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어른들을 위한 잔혹 우화, <작은 곰>

우리 모두의 유년 시절에 대한 위로
글 입력 2018.12.1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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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낳은 새끼 한 마리를 먼저 떠나보내서였을까, 작은 곰을 향한 어미 곰의 사랑은 각별했다. 그날도 싱싱한 송어를 맛보게 해 주고 싶은 마음에 어미 곰은 작은 곰을 데리고 강가로 향한다. 송어 사냥에 정신이 팔린 사이 밀렵꾼이 나타나, 작은 곰은 그만 어깨에 큰 상처를 입고 어미 곰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는다. 눈앞에서 어미를 잃은 작은 곰은 밀렵꾼에게서 겨우 도망쳐 캄캄한 고목 속에서 며칠을 보낸다. 그리고 덩굴 가지가 얼기설기 엉켜 휘휘 하고 휘파람 소리를 내는 구멍 안으로 홀린 듯 발을 들이는데…….



<작은 곰>은 <길 위의 토요일>이라는 장편소설의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다. <길 위의 토요일>이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에 의문을 던졌다면, <작은 곰>은 어미를 잃고 홀로 남은 어린 곰이 숲속 동물들을 만나며 인간 군상과 삶을 알아가는 이야기를 다룸으로써, 우리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해주는 작품이다. 우리를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동물과 자연의 삶을 통해 우리들을 삶을 돌아보곤 한다. 이 작품 또한 그렇다. 작가는 이런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절대로 걷는 걸 포기하지 않는 작은 곰의 모습을 통해, 우리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준다.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작가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주어진 운명을 믿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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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우화?

의지할 곳 없이 혼자 남게 된 작은 곰은 휘파람 소리에 이끌려 숲 속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 속에서 작은 곰은 다양한 동물을 만나며 냉혹한 여정을 하게 된다. 이 냉혹하고 잔혹한 현실은 작은 곰을 성장하게 한다. 이러한 작은 곰의 이야기는 왠지 모르게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냉혹한 현실에서 홀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 하며, 어린 시절의 순수함 대신 어른의 단단함 이라는 갑옷을 입게 되는 우리들의 삶과 닮았기 때문일까? 험난한 현실과 냉정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두 각자의 무기를 지니고 앞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현실에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하다 보면 우리는 어느새 어른이 되어 있곤 한다. 누군가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고, 또 누군가는 본인이 언제 어른이 된 지 조차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모두 결국 어른이 되곤 한다. 이 책은 이렇게 작은 곰처럼 홀로 외롭고 고단한 길을 걸었던, 걷고 있는 어른들에게 분명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아이'에서 '어른'까지

이는 내가 최근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이야기 중 하나이다. 나도 아마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들어 부쩍 어떠한 '어른'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많이 하게 된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연약하고 순수했던 나의 '어린 시절'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작은 나'는 순수했기에 용감했고, 또 순수했기에 연약했다. 이 세상에는 이렇게 순수했던 '작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규칙과 약속이 많았다. '작은 나'는 이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세상은 이해할 시간을 주지 않았고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신 없이 이에 적응해 어른이 되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러한 과정에서 '작은 나'는 크고 작은 상처들을 얻었던 것 같다. 마치 작은 곰의 어깨에 난 상처처럼 말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의 어린 시절에도 나처럼, 작음 곰처럼, 그리고 이 책의 작가처럼 상처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돌아보고 치유해주지 못했던 각자의 유년 시절을 위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잘해 보려고 한 것뿐인데, 
그저 살고자 한 것뿐인데, 
왜 이리도 힘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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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곰(The Little Bear)

분류: 문학 / 한국문학
글·그림 : 이희우
출판사: 도서출판 잔
발행일: 2018년 11월 19일
판형: 130*195(mm)
페이지: 96쪽
정가: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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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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