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무아지경(無我之境) - (2) 일렉, 감성 [음악]

글 입력 2017.08.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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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렉 친구



나는 한마디로 다프트 펑크의 엄청난 팬이다. 1집 [Homework], 2집 [Discovery], 3집 [Human after all]을 다 모았고, 많은 사람이 다프트 펑크를 모를 때 주변에 전파하기도 했다. 워낙 몇 년에 한 번씩 앨범을 내는 그룹이었기에, 4집이 나온다는 루머가 있었어도 믿지 않았다. 그러다가 진짜 4집이 나오고 다프트펑크가 그래미 상을 받을때는, 참으로 기분이 이상했다.

사실 이 친구에게 일렉을 처음 알려준 것은 다름 아닌 나다. 맨 처음으로 다프트 펑크와 데드마우스를 알려주었는데, 친구는 다프트 펑크보다 데드마우스가 더 끌린다고 했고, 결국 일렉 특유의 어지러움에 중독되고 말았다. 심지어는 다른 장르까지 일체 듣지 않았다. 그런 친구에게 나는 더 다양한 경험을 주고 싶었고, 우선은 다프트 펑크, 그리고 프렌치 일렉의 맛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곡은 프렌치 일렉 특유의 감성을 대표한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일렉 그 중독성이 있으면서도, 다프트 펑크만의 감성을 담고있는 곡이다. 친구도 이 곡에 점점 빠지게 되었고, 나중에는 'One More Time' 과 'Something about Us'도 그 친구의 mp3기기에 담기게 되었다.




그렇게 감성적인 일렉을 점차 익히는 그 친구에게, 나는 프렌치 일렉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그 친구가 평소에 듣던 일렉과는 완전히 성격이 달라서 조금은 걱정했지만, 일단은 들려주었다. 그 친구는 새로운 무아지경을 경험하였고, 한동안 감동에 젖어있었다. 그 날부로 그 친구는 완전히 프렌치 일렉의 감성에 빠져버렸고, 이 앨범을 사려고 계획했던 나보다도 먼저 이 앨범을 구입하였다.








나 또한 일렉만의 중독성을 좋아한다. 그렇지만 그 친구에게, 요즘 클럽 음악도 좋지만, 다른 일렉 음악들도 좋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어떻게 보면 지금 클럽에 나오는 EDM의 원조라고도 할 수 있는 음악들이다. 나와 이 친구는, 이 음악만으로도 무아지경에 빠지기 충분했다.




일렉을 한창 들을때, 일렉트로닉 음악의 역사에 대해 탐구한 적이 있었다. 슈톡하우젠 부터 무그 까지, 그리고 무그에서 신스 팝, 뉴웨이브, 실험주의 음악 까지 탐닉하듯이 찾아보았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것이 바로 크라프트베르크이다. 어디서부터 일렉트로닉 음악이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크라프트벨렉의 기본에 충실했다. 어찌보면 그 기본을 이뤄간 것 같다. 일렉에 대해서도 지경을 넓히던 그 친구에게 당연히 이 음악을 들려주었고, 그 친구도 함께 일렉의 본질을 느껴갔다.






일렉 뿐만 아니라, 나는 이 친구가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음악을 다양하게 듣기를 바랬다. 상당히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마치 최면을 거는 것 같이, 둘 다 '어지러운' 음악이라고 생각했기에, 어쩌면 이 친구와 맞지 않을까 하고 들려주었다. Doors와 Iron Butterfly는 락에서도 사이키델릭이지만, 오히려 장르를 따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들려준 결과, 그 친구는 이 음악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사실 나에게도 전부 다 들으려면 어느 정도 노력이 필요한, 쉽지는 않은 음악인데도 말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이러한 실험의 성공은 나도 뿌듯하게 만들었다.



