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의 지표를 만듭시다, 스펙트럼 [도서]

각자의 삶에 적용할 개인의 스펙트럼을 만들자.
글 입력 2019.01.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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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그 이름과는 다르게 화려하기보다는 한 글자, 한 글자에 자신의 신념을 꾹꾹 눌러 담은 책이었다. 저자는 삶에 스펙트럼 모델을 만들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지표로 활용하다 최근에 그 모델을 책으로 발표했다. SPECTRUM이란 철자 하나하나에 그것이 의미하는 글자 하나씩을 말하며, 그 글자에 대한 자신만의 해석을 내놓는다.

언니와 한번, SPECTRUM을 새롭게 붙여보려니, 우리의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인지 제대로 생각나는 단어가 없었다. S에 Style을 붙이거나, C에 Cream을 붙였다. U와 M을 합쳐서 Ultra man이라고 붙이기도 했다. 사실 어떤 글자라도 상관없이 해석할 수 있는 작위적인 글자 끼워 넣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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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모델의 탄생


저자는 삶에서 중요한 가치들을 무작위로 생각나는 대로 적어 내려갔다. 백지는 마음을 열어주고 생각을 부른다고 한다. 나, 타인, 연결, 의미, 호기심, 책임감, 즐거움, 성찰, 가족, 성취, 우정 등 다양한 단어들에 대해서. 그 단어들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 철저한 사고 뒤에 나온 스펙트럼 모델에 관해서 설명하면서, 각 글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전개 방식이었다. 삶의 지표를 만든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개인마다 단어에 대해 정의하는 것이 다르기에, 나는 스펙트럼 모델의 가치보다는 단어가 무엇을 말하는지가 궁금했다. 그런데 책에서는 스펙트럼 모델의 가치에 대한 비중을 너무 높게 두어서, 스펙트럼의 각 단어의 의미를 알기 전에 지루함을 느껴 책을 덮을 수 있는 확률이 높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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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 Self-awareness



내 정체성은 '이것이다'라고 말하는 것보다 오히려 꾸준히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사람의 정체성일 수도 있다.



정체성은 외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나를, 존재감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나를 표현한다고 했다. 내가 먼저 나를 보아야 한다. 내가 흐릿하면, 누구도 나를 제대로 볼 수 없다. 나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정체성으로 나를 규정하고, 그것이 존재감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이 책이 다른 자기계발서와 다른 점이 있다고 하면,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에서는 어떻게 하면 존재감을 가질 수 있는지를 말한다. <스펙트럼>에서는 그 존재감이든 정체성이든 왜 가져야 하고, 내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내 삶에 연결해야 하는지를 말한다. 그 점에서 이야기의 핵심에서 멀어져서 자꾸만 멀리 떠도는 느낌을 받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저자가 의도한 바는 스펙트럼 모델을 갖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니 내가 잘못된 것을 기대한 탓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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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 Engagement 몰입


동양에서는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를 묻고 서양에서는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는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나 자신 안에서의 완성을 말하고, 서양에서는 그래서 내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말하는 것인가.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쓰기는 비교적 쉬워도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를 묻는다면, 답하기가 조금 곤란해진다. 신년계획을 쓸 때, 어떤 일을 할지 계획하기는 쉽지만, 자기가 이번 해에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계획하는 사람은 잘 없는 것처럼. 하지만 결국 본질에서는 같은 물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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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TRUM - Perspectives 관점


배움이나 학습도 관점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보인다. 21세기의 학습은 조금 다른 형태가 되어, 단순한 암기 등이 아니라 질문하고 재학습하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고 앨빈 토플러는 말했다. 소유하기보다는 존재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따라서 그 지식을 암기하는 소유 의미의 학습보다는 그 지식을 어떻게 하면 더욱 의미 있게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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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나 영어를 배우고 성적으로 수치화하고 끊임없이 비교하는 것은 지나치게 소유적인 경쟁이며 스트레스라고 말하지만, 달리기나 스포츠, 글짓기, 친구들과의 놀이는 소유보다는 존재적인 활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가 중국에서 일해서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실태를 모르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스포츠도 각종 대회로 경쟁하며, 경쟁에서 이기도록 코치가 선수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세상이며, 글짓기 대회, 웅변대회 각종 학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분야에서도 무한 경쟁을 한다. 공부도 공부지만, 그 외의 영역에서도 엄청난 경쟁에 시달리는 것이다.

