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애정으로 가득한 그녀만의 작은 세계 : 도서 '타샤의 돌하우스'

글 입력 2018.07.04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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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잘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이 있다. 흔히 이 둘이 일치하는 삶을 최고의 삶이라고들 하며, 나 또한 언젠가 그러한 삶을 살 것이라 매번 다짐한다. 그러나 이것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방의 한 쪽을 귀여운 미니어처들이나 소품들로 가득 채운 나이지만 손재주가 없어 그것들을 만들어 내거나 가볍게 따라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느낀다. 가끔 재능이 없음에 억울함까지 느끼는 나였기에 예전부터 부러워할 수밖에 없던 사람이 있었다. 바로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하고 상상 속의 그림책을 펴내는 타샤 튜더 할머니였다.



타샤의 돌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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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 할머니의 돌하우스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에세이 <타샤의 돌하우스>는 공간 별로 나눠 소개한다. 부엌, 응접실, 서재, 다이닝룸 등 공간들은 모두 타샤 할머니의 집을 따라 자세히 구현되어 있다. 그 구현 능력에 감탄을 자아내며 정독한 내게 더 놀라운 점이 있다면 각각 소품들에 얽혀 있는 이야기들이나 설명들이 하나하나 세세하게 적혀 있었다는 것이었다.

매우 작고, 누군가에게 작다는 이유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일지는 몰라도 사실 소품 하나 하나에는 타샤의 삶이, 마음이 투영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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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엠마의 집 사진들이 실제 타샤의 집이 아닌가 라고 착각했다. 확대되어 있는 물건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실제 물건과 다를 것이 없어서 내가 본 사진이 돌하우스 내 풍경인지, 타샤 할머니의 집인지 구분이 어려웠다. 과장이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책을 읽는 데에 혼란스러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다. 특히 부엌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개수대에 물이 나오고, 스토브로 음식 조리가 가능하다니. 혼란스러움을 겪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기 전에는 엠마의 집에 존재하는 모든 소품들을 타샤 할머니가 직접 제작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녀는 능력 밖이라면 그 물건을 얻기 위해 장인들을 찾아다녔고,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받아왔다. 타샤 할머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보이는 대목이었다. 이곳 저곳에서 엠마의 집을 완벽하게 만들어주는 소품들을 하나씩 만들어 주는 것을 보면 그녀는 평소 좋은 사람이었음을 확신할 수 있다. 혹은 그녀의 돌하우스가 매우 정교하고 아름다워서 사람들의 장인 정신을 깨워준 것일까 하는 나의 추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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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일, 크리스마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날로 다가온다. 마찬가지로 나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것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슬픈 감정이 찾아오곤 한다. 예수님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날이지만 그 의미는 퇴색되고 있고(내가 성인이 되어 그런 것인지는 확신이 어렵지만), 산타 할아버지를 한껏 기대하던 어릴 적 동심 속의 내가 보인다는 이유다. 크리스마스 부분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 시절 상상력이 잔뜩 이었던, 매 년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며 잠에 들었던 나에게 만약 타샤 할머니가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우체국을 사용했더라면, 엠마의 답장과 선물을 받았더라면 정말 특별하고도 영원히 기억에 남을, 다시 회상했을 때 마치 환상이었던 것 같은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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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돌하우스>는 나의 과거와 현재를 자꾸만 다녀갔다. 어릴 때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했고, 부러움을 유발하여 내 책장을 가만히 보고 있도록 했다. 맞다, 부러움이 가장 컸다. 타샤 할머니만의 작은 세계가, 엠마가 살고 있는 정교한 인형의 집이 말이다. 돌하우스를 향한 타샤 할머니의 가득한 애정이, 엠마를 살아있는 하나의 존재이자 친구처럼 생각하는 그녀의 마음이 자꾸만 느껴졌다. 그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아내는데 성공한 책이었기에 리뷰를 작성하는 이 순간까지도 <타샤의 돌하우스>는 나의 머릿속을 흩으려놓고 있다.


[맹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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