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행복한 보물 찾기_에바 알머슨 展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글 입력 2018.12.3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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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보물 찾기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展




스페인의 화가 에바 알머슨 (Eva armisen)의 세계 최대 규모의 전시가 한국에서 열린다. 게다가 '서울'을 주제로 한 신작 10여 점의 최초 공개까지. 세상의 모든 '최대'와 '최초'를 사랑하는 나는 홀린 것처럼 이번 전시 홍보물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의 타이틀은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이다. 기사에는 그녀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화가라고 했지만, 미술에 문외한인 나에게는 낯선 이름이었다. 나는 고민하며 스크롤을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하나의 그림과 그 아래 적힌 문장에서 마우스를 멈췄다.


full of flowers.jpg

▲ 만개한 꽃, Eva armisén (Full of flowers, 2018)



우리 곁에는

사소한 행복과 사랑들이 머물고 있고

우리를 지켜준 힘이 바로

그 일상 속에 있었음을 알게 합니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에바 알머슨의 눈은 그것을 찾아내

우리 곁으로 불러줍니다.


- 에바 알머슨 展 (아트인사이트 문화소식)



에바 알머슨의 대표작 중 하나인 '만개한 꽃 (Full of flowers, 2018)'에는 한 사람이 그려져있다.  붉어진 뺨으로 살짝 위쪽을 쳐다보고 있는 얼굴은 꼭 즐겁고 행복한 상상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주변은 온통 꽃이다. 꽃으로 겉모습을 치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내면이 꽃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머리 쪽의 꽃들은 머리카락인지 머릿속인지 알 수 없다.


다만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피어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스스로 틔워낸 꽃들과 누군가 심어놓고 간 꽃들. 여러 종류의 꽃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는데, 그중 어떤 꽃은 딱 자기 혼자만 피어있다. 비슷하게 생긴 다른 꽃 없이 자기 혼자만 우두커니 있다.  아마도 그런 건 특별하고 소중한 누군가가 남겨둔 꽃일 거다. 그렇게 만개한 꽃들로 치장한 사람은 멀리서 보면 꼭 나무 같다. 그런데 꼭 절대 저물지 않을 꽃나무 같다. 사계절 내내 푸르른 소나무처럼 사계절 내내 꽃을 틔우는 별종일 것만 같다.


그래서 시종일관 저렇게 제 머리 위의 꽃들을 올려다보며 킥킥댈 것만 같다. 주변의 다른 나무들이 세모눈으로 힐끔대도 개의치 않고 말이다.



에바.jpg
 


'마음의 돋보기'를 가지고 있는 화가. 낯설게만 느껴졌던 에바 알머슨에 대한 감정이 순식간에 호감으로 바뀌었다. 나는 사소한 차이를 발견할 줄 아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익숙함을 낯설게 보는 것. 일상에서 시詩를 발견해내는 것은 내가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자,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가 그려낼 세계가 궁금해졌다. 이번 전시는 'Home (집)'을 주제로 8개의 방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집만큼 일상적인 공간도 없다. 우리가 늘 머무는 곳, 늘 돌아가는 곳. 그리고 때로는 지겨워하는 곳이자 떠나고 싶은 곳이다. 익숙해서 무뎌지고, 무심해지는 곳. 늘 우리 곁에 머무는 집과 가족의 모습이 그녀의 그림 속에서 어떻게 표현될까? 어떤 사랑스러운 빛으로 그려질까.


*


에바 알머슨의 전시가 기대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그녀가 그려낼 '서울'의 모습이다. 몇 달 전 유튜브에서 한 영상을 봤다. Brandon Li라는 미국의 영상감독이 서울'의 모습을 담아낸 7분짜리 영상. 이 영상은 너무 사실적이고 적나라해서 보고 있으면 헛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묘한 슬픔과 불쾌감까지 든다. 외국인의 눈, 이방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서울. Brandon Li가 바라본 서울은 치열하고 빠르고 숨이 턱 막힌다. 입시, 케이팝, 게임, 혼재된 종교, 술, 클럽, 학원, 지옥철, 성형 등.





이방인이 바라보는 대한민국의 모습. Brandon Li가 그려낸 서울과는 또 다를 Eva Armisen의 세계가 궁금하다.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눈을 가진 그녀가 발견한 서울의 빛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하지만 우리도 알지 못하는 우리의 어떤 얼굴. 매일 다니는 그 거리, 그 풍경. 마치 집처럼, 너무 익숙해서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사라져버린 우리의 도시가 그녀에겐 어떻게 비쳤을까? 우리의 어떤 표정이 그녀의 눈에 포착되어 그림이 되었을까? 이번 전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에바 알머슨은 이번 전시를 통해 무심코 지나쳤던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다시 발견하고 경험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에바 알머슨과 함께하는 보물찾기! 일상 속 숨겨진 행복 찾기! 2019년의 문을 열 첫 전시로 이보다 적합한 건 없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운 에너지를 잔뜩 품은 이 전시,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展>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eva-poster-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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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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