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블레이드 러너 2049를 기다리며 [영화]

글 입력 2017.10.16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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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 아이 >로부터 19년 전, < 매트릭스 >로부터 17년 전,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리들리 스콧은 한 세계를 구현했다. 인간과 복제인간의 갈등에 대한 미래 세계의 디스토피아. 그가 구현한 세계만큼 영화의 성적은 참혹했다. 대중은 물론, 평단에서도 혹평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감독판과 최종판의 편집본이 새로 나오면서 영화는 전혀 다른 평가를 얻게 됐다. 다행인지 최종판을 통해 처음 작품을 접하게 됐다. 2007년 새로 탄생한 최종판이지만, 모든 것은 이미 35년 전 완성되었다 해도 무방할 것이다. 좋은 작품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 블레이드 러너 >는 최근에 봤던 그 어떤 영화보다 세련된, 새로운 영화였다.

여러 영화의 속편 제의를 거절했던 드니 빌뇌브지만, < 블레이드 러너 2049 >는 거절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던 장르이고,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그 가치를 알아봤다고 한다. 이미 < 컨택트 >를 통해 SF 장르에서 훌륭한 성공을 증명한 그이기에, 리들리 스콧이 아닌 새 감독의 속편을 비교적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는 이유다.

물론 리들리 스콧이 메가폰을 잡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다. < 컨택트 >와 <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를 통해 훌륭한 연출력을 증명한 드니 빌뇌브지만, < 에이리언 > 시리즈의 첫 감독이자 원작의 연출자가 맡을 후속편을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역설적이게도 다시 한 번, 그의 후임자가 드니 빌뇌브인 것이 감사한 순간이다. 

< 컨택트 >와 < 블레이드 러너 2019 >는 모두 SF라는 장르를 통해 우리 존재의 본질을 다루고 있다. 우리의 현재, 우리의 시간, 순간의 소중함을 다루는 < 컨택트 >와 인간의 존엄을 넘어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의 숭고함에 대해 성찰하게 하는 < 블레이드 러너 >.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의 < 에이 아이 >에서는 ‘로봇’을 통해 인격을 가진 생명체의 존엄성이 다뤄지기도 했다. 복제인간과 로봇,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산되었고, 인간에 의해 ‘인격’을 부여 받았으며, 인간에 의해 존재를 위협받는다. SF 장르 속, 미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책임의 부재와 인간의 잔인함은 반려동물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드니 빌뇌브, 가볍지 않은 것의 무게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그의 < 블레이드 러너 >를 어서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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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 블레이드 러너 2049 > 스틸컷


[김우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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