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월간 독서경영 여름 합본호 [문학]

글 입력 2017.08.3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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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두꺼운 잡지여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고 싶었다. 무거운 한 책이 아닌 다양한 내용이 든 잡지를 보고 싶었다. 그래서 <월간 독서 경영>을 펼쳤다. 어렵게 펼친 것에 비해, 내가 겁먹은 것에 비해, 긴장한 것에 비해서- 책은 아주 많이 괜찮았다. 재밋게 읽었다. 내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독서경영 5호 표지.jpg
 

잡지는 '알쓸신잡'이다. 내가 읽은 잡지는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 아니라, '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비한 잡학사전'이었다. 라디오 듣듯이, 팟캐스트 듣듯이, 가볍게 읽었다. 좀 더 편리하게 표현하자면 스크롤이 좀 길고 퀄리티가 좋은 페이스북 페이지의 게시글을 틈틈이 본 느낌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조금 큰 지면에 부담감을 가졌지만, 출퇴근과 약속장소로 가는 이동시간 내내 지하철에서 읽으니 벌써 한 권을 다 읽었다. 사람 가득 찬 지하철에서 다들 휴대폰을 들고 있었지만, 혼자 큰 잡지를 들고 있으니 좀 민망하기도 하고 이 상황이 좀 우습기도 하고, 재밋기도 하고.

독서경영이라는 단어가 낯설었다. '독서를 통한 성장, 성장을 통한 경영' 독서는 인문학적인 측면이 강하고, 경영은 경영일텐데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을까. '책 덕후'들이 소개하는 '책과 세상이 함께 살아가는 법'이었다. 아니, 다양한 사람들이 '사회와 세상을 더욱 더 발전 시킬 수 있는 책의 가치'를 애정을 갖고 널리 알리는 잡지였다. 독서 습관 들이기부터, 좋은 책 고르기, 책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법, 책을 통해 기업을 발전시키는 독서 경영자, 대통령의 서재 등 행사, 모범적인 도서관 운영 사례 등 다양한 알쓸신잡 정보들이 있었다. 책에 대한 애정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몸으로 책을 읽었다.'

책 덕후들의 잡지. 그래서 그런걸가. 좋은 문장이 너무나 많았다. 와닿았던 문장들을 소개하고 이만 마치겠다. 이동하면서 틈틈이 종이 잡지를 보는 것도 참 괜찮은 일이니 (내가 했으니), 살포시 추천을 하고 간다.





1. 인간의 뇌는 뇌 운동을 자주하고 많이 하는 쪽으로 발달하고 체계회되므로, 책을 많이 접하고 읽으면 읽을수록 뇌도 독서에 최적화 되어 독서가 쉬워지고 습관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즉, 책을 접하는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p.11
 
2. 책을 읽는 행위가 가져다주는 놀라운 이점에도 불구하고 실제 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독서는 단순히 인지적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학습하는 것에 더해, 생각을 다듬고 만들어가는 다소 복잡한 생각의 프로세스이기 때문이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나를 즐겁게 해주는 TV나 영화를 보는 일과 달리 엄청난 양의 뇌 작동을 수반한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일상에서 뭔가 부가적으로 힘을 들여야만 하는 쉽지 않은 일이고, 특히 스마트 미디어를 들고 다니는 요즘가 같이 검지 손가락 운동만으로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시대엔 심지어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p.11

3. 어떤 책을 읽어야 하고 읽은 후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가에 집중하기에 앞서 어떤 방법이던 나만의 독서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방법으로 책 읽는 습관을 들이던, 나에게 가장 편하고 자연스러운 독서법을 찾아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한 권을 읽는 것이 편한 사람은 그렇게 읽어야 하고, 책을 읽고 무언가 정리를 해야만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드는 사람은 밑줄 긋고 정리하며 읽는 것도 당연하다. p.11

4. 저는 붉고 큰 꽃이 되어 / 당신을 기다릴 것입니다.
처음 당신이 우리 집 담 너머에 핀 / 소화를 보고 저를 알아보셨듯,
이제 제 무덤에 핀 능소화를 보고 / 저인 줄 알아 주세요.
우리는 만났고 헤어지지 않습니다. p.20

5. 독서 경영의 목적은 기업의 생산성을 직접적으로 상승시켜주는 수업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1~2회 독서경영을 해보고 효과가 없다는 말을 쉽게 하신다. 아쉬운 부분이다. 사람의 생각과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게 단 몇 권의 책과 단 몇 시간의 투자로 쉽게 변화하는 게 아니다. 단지 그들의 생각을 조금 더 넓게, 조금 더 깊게 만들어줌으로써 변화의 기틀의 순간을 마주하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 명 한 명 직원의 생각이, 마음이, 눈빛이, 행동이 바뀌면 회사가 성장하는 것이다. p.39

6. 책은 해당 분야의 저자가 깊은 생각과 고민 끝에 문제나 주제를 잡은 다음 나름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깨달은 점을 쓴 고뇌의 산물이다. 그 산물 속에 숨어 있는 의미의 덩어리를 그냥 대충 거들떠봐서는 나에게로 다가오지 않는다. p.50

7. 독후감은 오이와 피클에 비유한다. 오이는 피클이 될 수 있지만 피클은 오이가 될 수 없다. (중략) 책 읽기 전이 오이라면 책을 읽고 난 다음은 피클이다. 피클이 오이가 될 수 없듯이 책을 읽은 후의 나는 책을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 p.52

8. 모든 책은 저마다 편견의 산물이라고 한다. '사진'도 '사실'의 반영이 아니라 작가의 '사심'이 반영된 '사기'이듯이 책에 들어 있는 모든 내용은 '사실'이라기보다 사실에 대한 저자의 '해석'의 산물이다. 책은 저자가 생각하는 다양한 의견을 집약해놓은 편견의 집합체다. 책을 읽고 쓰는 독후감 역시 저자의 편견에 대한 독자의 편향적 해석의 산물이다. p.52

9. 책 읽기는 압축파일을 풀어 해독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책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저자의 비유나 상징적 의미로 압축된 개념이나 단어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면서 이해하고 풀어내는 정신적 긴장과 집중이 필요하다. (중략) 그 의미를 책의 여벽에 써넣으면서 읽어야 비로소 한권의 책이 온전히 내 몸 안으로 들어온다. 그래서 모든 책은 몸으로 읽는 것이다. p.54

10. 책을 소유하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옷이나 가구처럼 값을 지불하여 얻는 소유권이다. 그러나 완전한 소유는 책을 자신의 일부로 하였을 때만 성취된다. p.54

11. 약한 유대의 강점. (중략) 하지만 약한유대는 구성원들 간 연대의식이 약하기 때문에 상호 행동의 제약성이 높지 않다. 부담 없이 다양한 정보의 원천에 접근할 가능성 또한 높다. p.68

12.  세상은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을 잘한 사람에게 상을 준다. 세상에는 고수가 즐비하다. 일을 잘하려면 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이들이 주는 한 마디의 팁이 몇날며칠 혼자 고민하며 찾아낸 것보다 백배, 천배 효과적일 수 있다. 실패하는 사람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쓸데없는 자존심에 목숨을 거는 것이다. p.69

13. 책을 통해 엄청나게 변할 수 있는 삶을, 더 이상 다른 사람의 생각대로 사는 삶이 아닌, 자신의 생각대로 사는 삶을 만나실 수 있기를 바란다.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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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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