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뮤지컬 < 여신님이 보고 계셔 > : 당신의 여신님은 누구인가요? [공연예술]

글 입력 2018.01.0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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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부터 따뜻한 이야기와 넘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다섯 번째 공연으로 우리 곁에 다시 돌아왔다. 2013년 200석 남짓한 규모의 소극장에서 시작했던 공연이, 600석 가까이 되는 극장에 올라오기까지 이 공연이 관객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최근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진선규, 드라마 < 응답하라 1988 >에서 노을이 역할로 사랑받은 배우 최성원, <팬텀싱어>에서 멋진 노래 실력을 선보였던 고은성, 윤소호, 조형균, 그리고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맹활약 중인 배우 박해수와 이규형, 정문성까지. 이외에도 수많은 대학로의 실력파 남자배우들이 거쳐 지나간 공연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여신 역할의 최연우 배우를 제외하고 모두 이 공연에 처음 참여하는 배우들이라는 것이었다. 매 시즌 올라올 때마다 새로운 배우들이 추가되긴 했었지만, 이렇게 모든 배역(여신 제외)이 새로운 캐스팅인 것은 이번 다섯 번째 시즌이 처음이다.

초연부터 공연에 대한 애착이 컸던 사람으로서, 2년 만에 돌아온 공연에 반가운 마음이 훨씬 크긴 했지만 캐스팅이 공개되던 날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없진 않았다. 물론 대학로에서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들도 많았지만, 몇몇 생소한 이름의 배우들도 눈에 띄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걱정했던 것이 부끄러워질 만큼 배우들은 공연을 잘 소화해주었다. 배우들은 특유의 끈끈한 팀워크를 과시하며 이번 시즌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조만간 막공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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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대현(신석구 役), 윤지온(류순호 役), 윤석원(이창섭 役),
손유동(변주화 役), 성두섭(한영범 役), 호효훈(조동현 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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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리아 (여신 役)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배경은 한국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민군 포로로 잡혀온 이창섭, 변주화, 조동현, 류순호를 태운 포로 수용선을 국군 한영범과 신석구가 맡게 되는데, 사고로 인해 포로 수용선이 전복되고 여섯 명의 군인들은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다.

서로 총을 겨누며 싸우던 그들은, 유일하게 배를 고칠 수 있지만 전쟁 트라우마로 제정신이 아닌 류순호를 달래기 위한 '여신'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그들은 그들만의 '여신'을 통해 힘든 무인도 생활 속 위로를 받으며 돌아갈 힘을 얻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극 중 '여신'은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여동생이기도 하고, 또는 어머니의 모습을 하기도 한다.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위로를 전해주고 큰 힘이 되어주는, '여신'으로 대변되는 사람이 한 명쯤 있을 것이다. 꼭 여자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공연을 보면서 관객들은 자신만의 여신을 극에 대입하면서 따스한 위로를 전해 받게 된다. 또한 전쟁에서 만나 총을 겨누는 군인들이지만, 결국엔 그들 역시 군인이기 이전에 사람이고, 같은 뿌리를 가진 민족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불륜이나 범죄, 마약 등 자극적인 내용의 영화나 공연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와중에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관객들을 포근하게 위로해주는 동화 같은 이야기 덕분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얼마 남지 않은 공연이지만, 점점 추워지는 날씨와 안타까운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와 마음 아픈 현실 속에서, 잠시 위로를 받으러 여신님에게 방문해보는 것은 어떨까?


[박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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