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우리는 기댈 곳이 필요해요, 라스트 챈스

우리는 기댈 곳이 필요하다.
글 입력 2017.05.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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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챈스
- 그저 흔한 사랑 이야기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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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븐 파이프홀

오랜 기다림의 끝에 보러 가게 된 라스트 챈스. 신촌역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세븐 파이프홀'로 향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간 곳에는 작지만 깔끔한 대기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의자에 앉아 칠판에 적혀 있는 배우들의 얼굴을 보며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공연장의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무대와 관객석은 굉장히 가까이에 있어 어느 자리에 앉아도 잘 보일 것 같았다. 두 번째 줄에 앉아도 맨 앞줄에 앉은 것 같은 무대와의 거리에 배우들의 표정, 제스처가 잘 보이고, 대사를 잘 들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더욱 기대가 되었다.

무대와 좌석이 가까이에 있던 것도 좋았는데, 더욱 좋았던 것이 있었다. 지금까지 갔던 대학로 공연장들과는 달리 좌석이 의자로 되어있다는 것이었다. 의자로 되어있어 2시간가량의 긴 공연을 보다 편하게 관람할 수가 있었다. 보다 편하게 관람을 하다보니 공연에 더욱 몰입할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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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세상이 날 밀어내는 것 같은, 삶에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는 가연. 이 연극의 이야기는 가연이 한 건물의 옥상에서 뛰어내릴 결심을 하며 시작된다. 정신을 잃은 가연은 한 카페에서 눈을 뜨게 되는데, 이들은 삶을 포기하려는 가연의 행동을 방해한다. 성가시기만 했던 카페 사람들(치매 노인 대섭, 경상도 아줌마 순자, 카페 사장 재욱)과 함께 생활하며 조금씩 그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그 과정 속에서 드러난 이들만의 이야기. 마냥 밝아 보였던 대섭, 순자, 재욱 모두 자신처럼 자살을 결심했던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걱정이라는 것은 없는 것처럼 늘 웃는 얼굴로 지내는 재욱도, 엄마처럼 푸근하게 대해주는 순자 이모도, 남남이던 사람들을 정말 가족처럼 대해주던 대섭 할아버지도 삶을 포기할 만큼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전혀 힘들지 않은 삶을 사는 것 같은 사람들이지만 각자 숨기고 있던 이야기가 있었다.

연극을 보는 동안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가 다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봤던 단편적인 이미지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힘든 것 없이 살아온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이 정말 힘든 삶을 살아왔을 수도 있고, 힘들고 팍팍한 삶을 살았을 것 같은 사람이 오히려 걱정 없이 살아왔을 수도 있다. 우리가 본 일부의 모습으로 그 사람의 삶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사실을 이 연극을 보며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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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기댈 곳이 필요하다.

'라스트 챈스'는 삶을 포기하려고 할 만큼 힘겨었던 사람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세상이 나를 받아주지 않는 것 같아 힘들던 그들. 서로에게 기댈 곳이 되어주며 삶에서 희망을 찾게 된다. 삶이 너무 힘들다면 누군가에게 기대어 위로 받는 것도 중요하다. 연극을 본 후에 나는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기댈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와 관련된 노래가 하나 떠올랐다. 이 연극을 본 사람들, 연극을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연극을 볼 사람들, 세상에 기댈 곳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노래를 추천해본다.



"싸이 - 기댈 곳"


당신의 오늘 하루가 힘들진 않았나요
나의 하루는 그저 그랬어요.
괜찮은 척 하기가 혹시 힘들었나요
난 그저 그냥 버틸만했어요

솔직히 내 생각보다 세상을 독해요
솔직히 난 생각보다 강하진 못해요

하지만 힘들다고 어리광 부릴 순 없어요
버틸 거야 견딜 거야 괜찮을 거야
하지만 버틴다고 계속 버텨지지는 않네요
그래요 나 기댈 곳이 필요해요
그대여 나의 기댈 곳이 돼줘요

당신의 고된 하루를 누가 달래주나요
다독여달라고 해도 소용없어요

솔직히 난 세상보다 한참 부족해요
솔직히 난 세상만큼 차갑진 못해요

하지만 힘들다고 어리광 부릴 순 없어요
버틸 거야 견딜 거야 괜찮을 거야
하지만 버틴다고 계속 버텨지지는 않네요
그래요 나 기댈 곳이 필요해요
그대여 나의 기댈 곳이 돼줘요

항상 난 세상이 날 알아주길 바래
실은 나 세상이 날 안아주길 바래

괜찮은 척하지만 사는 게 맘 같지는 않네요
저마다의 웃음 뒤엔 아픔이 있어
하지만 아프다고 소리 내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요 나 기댈 곳이 필요해요
그대여 나의 기댈 곳이 돼줘요 




# 기억에 남았던 공연

'라스트 챈스'에서 기억에 남았던 것은 100분의 공연동안 단 한 대의 피아노로 노래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피아노의 선율과 삶을 얘기하는 배우들의 노래가 함께 잘 어우러져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 한다. 연극에 나오는 노래를 피아노로 연주를 했기 때문에 배우들의 감정선과 내용이 더 잘 전달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공연에 등장하는 4분의 연기자 모두 연기와 노래를 잘 하셨고, 덕분에 더욱 이야기에 집중을 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나는 '대섭' 역을 맡아 연기했던 연기자분이 제일 기억에 남았다. 주인공 4명은 모두 각자 힘들었던 이야기가 있었고, 그 내용들을 드러낸다. 대섭은 제일 마지막에 자신의 이야기를 보여주는데, 대섭이 가지고 있던 이야기는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그 슬픈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슬프게 표현하셔서 마치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평소 연극을 보면서 울지 않던 나조차 눈물이 글썽거릴 정도로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연기에 더해 노래도 굉장히 잘하시고, 노래 부를 때의 목소리도 좋아서 더욱 좋았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포토타임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좋은 공연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꼭 포토타임을 이용해 연기자분들과 사진을 찍어 그 날을 기억하고 싶었다. 분명 공연이 끝나고 포토타임이 있다고 했는데, 연기자분이 포토타임이 있다고 얘기를 하고 잠시 무대 뒤로 들어가셨다. 그 사이에 모든 관람객들이 공연장 밖으로 나가서 밖에서 찍는 줄 알고 따라 나갔다가 결국 사진을 못 찍게 되었다. 어디서 잘못된 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포토타임을 가지지 못했던 것이 약간의 아쉬움이 남게 했다.


[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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