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오늘, 엄마가 죽었다. [공연예술]

글 입력 2018.08.21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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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엄마가 죽었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제였던가.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가인 알베르 까뮈의 작품 < 이방인 >은 위의 충격적인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엄마의 죽음이 어제인지, 오늘인지도 모른 채 건조하게 장례를 치르는 주인공 뫼르소는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인물임을 직감하게 한다. 작가는 일반적 상식에는 약간 벗어난, 허무주의에 빠진 건조한 인물 뫼르소가 일련의 사건을 겪고 사형을 선고당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면서 단숨에 당대 최고의 문제작으로 떠올랐던 이 작품이 2018년 극단 산울림의 두 번째 무대에 오른다. 더해서, 지난 초연에서 뫼르소 역으로 호평 받은 배우 전박찬이 다시금 뫼르소 역으로 돌아오면서 많은 연극 애호가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이방인 이미지.jpg
 
 
사실 필자에게 알베르 까뮈는 전혀 익숙한 작가가 아니었다. 그저 우연히 마주친 이 소설의 첫 문장에 마음이 동해 학창시절 그저 한두 번 스치듯 읽은 것에 불과한데, 최근 까뮈의 두 작품, < 이방인 >과 < 페스트 >가 무대에 오른 것을 보고 그나마 익숙한 < 이방인 >을 관람하기로 결심했다. 기대평을 쓰면서도 몇 번 들춰본 < 이방인 >은 여전히 어렵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면서도 연애를 하고, 불량한 친구와 사귀고, 남의 연애의 복수극을 돕다가 살인에까지 이르는, 주인공 뮈르소의 행동을 내가 온전히 납득하기란 당연히 쉽지 않다.

나의 경험과 상식에 비추어 그의 행동에 ‘그럴 만 했다’라는 변명을 만들어 주는 것이 ‘이해’라는 일이고, 작가인 까뮈부터가 독자에게 그런 행동을 하도록 어떤 소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뮈르소라는 인물은 수없이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한때는 < 이방인 >의 번역을 문제 삼아, 뮈르소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한 새로운 번역판이 나오기도 했다.(그러나 격렬한 논쟁 끝에 그 번역가의 의도가 까뮈의 의도와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결론 지어졌다.) 내가 받아들인 뮈르소와 극단 산울림이 받아들인 뮈르소는 얼마나 같고, 또 얼마나 다를까? 같은 세계를 보고 다른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 2차 창작물의 감상은 이런 이유로 즐겁고 또 기대가 된다.
 
또한 2차원의 텍스트를 3차원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각색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원 작품은 철저하게 1인칭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시선 위주로 서술이 이루어진다. 극 중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몇 가지의 상징적인 사건이 있긴 하지만, 그의 속마음에 대한 담담하고 건조한 서술이 독자와 주인공을 분리시키면서도 결국엔 독자들을 주인공에게로 끌어당기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나는 ~했고, ~한 감정을 느꼈다.’라는 식의, 주연 배우의 지루한 낭독극이 되지는 않을까?

또, 작품 속에서 가장 많은 묘사를 차지하며 주인공의 이름 속에도 존재하는, 결국 주인공이 살인까지도 저지르게 만드는 뜨거운 태양, 이를 무대 위에서 시각적으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도 기대가 되는 지점 중 하나이다.


이방인 카드뉴스.png
 
 
작년 초연에 이어 재연으로 돌아온 극단 산울림의 연극 < 이방인 >. 이번 무대에서 작년의 부족한 점을 메우고 더욱 탄탄해진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방인
- L'Étranger -


일자 : 2018.08.21(화) ~ 09.16(일)

시간
평일 20시
주말 15시
월요일 쉼

장소 : 소극장 산울림

티켓가격
전석 40,000원

주최/주관
극단/소극장 산울림

관람연령
만 15세이상

공연시간
105분




문의
극단 산울림
02-334-5915





알베르 카뮈
Albert Camus


알베르 카뮈.jpg


"우리 시대의 인간의 정의를 탁월한 통찰과 진지함으로 밝힌 작가."

-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이방인>의 저자 알베르 카뮈, 그는 1913년 11월 7일 알제리 몽드비에서 태어났다. 대학시절 연극에 흥미를 가져 직접 배우로서 출연하고, 초기의 작품 《표리(表裏)》(1937)와 《결혼》(1938)에서 그의 시인적 자질을 뚜렷이 보였다. 이때 이미 인간의 조건에 대한 고민, 존재의 부조리성(不條理性) 문제 등을 서정적인 에세이풍으로 서술하였다.

그 후, 카뮈는 1942년 《이방인》을 발표했다. 젊은 무명 작가였던 알베르 카뮈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이 작품은 현실에서 소외되어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이 죽음을 앞두고 비로소 마주하는 실존의 체험을 강렬하게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인들의 생각을 지배한다는 출판사, 갈리마르에서 매 해 베스트셀러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여전히 부조리함이 가득한 세상 속, 이 같은 사실을 부정하지 않고 직시하면서 삶에 대한 반항과 자유와 열정을 고수하는 그의 철학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의미를 전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는 이유이다.



극단 산울림


산울림.jpg


40여 년간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며 좋은 무대만을 고집해온 극장입니다. 공연예술 전 분야를 통해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무대를 추구하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이 유서 깊은 소극장에선 다른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방인 정보.jpg
 

[이채령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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