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일요일이 주는 마법같은 시간 '인생의 일요일들'

우리에게 일요일은 어떠했을까
글 입력 2017.08.30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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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때, 교양수업에서 이미 정혜윤 작가의 '삶을 바꾸는 책 읽기'를 접했었다. 벌써 3년이 흐르고, 어느 덧 4학년이 되어서야  신간 소식을 듣게 되었다. 마치 향수병을 일으킨 것마냥 정혜윤 작가님의 신간 소식이 무척 반가웠다. 당시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기도 하고, 책을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지루한 내용이 아닌 우리에게 책은 이런 존재입니다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작가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책도 무척 기대중이다.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나의 일요일들은 어떠했는가.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지내온 일요일들은 가족과 혹은 친구들과 놀러가는 날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의 일요일은 어떠했을까. 마냥 행복하기만 했던 요일이었을까. 아니면, 다사다난한 요일이었을까. 그녀만의 따뜻한 문체들이 기대된다. 이번 책은 과연 어떤 문장으로 내게 힐링을 안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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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일 : 2017년 6월 23일
- 출판사 : 로고폴리스
- 분야 : 에세이
- 정가 : 13,800원




책 소개


《침대와 책》,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정혜윤의 신작 에세이, 일상과 여행을 오가는 편지로 새롭게 독자들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껍데기만 남은 것처럼 지쳤을 때, 그 무엇에도 감동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 무기력과 우울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에세이스트 정혜윤이 삶에 지친 모든 독자들에게 보내는 에세이. 일상과 그리스 여행이 촘촘히 어우러진 에세이스트의 편지를 읽다 보면 회복과 치유의 시간, ‘내 인생의 일요일’이 언제인지 깨닫게 된다.



저자 소개 '정혜윤 작가'


CBS 라디오 프로듀서. 에세이스트.
2007년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 《침대와 책》을 시작으로 독서 에세이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을, 동시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지혜를 담은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사생활의 천재들》, 《여행, 혹은 여행처럼》, 《마술 라디오》를, 쌍용차 해고 노동자의 내적인 삶을 담은 르포르타주 에세이 《그의 슬픔과 기쁨》, 여행의 기억과 생각들을 모은 《런던을 속삭여줄게》, 《스페인 야간비행》을 펴냈다.

<김어준의 저공비행>, <공지영의 아주 특별한 인터뷰>, <김미화의 여러분>,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세월호 유족들의 목소리를 담은 팟캐스트 <416의 목소리 시즌 1>, 정치 팟캐스트 <파라다이스 조선 정치 옹알이> 등과 비정규직 문제 등 사회성 짙은 국내외 라디오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CBS 특집 다큐멘터리 <불안>으로 제40회 한국방송대상 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 CBS 세월호 참사 2주기 특집 다큐멘터리 <새벽 4시의 궁전>으로 제 43회 한국방송대상 다큐멘터리 부문 작품상, 2012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우수상, 2013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우수상, 제10회 한국 방송프로듀서상 작품상, 제18회 한국 방송프로듀서상 작품상 외에 다수의 직품상을 수상했다. 
  


본문 내용


일요일 아침의 게으른 시간 속에서, ‘언제였더라! 그때 참 좋았었는데’ 하고 저절로 떠오르는 기억들, 그 기억들 속에서 근심은 힘을 잃고 사라진다. 현실의 속박들도 잠시 사라진다. 졸음 속에서 여행을 한다. 미소와 즐거운 회상, 기쁨이 함께한다. 시들지 않는 즐거움이 함께한다. 마음은 다른 것이 아니라 다시 그런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갈망한다. 이렇게 기억 속에 떠오른 날들을 인생의 일요일이라고 이름 붙였다. -8쪽
 
아름다움은 살아가는데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아니고 삶과 죽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어요. 그러니 아름다움이 문제들의 해법이 아닌 것은 분명해보여요. 아름다움은 다른 것이에요. 굳이 말한다면 해법이 아니라 힘일 거예요. 아름다움은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직면하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힘을 줘요. 버티게 해요. -74쪽
 
저는 그때 아직 회복을 말할 만큼 충분히 병을 앓지 않은, 그래도 죽을 만큼 큰 고통을 겪기를 두려워해서 속성으로 낫기를 바라는 환자였어요. 나은 다음 재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려고요. 용기보다는 겁이 더 많이 났던 것으로 기억해요. 제가 잘 회복될 가능성은 희박했어요. 그러나 회복이 과거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면 그런 회복은 결코 원치 않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천만다행인 생각이었어요. -80쪽
 
그 순간 아폴론이 태양의 신이자 자기 치유의 신, 자기 치유를 돕는 신, 셀프 테라피스트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어. 자기 치유는 빛나는 것, 비추는 것, 빛나게 하는 것,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것, 즉 온통 빛과 관련이 있어. 세계의 빛나는 것에 마음을 여는 것, 세계의 빛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 그리고 세계에 빛나는 것의 양을 늘리는 것! 그렇게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이 좋다면 그것이 바로 셀프 테라피일거야. -113쪽
 
배트맨은 박쥐를 자신의 상징으로 선택했다는 것이 떠올랐어요. 뭔가를 상징으로 선택하는 것의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어요. 상징은 세상과 자신을 연결시키는 고리였어요. 자신이 무엇이 되었어야 했는지 알게 되는 것과 같아요. 그날 저도 제비를 저의 상징으로 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졌어요. -122쪽
 
제가 올림피아에 갔을 때 한창 복원 공사 중인 고대 올림픽 경기장에서 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이 두 가지 있었어요. 첫 번째는 ‘나는 저 길을 벌거벗고 뛸 수 있겠는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단지 고대인이 아니라서? 벗은 몸은 수치스러운 것이라서? 남들이 볼까봐? 단지 그것뿐인가?’ 두 번째 질문은 ‘나도 노력이란 것을 해봤다. 그렇다면 그 많은 것을 읽고 배우고 최소한이나마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며 단련한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서? 고작 시시한 일이나 하려고?’ -137~138쪽
 
천국에는 문지기가 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문지기는 이제 막 지상을 떠난 사람이 천국 앞에서 쭈뼛거리고 있으면 그를 붙잡고 과연 천국 입장 자격이 있는지 심사를 해요. 그때 반드시 하는 질문이 있어요. “당신은 에게 해를 봤습니까?”
“아니, 아직요. 제가 바빠서.”
“에잇! 쓸모없는 놈, 너는 천국 입장 자격이 없다. 당장 돌아가서 더 삶을 맛봐라!” -144쪽
 
바사이 신전을 찾아가는 도중에 길을 잃었어요. 그때 아내와 함께 작은 트럭에 짐을 싣고 있는 애꾸눈 노인을 만났어요. 노인이 말했어요. “길 같지도 않은 좁은 길을 계속 가봐요. 그러면 갑자기 넓은 길이 나올 거예요.” 노인의 말이 맞았어요. 겨우겨우 좁은 길을 헤치고 나가니 넒은 길이 나왔어요. 그때 노인은 헤르메스 신처럼 보였어요. -309쪽
 
두 번 태어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요? 변화하는 데는 죽음과도 같은 고통스러운 경험이 따른다는 말 아닐까요. 이전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힘들게 노력해서 자기가 원하는 모습이 되어야만 해결되는 문제들이 있어요. -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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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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