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에이피 사진전 -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전시]

글 입력 2018.12.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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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사진 한 장이 백마디의 말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다. 감동을 넘어 전율이 이르게 하는 울림을 전달하기도 하고, 팔짱 낀 채 웃으며 조사받는 일명 '황제수사'의 한 장면을 포착해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 사진만이, 사진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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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을 바라보는 왕과 공주
Pictures Of The Week Photo Gallery
Patrick Record / 2018년

캘리포니아 엘시노레 호수에서 아이들이 부모님의 차위에 앉아 성 화재(Holy Fire burn)를 보고 있다. 1,000명 이상의 소방관들이 하루 앞서 맹렬한 캘리포니아 산불을 막기 위해 싸웠다.



일전 홍보팀에서 일을 할 때, 어느 신문사의 사진기자에게 보도사진 특강을 들은 적이 있었다. 보도사진의 특성과 찍는 방법 등을 설명듣고, 실제 작품을 함께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기업의 홍보 담당자를 위한 강의였기에 기업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보도사진'을 기획하는 법을 알아보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고 대부분의 사진도 실무적인 듯한 느낌이었다. 반면 그 가운데 긴박한 사건 현장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을 보는 순간, 울컥했다. 한 장의 사진이 긴 말들을 축약해 말해주고 있었다. 무슨 사건인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건지, 그 렌즈에 담긴 인물의 눈빛은 무엇을 말하는지까지. 사진이 가진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ap통신은 UPI, 로이터, AFP 등과 함께 세계 4대 통신사 중 하나로, 전 세계의 방대한 소식과 뉴스자료를 전달해왔다. 그동안 ap통신이 축적해온 사진 중 보도사진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사진들이 전시된다. 2018년 12월 29일부터 2019년 3월 3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1층에서 개최되는 <에이피사진展>이다. 자칫 건조해보이는 보도사진의 편견을 부수고, 역사와 정치, 이념을 뛰어넘는 감성과 드라마를 전달할 수 있는 예술성 높은 사진작품 200여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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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걸프전 Mideast Gulf War Analysis
John Gapps III, File / 1991년

한 미국 회사의 유정 소방관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배경은 쿠웨이트 아흐마디 유전이 타오르고 있다.



이번 에이피사진전은 총 6개의 테마로 나누어진다. 우선 <너의 하루로 흘러가>, <내게 남긴 온도>, <네가 들려준 소리들>라는 이름의 세 가지 메인 테마는 보도사진이 가지는 편견을 없애는 사진미학의 절정을 보여준다.

<너의 하루로 흘러가>에선 시간대별로 배치된 입체적인 공간 속 새벽부터 아침, 정오, 밤에 일어난 수많은 순간들이 나타난다. 관람객들은 지구가 간직한 경이로운 색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내게 남긴 온도>에는 카메라가 품고 있는 온도를 기억할 수 있는 사진이 전시된다.


카메라는 역사적인 한 순간에서 사소하고 소소한 일상의 작은 순간까지 자신에게 남은 온도로 그것을 복원해 내는데, 관람객은 그러한 사진의 공감각적 체험을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네가 들려준 소리들>에선 귀를 열고 소리를 응시한다. 누구보다 뜨거운 발로 뛰고 헤엄치고 때론 날아야 했던 카메라는 자신이 만난 소리들을 기억하기 위해 애쓴다. 관람객은 미디어와 영상의 결합으로 배치된 사진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의 결로 따라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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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곡예사 필리프 프티1 Philippe Petit
Alan Welner / 1974년

1974년 8월 7일 뉴욕에서 프랑스의 줄타기 곡예사 필리프 프티가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사이에 매달려 있는 줄을 건너고 있다.



또한, <키워드로 만나보는 ap의 순간>엔 대공황, 재즈문화, 흑인인권운동, 페미니즘, 베트남전쟁과 한국전, 1960년대 뉴욕문화, 히피즘, 히치하이킹, 나사와 소련의 우주전쟁, 브로드웨이에서, 비틀즈 등 역사와 문화의 현장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사진들이 키워드 별로 전시된다. 그리고 <기자 전>에는 퓰리처수상작품으로 알려진 사진들부터 세계의 숨겨진 사이드라인들을 찾아 다녔던 기자와 사진작가들의 뜨거운 현장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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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버스 North Korea Daily Life
Vincent Yu / 2014년

2014년 2월 16일 일요일, 북한 평양에서 한 여성이 버스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기대되는 건 특별전인 <북한전>이다. 북한의 일상과 숨소리를 따라가는 이 특별전시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같은 민족이면서 가장 낯선 곳에 존재하는 북한의 풍경을 보여준다. 다소 건조해 보이지만 그곳에도 사람들의 숨소리와 숨 냄새가 존재한다. 소소한 주민들의 일상에서부터 아름다운 풍경까지 지금까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북한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보도사진은 본래 '신속한 보도'라는 목적을 가지고 포착된 순간이다. 그러나 에이피사진전에서 마주할 작품들은 감히 사진미학의 절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보도사진이 아주 귀한 인류의 기록임과 동시에 뛰어난 예술작품일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듯 하다. 모니터 화면을 통해 미리 살펴본 사진들만으로도 꽤 감동받았다. 실제로 만나볼 이 작품들이, 그리고 그 속에서 느껴질 그 순간의 시공간이 무척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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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사진전>

- 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

일자 : 2018.12.29 ~ 2019.03.03

시간 : 11:00~20:00 (19:00 입장마감) / 휴관 없음

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

티켓가격 : 성인 13,000원 / 청소년 9,000원 / 어린이 7,000원

주최 : 동아일보사, ㈜메이크로드

관람연령 :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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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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