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친애하는 적 : 이상하지만 궁금한 그, 허지웅 [문학]

글 입력 2017.03.2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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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지에서 영화평론을 읽고, 방송에서 연애 관련 이야기를 하는 허지웅을 보면서 이상하지만 궁금했다. 일반적이라는 생각과 다른 방향인 그의 글과 말은 색달랐다. 미술계로 말하자면 피카소 같은 느낌이랄까. 그의 여섯 번째 에세이 <나의 친애하는 적> 역시 재미있는 책 제목이다. 적을 친애하게 생각한다니 얼마나 웃긴가.


허지웅.jpg

 
  허지웅의 에세이 안에는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글이 적혀있다. 작가이자 영화평론가이기 때문일까. 영화 <라라랜드>에 관한 그의 글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읽기 시작한 순간 전체를 다 볼 정도로 <라라랜드>에서 느꼈던 감동의 이유를 느낄 수 있었다. 해부. 이 단어가 참 잘 어울리는 글이다. 감동이 왜 느껴졌는지에 대한 해부. 그랬다. 그의 글은 분석적이고 질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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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에세이인 <나의 친애하는 적> 역시 영화와 관련된 글이 많다. <스타워즈>, <분노의 질주> 등 유명한 영화도 있지만 이름도 모르는 못한 영화도 많다. 그의 입장에선 아니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영화일지라도 나에겐 들어보지 못한 영화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글은 읽어도, 아니 읽고 싶어도 어렵다. 아니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읽기 힘든 에세이가 많이 들어있어도 매번 그의 에세이집을 들고 방 한구석에서 스탠드의 빛에 의존하여 읽는 이유는 슬픈 안타까움 때문이다. 그는 어른스러운 어른이 되고 싶다고 종종 그의 글에서 밝힌다. 어른스러운 어른. 나이만 먹은 어른이 아닌, 꼰대가 아닌 어른. 그러면서 자신이 꼰대가 되어가며 그들과 무엇이 다른지 아니 달라야만 하는 집착을 가지고 있다. 교수 아버지를 둔 자식이 한 번의 지원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왔던 그에게서는 수저의 논리나 계층의 논리는 의미 없다. 그래서 그에 관해 이야기 할 때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 않다.
 
 이번 에세이집 <나의 친애하는 적>은 그가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과정 중 한 순간을 담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같이 성장해 간다는 것. 그리고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은 함께 할 수 있는 벗을 둔 가치 있는 일이다. 언젠간 나도 어른다운 어른이 될 것이고 아니 되고 싶고, 지금 어른인 그는 앞의 어른다운 수식어를 갖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 때가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


 
이종국_에디터9기.jpg
 

[이종국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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