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왜, 나는 총을 쏘면 안 돼? 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

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 첫 단독 서울전시
글 입력 2018.07.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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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드 생팔 展 마즈다 컬렉션
Niki de. Saint Phalle works from the Masuda col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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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드 생팔?

니키 드 생팔은 프랑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기울어가는 가세에 미국으로 이주해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미국과 프랑스 추상회화의 영향을 받았다. 1960년대 현대미술에서 누보 레알리즘의 ‘유일한’ 여성작가로 인정받으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세계 최초의 니키 드 생팔 미술관 ‘일본 니키 미술관’ 관장이었던 요코 마즈다 시즈에의 소장품 127점으로 꾸며진 이번 전시는 ‘개인적 상처와 치유’, ‘만남과 예술’, ‘대중을 위로하는 상징’이라는 세 가지의 주제로 나뉜다. 파격적으로 전시장 내 모든 촬영을 허락했는데, 이것은 소통과 상호작용에 중점을 둔 작품 활동을 했던 니키 드 생팔의 작가관과도 일치한다.



니키, 작가가 되다


그녀의 삶은 결코 순탄하다고 말할 수 없다. 보그, 라이프, 엘르 등에서 사진 모델을 할 만큼 매력적인 외모를 가졌으나 불행히도 10대 시절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온전한 성장기를 보내지 못했다. 어느 누구도 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온전한 성장기를 보낼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때문에 그녀는 전학과 자퇴를 되풀이하고, 20대까지 신경쇠약으로 지속적인 병원 치료를 받았다.
 
그녀의 첫 번째 결혼도 그녀에게 안식처가 되지 못했다. 남성이, 또는 사회가 요구하는 아내와 엄마의 역할에 적응하지 못하고 우울증을 겪었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남성에 대한 혐오와 공포를 갖게 된 그녀는 치유와 안정을 원했고, 그녀가 선택한 것이 바로 미술 치료였다. 마침내 '캐서린 마리안느 팔 드 생 팔'은 ‘니키 드 생팔’로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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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작품이 현대 사회에 던지는 그녀의 작품에 쓰인 원색의 색깔들만큼이나 메시지는 강력하다. 여성에 대한 물리적 폭력과 남성 중심적 환경에 의한 정신적 폭력을 고발하는 형식의 작품 ‘사격 회화’나 풍만한 체형의 여성을 모델로 삼아 만든 ‘나나’ 연작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미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녀는 그녀가 겪어야 했던 아픔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예술이라는 형태를 빌려 당당하게 꺼내고 헤집음으로써 관객들의 마음속에 해방감을 선사한다.

 

니키, 총을 쏘다



1961년에 나는 총을 쏘아댔다.
아빠, 평범한 남자, 위대한 남자,
중요한 남자, 뚱뚱한 남자, 그냥 남자,
내 오빠, 사회, 교회, 의회, 학교,
내 가족, 내 엄마, 나 자신을 향하여,
모든 남자들을 향하여.

나는 쏘았다,
그것이 재미있기 때문에
그리고 아주 끝내주는 감정을 주기 때문에.

나는 그림들을 죽여버렸다.
그것은 새로운 탄생이었다.
희생자 없는 전쟁이었다.

- Niki de Saint Phal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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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은 파괴하는 성질을 가진 무기. 물감이 담긴 깡통이나 봉지를 부착한 석고 작품에 총을 쏘는 것은 결코 보편적인 작업 방식은 아니다. 니키에게 이 작업은 단순히 작품을 만들기 위한 행위가 아니다. 이 작업은 그녀가 겪었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었으며, 총이라는 극단적이고 강한 성질의 물건을 통해 남성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그녀가 느꼈던 고통에 적극적으로 대항한다.



브라바, 나나!


Niki de Saint Phalle, Nana Fontaine Type, 1971, 1992 ⓒ 2017 Niki Charitable Art Foundation, ADAGP, Paris - SACK, Seoul.jpg
 

최근 우리 사회에 던져진 거대 담론 중 하나는 ‘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니키는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억압’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품었다. ‘나나’ 연작은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여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남성들이, 또는 우리 사회가 가진 관념적인 미의식을 뒤집어 버리는 ‘나나’는 풍만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녀의 ‘나나’는 그녀 자신이자, 이 사회에 실재하는 수많은 여성이다.

니키는 한 여성이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든 상관없이 존재 자체로 가치 있음을 대중에게 외친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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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년이라는 긴 시간을 한 가지 작업에 몰두한다는 것은 범인(凡人)에게 결코 쉽지 않다. 니키는 1970년대 후반부터 2002년 사망할 때까지 일생의 꿈이었던 <타로공원>을 작업한다. 온갖 신화와 전설이 뒤섞여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타로 공원은 대중들에게 치유와 기쁨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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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가 겪었던 아픔은 그녀 개인의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말 못 할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 사회의 모든 여성의 것이기도 하다. 니키는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자신이 느꼈던 정신적 억압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던 예술을 대중과 공유하기 원했다. 니키의 드 생팔 컬렉션을 통해 잠깐이나마 억압에서 벗어나 다채롭고 강렬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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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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