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감독은 작품으로 말한다 -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 [시각예술]

글 입력 2017.04.09 17:2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 개인적인 견해와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비와 보니.jpg
 

 예술과 도덕의 관계는 항상 논란이었다. 예술에 있어서 도덕성이 꼭 필요한 조건인지, 예술과 도덕을 완전히 무관하다고 생각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의견 대립이다. 특히 소수의 사람들이 화제가 되면서 더욱 이러한 논란이 불거졌다. 그들 중 ‘세기의 불륜’이라고 불리우는 감독 우디앨런은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로마 위드 러브>등의 명작을 탄생시켰고 그의 고유 색깔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거 등장했다. 한 번도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없었기에 궁금했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를 본 뒤 명확히 풀 수 있었다.




 
보니와 바비.jpg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는 1930년대 LA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할리우드. 많은 배우들과 감독들이 꿈으로 생각하는 곳이다. 그리고 바비와 보니의 꿈이기도 했다. 이 영화의 중심은 어쩌면 뻔할 수 있는 ‘꿈과 사랑’이다. 영화는 바비의 꿈이 이루어지는 과정, 그리고 바비와 보니의 관계의 변화를 전체적으로 보여준다. 집의 크기로 상대방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고 사람들 앞에서 자기 자랑하기 바쁘며 다른 사람에 대한 소문을 떠들고 다니는 할리우드의 획일화되고 가식적인 실체를 보고 실망하는 바비와 보니. 그리고 그곳을 다시 떠나고자 하는 바비를 보며 그의 꿈이 명확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고 꿈을 지키고자 하는 모습은 나 자신을 반성하게 하기도 했다. 또한 카메라에 담긴 장면들의 색감과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아름다운 배경에 매혹되게 만드는 영화였다.
 

보니와 바비2.jpg
 

 그러나 영화의 전개에서 ‘불륜’이라는 요소가 자주 사용되는데, 나는 그 점이 매우 불쾌했다. 애초에 아내와 자식이 있는 바비의 외삼촌 ‘필’과 보니가 연인 관계였다는 점에서 환멸을 느낀 나는 불륜이 자꾸 정당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필은 보니와 바비가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여 이혼까지 결심한다. 그리고 그의 아내는 너무 좋은 사람이었다며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비서와 사랑을 나누게 된 자신의 남편을 대체 어떻게 용서할 수 있을까. 그러나 초반을 제외하고 필의 아내는 스크린에 등장하지 못했다. 그들의 다툼 장면 또한 묘사되지 않았다. 오로지 필의 입으로 나온 얘기만이 우리가 알 수 있는 그들의 관계였다. 나에게는 이러한 불친절함이 남성주의적 시각으로 보인다.


사랑해 제시.jpg
 

또한 보니와 같은 이름을 가진 여자를 만나 사랑을 느끼는 바비. 후에 보니와 마주하게 되고 그녀의 변해버린 모습에 실망하지만 아직까지 그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바비. 나는 영화를 보면서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바비의 아이를 임신하여 집에서 쉬고 있는 그의 아내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보니와 데이트를 한 뒤 아무렇지 않게 집에 들어와 아내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바비는 영화의 마지막에서 말한다.


"꿈은 꿈일 뿐이야."

 
꿈에는 대표적인 두 가지 뜻이 있다.
1.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2.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그의 대사에 둘 중 어떠한 뜻이 담겨있는지는 모르겠다.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 바비의 꿈을 꿨다며 불안해하던 아내에게 던진 저 대사는 중의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어쩌면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에서의 사랑은 꿈에 불과한지도 모르겠다. 이런 꿈은 영화 내내 바비의 전부였고 그에게 깊게 자리잡고 있는 무언가였다.

 



우디앨런.jpg

 
 개인적인 견해로 나는 자신의 영화에 개인의 인생을 조금씩 삽입하며 예술로 정당화하고자 하는 감독들에 대해 부정적이다. 배우들은 자신의 인생관을 작품에 담아내는 데에 한계가 존재하지만 감독은 배우의 몸을 빌려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 그리고 도덕성이 결여된 자신의 인생을 위로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영화 <카페 소사이어티>가 그러했다. 꿈으로 정당화해버린 개인의 불륜. 언제까지 실제를 ‘꿈’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영화는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도구 중 하나이다. 이 점을 알고 영화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며 이를 알아내려는 능동적인 관객의 태도가 필요하다.  항상 관객은 자신을 놓치고 있으면 안된다. 영화를 이해하면서도 자신의 주관을 가지고 있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맹주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