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다름의 부딪힘이 보여주는 아름다움 [문화 전반]

글 입력 2018.04.0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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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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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청의 공격이 계속되자 임금과 조정은 남한산성으로 숨어 고립되고 만다. 국가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던 큰 혼란의 시대인 만큼 대신들의 의겸 또한 첨예하게 대립되게 된다. 그 중, 이조판서 ‘최명길’과 예조판서 ‘김상헌’의 의견 대립이 이 영화의 주 축을 이루고 있다. 최명길은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버텨 나라와 백성의 미래를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김상헌은 청의 치욕스런 공격에 끝까지 우리 힘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충신의 이러한 흔들림 없는 곧은 신념 앞에선 누가 옭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어느덧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들의 대립되는 신념은 결국 모두 나라의 존립에 대한 진지하고 진실한 고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그 누구보다 상반되는 주장을 펼치는 둘이지만, 영화 중간 중간의 그들이 서로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그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2. 뮤지컬 <위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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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위키드(Wicked)>는 『오즈의 마법사』 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소설 『위키드: 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을 원작으로 제작된 뮤지컬이다. 이 뮤지컬은 초록 마녀 ‘엘파바’와 하얀 마녀 ‘글린다’ 두 여성 캐릭터가 이끌어가는 극이다. 엘파바는 태어날 때부터 특별한 외모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 받지 못하며 살아왔다. 반면, 글린다는 많은 사람들의 환영과 사랑을 받으며 살아온 인물이다.

 이렇게 완전히 상반되는 환경에서 자란 둘의 첫 만남은 물론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 둘은 결국 그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며 아름다운 우정을 보여준다.



3. <바코드>Song by 김하온&이병재
 

Meditation 내 텐션에 도움 안 돼
앉아있을 시간이 어디 있어
바코드를 횡단보도 삼아
뛰어서 벗어나야겠어
이 네모 밖으로 말이야

Depression은 내 텐션에 도움 안돼
우울에 빠져 자빠져 난 시간이 아까워
바코드가 붙었다면 I’m on a conveyor
외부와 내부의 의도를 동시에 쥐고 달려

- <바코드> 가사 중 일부 -


 

 ‘고등래퍼’라는 프로그램에서 김하온과 이병재 두 학생이 들려준 곡이다. 이 곡은 그동안의 방송에서 보여준 두 학생의 상반되는 캐릭터를 ‘바코드’라는 메타포를 통해 아주 인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두 학생이 보여주는 ‘밝음’과 ‘어두움’의 ‘부딪힘’은 아주 매력적인 울림을 전달해 줬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만 찾아 관계를 맺으려 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과 있으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 훨씬 편하게 함께 할 수 있다. 이는 옷을 코디할 때도 같다. 비슷한 색상으로 코디를 하면 누구나 무난하게 나쁘지 않은 룩을 완성할 수 있다. 그러나, 비슷한 색상이 만들어내는 조화 만큼이나 우리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게 있다. 그건 바로 상극에 존재하는 두 색상의 만남이 보여주는 ‘보색의 조화’이다. 보색은 상극에 있으면서도 서로를 가장 빛나게 해주는 색깔들이다.

 우리는 이러한 보색의 조화를 보고 본능적으로 ‘아름다운 색감’이라고 느끼곤 한다. 이를 보면, 양 극단에 있는 가장 다른 두 개가 만났을 때 보여주는 아름다움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살펴본 영화 <남한산성>, 뮤지컬 <위키드>, 그리고 <바코드>라는 곡에서도 이런 ‘보색의 조화’를 볼 수 있었다. 이 세 작품 모두에서 우린 양극단에 위치한 두 다름의 ‘부딪힘’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서로 상극에 존재하며 부딪히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건, 그 누구보다 서로 다르지만 그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어쩌면 서로 가장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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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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