다.


견생 1회차, ‘베일리’는 더운 여름날 차 안에 갇힌 자신을 구해준 소년 ‘이든’과 같이 살게 된다. 베일리는 어린 이든과 많은 추억을 만들며 친구나 다름없는 관계로 같이 성장해나간다. 이든이 성년으로 성장하고 나서도 베일리는 그의 연애를 도와주면서 깊은 우정을 쌓아나간다. 베일리는 이든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삶의 이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든의 집이 화재로 불에 타게 되면서 미식축구선수였던 이든이 다리 한쪽을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다치게 된다. 그 이후 이든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지고, 이든과 베일리는 결국 헤어지게 된다. 이든과 헤어진 베일리는 결국 노쇠하여 죽음을 맞게 된다.



998089465BC6A5A606.jpg

 


견생 2회차, 베일리는 모든 기억을 가지고 ‘엘리’라는 이름으로 경찰인 ‘카를로스’의 경찰견으로 환생하게 된다. 견생 3회차에서는 웰시코기, ‘티노’라는 이름으로 학교에서 아싸인 ‘마야’의 반려견으로 태어나게 된다. 견생 4회차에서는 세인트 버나드 혼종견, ‘와플스’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어떤 여자의 집으로 가게 되지만 점차 주인의 애정이 식자 베일리는 방치되고, 결국 버림을 당해 유기견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러나 우연히 길에서 어떤 익숙한 냄새를 맡아 그 냄새를 쫓게 된다.




견생을 통해 인생을 배우다



[크기변환]252034_1.jpg

 


베일리가 보여준 총 4번의 견생, 그 과정은 적절한 유머와 감동의 배치로 전혀 지루함 없이 이어져나간다. 영화를 다보면 아마 베일리의 삶과 주인을 향한 애정에 마치 뜨듯한 욕조에 몸을 담근 것처럼 마음이 포근해질 것이다. 만약 반려동물을 키웠거나 키우고 있다면 베일리가 주인의 결핍을 채워주는 장면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힐 것이다. 그만큼 따듯하고 감동적이다. 어떻게 보면 뻔한 전개라도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개의 연기력과 개의 시점을 보여준 연출이 전혀 어색함이 없어 만족스럽게 볼 수 있다. <개같은 내 인생>, <길버트 그레이프 > <하치 이야기>를 연출한 가족영화의 대가인 ‘라세 할스트롬’ 감독의 노련미가 돋보인다고 한다.


베일리가 총 4번의 견생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또 어떤가? 이번 생이 겨우 처음이기에 4번의 인생을 겪은 인생선배 베일리가 전하는 교훈은 가볍지 않았다.



내가 개로 살면서 깨달은 건 '즐겁게 살라'는 거야. 그저 지금을 살아. 그게 개가 사는 목적이야.



어쩌면 사람은 ‘후회’를 할 줄 아는 이상 지금을 즐겁게 살기가 가장 힘든 존재가 아닐까 싶다. 지나간 과거를 지금 후회하고, 다가올 미래의 결과를 후회할까봐 두려워 지금의 선택을 미루곤 한다. 어쩌면 인간의 삶에는 과거와 미래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면에 베일리는 항상 현재의 즐거움과 행복을 추구한다. 자신뿐만 아니라 그의 주인의 즐거움과 행복까지. 주인의 마음을 캐치하고 그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전해주기 위해 베일리는 바로 행동한다.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사는 베일리의 인생. 베일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 대해서 자각하고 삶의 목적과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끔 해준다.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개’는 인간의 밑에서, 인간의 명령에 따라서 움직이는 열등한 동물이 아닌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지닌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김량희.jpg
 




[김량희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47433
 
 
 
 

등록번호 : 경기, 아52475   |   E-Mail : artinsight@naver.com
발행인/기사배열책임자 : 박형주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형주
Copyright ⓒ 2013-2020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