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함께의 의미, 뮤지컬 '오디션' [뮤지컬]

뮤지컬 '오디션' 속 음악과 스토리를 중심으로
글 입력 2017.09.2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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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뮤지컬 <오디션>을 보고 왔다. 본격적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뮤지컬 오디션을 말할 때는 꼭 ‘오디션이라는 뮤지컬을 보고 왔다.’고 표현하는 것이 좋겠다. 친구에게 아무 생각 없이 ‘뮤지컬 오디션 보고 왔어.’라고 말했다가 친구가 깜짝 놀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는 것도 즐거운 이 공연은 2시간 동안 쉼 없이 달려가는 신나는 뮤지컬 공연이다. 직접 연주를 하고 시원한 성량으로 부르는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여기가 뮤지컬 공연장인지 공연 속 밴드인 ‘복스팝’의 콘서트 현장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

  다른 관람객들이 느낀 이 뮤지컬의 여러 가지 특징이 있겠지만, 내가 이 뮤지컬에 대해 짚어보고 싶은 2가지의 포인트가 있다. 우선 첫 번째는 연주와 노래에 관련한 부분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작품의 스토리에 관련해서다.



뮤지컬에 끝나도 귀에 맴돌 뮤지컬의 넘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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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에서 가져온 뮤지컬 오디션의 노래들


  뮤지컬 <오디션>의 가장 큰 강점이자, 2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가장 관람객을 신나게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연주와 노래일 것이다. 기타와 드럼 등의 악기가 놓여있는 무대를 보고 기대를 하긴 했지만, 실제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혹은 그보다 더 뛰어난 배우들의 노래 실력과 연주 실력은 관람객들의 마음을 더욱더 행복하고 떨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음악적인 부분에서 보는 이들을 충분히 만족하게 해주어서인지, 뮤지컬을 보는 내내 배우와 관람객들이 함께 소통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배우가 노래를 위해 입을 뗄 때나 기타의 아주 작은 연주가 시작될 때마다 관람객들은 숨을 죽이고 음악에 귀를 기울이는 게 느껴졌다.

  관람객이 따라 하기 쉽게 만든 몇 개의 노래들과 공연이 끝난 이후의 커튼콜 기획 또한 관람객과 배우들 사이의 소통에 집중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반복되는 멜로디와 가사로 처음 듣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마음속으로 혹은 작게나마 흥얼거리며 함께 노래할 수 있도록 했고, 배우들과 함께 뛰어놀았던 약 25분간의 커튼콜은 이 공연에 함께한 것을 후회하지 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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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복스팝'의 멤버들


  가장 좋았던 점은 배우들 중 누구라도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복스팝’이라는 밴드가 있다면 무조건 오디션에 통과할 거라고 확신할 수 있을 만큼 배우들은 뛰어난 성량과 연주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처음 공연이 시작했을 때에는 누구 한 명은 노래나 연주를 잘 못 하겠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공연이 차츰 진행되며 모든 배우의 캐스팅이 완벽하다고 느껴졌다.



조금은 아쉬운 ‘죽음’에 관련한 스토리 전개


  위의 음악 부분에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면, 스토리 전개에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들을 말해보고자 한다. 이 뮤지컬의 큰 가치는 ‘함께’하는 것의 소중함을 말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밴드 ‘복스팝’은 돈이 없어 연습실에서 쫒겨날 뻔하고, 오디션을 며칠 앞두고 보컬이 그만두어 애를 먹는다. 거기다 오디션은 코앞인데 연습은 부족하다. 어떻게 보면 절망적인 처지다. 그들이 가진 젊음과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 빼고는 말이다. 이 뮤지컬은 거기에 주목한다. 아직 젊고, 그들은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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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의 의미를 보여주는 복스팝의 멤버들


  뮤지컬의 중반까지는 어려운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서로를 의지하는 그들을 보고 희망의 메시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극이 마무리될 때쯤 ‘죽음’이라는 키워드가 찾아온다. 머리가 아프다던 기타리스트 찬희는 작은 유골함에 담겨 등장한다. 유골함에 담겨 등장한 찬희라는 인물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찬희의 부재로 슬퍼하는 멤버들을 통해 서로의 소중함과 함께하는 가치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서? 아니면 청춘의 힘듦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혹은 찬희의 죽음으로 각성한 병태가 무대 공포증을 극복하고 모두 앞에서 노래하는 장면을 보여주기 위해서?

  개인적 의견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리 극 전개가 빨라야 하는 연극이어도, 희망을 노래하던 밴드 멤버의 ‘죽음’이라는 것은 관람객들에게도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며 무거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뮤지컬이 가슴 설레는 ‘오디션’이라는 주제를 다뤘기 때문에 오디션에 합격한다든지, 합격은 못 해도 조금이라도 진전이 있겠구나 하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 없이 뮤지컬을 관람하는 입장에서도 이 결론은 너무 갑작스럽고 끝이 어두운 느낌일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큰 이유는 그래서 이 죽음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했던 부분이지 않겠나 추측할 뿐, 극본을 쓴 사람이 의도했던 참 의미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이 뮤지컬에 대한 리뷰가 망설여지고 늦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뮤지컬을 본 것이 후회되지 않는 이유는, 배우들의 열정과 실력 그리고 관람객들의 호흡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2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오디션의 넘버들을 검색해보고 귓가에 반복되는 노래들을 들으며 다음번에는 음악에 더 집중하며 재관람해보고 싶다고 느꼈다. 이러한 사람들이 많은지 유독 이 뮤지컬은 아이돌 그룹 팬덤 부럽지 않은 배우들의 팬들, 그리고 재관람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충분한 매력이 있는 뮤지컬임은 확실하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뛰어놀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사람들, 즐기는 마음으로 공연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이 뮤지컬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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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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