4. 감성 친구



이 친구는 나와 음악적 취향이 거의 같아서,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음악을 매우 좋아했다. 피아노 음악을 좋아하는 섬세한 친구였다. 그래서인지, 이 친구에게 음악을 추천해줄 때는 아무 부담없이 내가 빠져드는 음악들을 추천해주었다. 음악을 들을 때, 특히 그 음악이 주는 감성으로 무아지경에 빠졌다. 어떻게 보면, 지금 소개하는 음악들은 나의 취향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 노래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이다. 사실 우연하게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배경음악으로 들었는데, 이 멜로디가 머릿 속에서 잊혀지지가 않아 며칠동안 별 수를 다 써서 겨우 찾게 된 소중한 음악이다. 심지어는 이 노래 하나 때문에 이 앨범을 구입하기도 했다. 그런 앨범을 이 친구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서 집에서 같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때로 몽환적인 사운드의 기타가 어울려, 마치 잠깐의 여행을 갔다오는 듯한 음악이다.




이 밴드를 대표하는 사운드가 바로 서정적인 사운드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이 친구가 이 밴드에 빠지게 될 것이라 확신했고, 틀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서정적인 음악에서 무아지경을 경험하는 것은, 곡이 보여주는 그 이미지로 여행을 갔다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내 방 안에서 여행을 가곤 했다.






어떠한 노래들은, 그 노래가 담고있는 감정이나 세계가 너무 커서 때로는 듣기 겁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그저 좋은 기분으로 아무 생각없이 있을 때, 그러한 노래를 들으면 갑자기 기분이 그 노래를 따라가 우울해지거나 다운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침 그런 기분에 있거나, 혹은 미리 감정의 준비를 하고 그런 음악을 듣는다. 위 음악들은 그런 음악이라 할 수 있는다. 나도 그것을 알고 있고, 감정을 공유하던 그 친구도 알고 있었기에, 우리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준비를 하고 내 방에서 노래를 틀었던 기억이 난다.




감사하게도 음악적 세계가 같은 친구를 만나, 다른 사람에게는 쉽게 권할 수 없었던 음악들도 이 친구에게는 시도하게 할 수 있었다. 아트 락도 그 중 하나였는데, 보통 아트 락에 대한 인식은 어려운 음악, 예술적인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래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음악 중에 하나인데, 고맙게도 이 친구는 아트 락을 큰 부담 없이 받아들였다. '아트 락'이라는 장르로 먼저 다가가는 게 아니라, 나는 그저 이 음악 안에 있는 세계를 공유하고 싶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지금 보면, 나보다도 섬세했던 그 친구와 섬세하게 감정을 표현해내는 이 곡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내가 한 번 큰 맘 먹고 'Blue Note the collector's edition'을 산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재즈를 직접 접할 제일 큰 기회였다. 사실 나도 책으로나 접한 아티스트들이기에, 친구에게 바로 추천해주는 것도 조심스러워 졌다. 오히려 그 친구와 함께, 각각 앨범들을 같이 듣고 맞는 음악을 찾기도 했었다. 그러다가 찾은 음악 중 하나가 이 음악이었다. 피아노가 위주이면서도 이러한 느낌은 처음이었다. 약간 정글에 들어와 있는 느낌과 함께, 이국적인 색채가 바로 드러났다. 이 곡을 들을 때면, 이국에 와있는 느낌에 우리는 그 후 이 음악을 자주 찾게 되었다.




제일 좋아하는 클래식 중 하나이다. 위에서 언급한 아트 락과 마찬가지로,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주로 어렵고 예술적인 이미지 때문에 쉽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나 내 식견으로는, 클래식에는 요즘 유행하는 음악들의 많은 요소나 구성, 멜로디가 들어가 있다고 본다. 심지어 어떨 때는 음정 구조나 화성이 요즘 특정 노래와 같아서 깜짝 놀랄때도 있었다. 이 '호두까기 인형'의 '꽃의 왈츠'도 그런 음악이라고 느껴진다. 막상 들어보면 익숙하면서도 예술적인, 어렵지 않은 음악이다. 이 생각을 그 친구에게도 전하고 싶어서, 내 방에서 친구에게 이 음악을 들려준 적이 있었다. 친구도 거부감 없이 이 음악을 접했고, 나중에는 어느새, 나처럼 '클래식' 음악을 듣기도 하는 사람이 되었다.


[이현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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