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애칭 – 도서 ‘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 [도서]

글 입력 2018.10.0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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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보고 있으면 경이롭다. 각각의 색으로 향으로 모습으로 지구의 한 켠에서 고요하게 자신을 지키는 모습이 경건하다고 생각해본 적도 있다. 나는 신을 믿기에, 신의 솜씨에 감탄하기도 한다. 그런 식물체 중에서 가장 견고한 것. 인간 뿐 아니라 다른 생물체들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는 나무에 관한 책을 읽었다.


 
1. 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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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나무들에게 애칭을 지어줬다는 것이다. 사만나무, 그랑디디에 바오바브나무, 키겔리아, 붉은 맹그로브 같은 본명도 좋지만, 비 나무, 거꾸로 나무, 소시지 나무, 걷는 나무 같은 애칭은 귀여우면서도 나무의 어떤 특징을 부각하고 싶은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 좋았다.
 
애칭으로 부르는 것은 낭만적인 일이다. 내가 그 사물,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무에 대한 필자의 관심이 애칭을 짓게 하고, 그 관심을 독자들에게까지 전달해주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이기 때문에 식물에 대해 잘 모르는 아이들이 나무에 대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2. 특징
 

비가 오지 않는 날에도 내 곁을 지나가면 안개비처럼 작은 액체 방울들이 떠다녀요. 곤충들이 내 수액을 빨아 먹으면서 수액 방울이 튀어서 그렇답니다.
- 비나무

나는 빛을 좋아해서 키가 75미터까지 쑥쑥 자라니까요. 숲의 다른 나무들을 내려다보지요. 내 나무껍질은 무척 알록달록해요. 그래서 가까이에서도 나를 쉽게 찾을 수 있어요.
- 무지개나무


애칭은 나무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알려주고 글의 내용에서는 그 특징을 상술한다. 나무들이 보낸 편지이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설명을 통해 독자는 애칭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나무들의 특징과는 다른 개성들이 정말 나무를 수상하게 생각하게 만들다가도, 특별한 나무로 느껴지게끔 만들어준다. 나무들 밑에서는 비를 피할 수 있을 거라든가, 나무껍질은 무조건 갈색이라거나 하는 생각들은 다양한 나무들의 특성을 보면서 달라진다.
 

내 열매에 달린 커다랗고 납작한 씨앗들은 습도가 높아지면 열매에서 툭 떨어져요. 이때 어마어마한 폭발소리가 나는 거예요. 나는 아무도 해치고 싶지 않아요. 다만 내 씨앗들을 멀리멀리 퍼뜨리고 싶을 뿐이에요.
- 다이너마이트 나무

  
가장 특이했던 나무는 다이너마이트 나무(sandbox tree)다. 나무 열매가 폭발한다는 점도 흥미로웠지만 폭발의 이유에 대한 서술이 인상 깊었다. 폭발의 이유는 번식의 유리함에 있기 때문에 그것을 경계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나무 자체를 미워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하는 저자의 시선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3. 공생
 

사실 나는 지식과 생명의 상징이에요. 사원 주위에 심는 성스러운 나무이지요. 그러니까 내 뿌리나 가지를 자르기 전에는 반드시 제물을 바치세요.
- 목졸라 나무

나이가 들면 내 몸통의 맨 아랫부분은 속이 텅 비어요. 그래서 버스를 기다리는 마을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와 그늘에서 쉴 수 있어요.
- 거꾸로 나무


나무의 생태적 특징에 대한 언급에서 그치지 않고, 책은 인간과 나무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나무의 생존과 번식에 있어 인간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이 나무를 필요로 한다. 나무는 인간에게 쉼터, 식량, 식수 등 많은 것을 제공해줄 수 있다. 또한 오랜 세월을 살아가며 하나의 상징이 되기도 하면서 인간들과 함께 살아간다. 나무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있기에 인간이 나무 주위에 살아가면서 삶의 터전이 그곳에 형성된다. 인간과 나무는 공생한다.
 
‘수상한 나무들이 보낸 편지’는 나무에 대한 애정을 담아 애칭을 지었고, 애칭의 이유를 납득시키기 위해 나무에 대해 설명했고, 나무와 인간이 함께 사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나무들을 보며 나는 식물은 역시 경이로운 것이라고 새삼스러운 감상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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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마루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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