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쿨함에 대하여 [문화 전반]

쿨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글 입력 2018.08.3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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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마음에 딱지가 앉아
어루만져도 아무 느낌도 들지 않을 때
둘이 서로를 마치 영원히
깨지지 않을 돌멩이처럼 대하려 할 때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해.
마음 깊은 곳 덮어 두었던 말을 전할게" 

-'다툼' 이적 4집 앨범 <사랑> 수록곡-


쿨한 사람이고 싶었다. 상대의 행동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사소한 것은 지나칠 수 있는 사람. 떠나는 인연에 미련 두지 않고 다가올 인연 막지 않는 사람. 무엇보다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묵묵히, 당당하게 자기에 집중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산다는 것이 참 어렵다. 사람이 가까워질수록 서로에게 바라는 것이 생긴다. 채워지지 않는 기대, 실망하는 사람들. 그 과정에서 상처를 주고 또 받고 멀어진다. 주변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고 남 눈치 많이 보는 내가 쿨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아니 어쩌면 정말로 쿨한 사람은 없는 게 아닐까. 쿨한 사람이기 위해서 수박 겉핥기 마냥 얕은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만의 울타리를 크게 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때 즈음 이 문구를 보았다.

"여자란 누구든 독약 같아서 가슴 안에 잠시만 간직해 두어도 반드시 가슴 그 밑바닥에 치명적인 상처를 내는 법이다." -이외수-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jpg
 

'여자'라는 단어를 '사람'으로 바꾸면 인간 관계의 진리를 보여주는 말이 아닐까. 그 관계가 깊을수록 남는 상처 역시 깊을 테니. 그러다 문득, 어쩌면 우리 마음이란 그런 식으로 넓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다가 절벽을 깎아 내리고 강이 계곡을 깎아 내리듯이, 이미 정해진 마음의 크기를 넓히는 것은 내게 다가올 상처를 받아들이고 견디는 것 뿐이라는 그런 생각이.

작은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면 그 파장이 커서 우리 눈에 보이지만, 바다에 돌멩이를 던져 봤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마 정말로 쿨한 사람은 이런 사람일 것이다. 처음부터 마음이 바다만큼 넓은 사람이 아니라 갖은 상처를 겪고 견디다 보니 어느덧 넓은 마음을 가지게 된 사람. 한 사람을 온 마음으로 품어도 공간이 남아 자신을 잃지 않고 담담할 수 있는 사람.


호수에 돌멩이.JPG
 

나는 앞으로 더 많은 관계를 맺고 상처를 받을 거다. 너무 힘들 때는 마음의 문을 닫아 걸고 숨고 싶을 때도 있을 거다. 하지만 이외수 선생의 말대로 '존버'하다 보면 언젠가는 나도 한여름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진 쿨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존x게 버티는 정신' 이니까. 그리고 이적의 노랫말처럼,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해 라고 말해야지. 존x 멋있게. 정말 언젠가는 그렇게 쿨한 사람일 될 것이라 믿으며 나의 모든 인연을 소중히 대해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


[백광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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