물론 그 학생들의 잘못보다는 사회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저자가 너무 과거에만 치우쳐있어서 국·영·수 공부를 하는 것만을 소유적인 경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현실에 동떨어진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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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모델의 한계


그러나, 이런 여러 가지 단어 정의와 스펙트럼 모델이 저자의 삶을 바꾸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에게 스펙트럼 모델을 적용할 수는 없다. 저자도 말했듯이 75억 인구가 전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들 각자에게 중요한 가치는 다르다. 분명 자기 자신을 인식하고, 관점을 다르게 해석하고, 일에 몰입하며, 타인과 연결고리를 갖고 신뢰를 쌓고 존중하는 일, 그리고 도전하고 성취하는 일은 중요할 것이지만,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데 이 모델이 원동력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때까지 수많은 사람이 살아갔는데, 많은 삶에서 과연 같은 삶이 있었을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달랐을 것이다. 앞선 1,500억 이상이 나름대로 다른 삶이었다면, 나의 길을 가는데 두려움을 벗을 때도 되지 않았을까? 우리는 모두 길 없는 데서 길을 만들어간다.

저자 역시 이렇게 말하면서, 스펙트럼 모델이 단지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 책을 읽을 때 스펙트럼 모델을 자신의 삶에 너무 맹신해서 적용하기보다는, 이렇게 살아간 하나의 삶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자기 삶의 지표는 어떻게 만들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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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그램과 전달력에 대한 한계


스펙트럼 모델의 일부를 설명할 때 저자는 표를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설명을 한다. 어떤 상황에 비유하는 것이 아니고, 표에서 A, B, C, D 영역을 나눠놓고 D 영역에 대해 설명하는 식이다. 표나 다이어그램이란 최대한 간단하게 상황과 설명을 표현하는 것이고, 글에서는 그를 구체적으로 풀어써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달력이 좋다고 판단하기 힘들었다.

위의 다이어그램 이외에도 과거, 현재, 미래를 표현하는 세 가지 원을 그린 것도 마찬가지로, 내용에 대한 전달력이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는 점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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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 더욱 바라는 점


건물 청소나 식당에서 홀서빙하는 사람들, 힘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아래 사람들을 대하는 행동과 말투는 내 존재를 드러낸다. 소유에 함몰돼 있으면서 존재를 잃은 본능적인 공허함을 상대인 '을'에게 전가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저자는 사람이 벗어던져야 할 것 세 가지로, 배경, 지위, 나이라고 말하지만, 글에서 종종 아래 사람, 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글을 읽으면서 그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왜 홀서빙을 하는 사람이 당신의 아래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는가?", 그 사람은 그저 자신의 능력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것은 당신보다 가치가 낮다거나, 중요하지 않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그 일이 당신의 지위를 좀 더 높여주거나, 당신이 좀 더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은 주변 사람들에게 존경받아 왔겠지만, 그런 존경을 받아왔다고 해서, 건물을 청소하는 사람들이 당신을 존경할 거로 생각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당신은 그들에게 존경받을 일을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유럽을 여행할 때 놀랐던 게, 기념품 상인들이 오후 늦게 문을 열어서 5시쯤 되면 문을 닫고 다 가정으로 돌아가서 기념품 사기가 힘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일을 자신을 대변하는 거로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앞에서 말한, 서양인들의 사고방식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가가 꼭 일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일이란, 지위란 사실 회사 내에서의 위치이며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공헌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이지, 그 지위를 갖고 있다고 해서 윗사람이 된다거나 아랫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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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도 그다지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지만, 신경 쓰이는 부분이 몇 군데 있긴 했다.


"농촌 체험 행사에 관심을 가지는데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바람직하기는 하루 이틀 농촌 체험하는 것보다는 반년 이상 장기적으로 사는 것이다. 어디든 관광으로 가는 것과 그곳에 사는 것은 열린 마음이나 태도에서 분명 다르다. 그 공간의 손님이냐 주인이냐의 차이는 크다."



분명히 맞는 내용이었지만, 신경 쓰였던 이유는 마지막에 '손님이냐 주인이냐'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었다. 옳은 내용을 서술하는 것 같지만, 저자의 스펙트럼 모델이 아직 완전히 그에게 적용된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을 주는데도 한몫을 했다. '주인'이라는 단어 대신 거주자라는 표현도 있고, 충분히 다른 단어도 많을 것이다. 물건에도 소유하지 말라는 그의 주장과는 반대로, 주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소유보다는 존재를 더 중요시한다는 저자의 문장에 신뢰가 가지 않았다.

삶에 대한 혁신 모델, 스펙트럼이란 것을 제안한 것은 그의 삶에는 길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삶에 대한 기본적인 지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며, 나의 삶에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이며 나는 앞으로 어떤 존재가 되어 어떤 일을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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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트럼
- SPECTRUM -


지은이 : 이보균

출판사 : 카모마일북스

분야
경영철학, 리더십

규격
150mm * 220mm

쪽 수 : 312쪽

발행일
2018년 12월 05일

정가 : 20,000원

ISBN
978-89-98204-55-6(0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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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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