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인간에게 이상향이란 무엇일까 [문학]

희곡 세자매를 통해 현재에 대해 말하다.
글 입력 2016.12.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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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게 꿈을 꾼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삶을 살고, 하나의 꿈이 이루어 졌다면 또 다른 꿈을 꾸면서 그렇게 인생을 채워나간다. 이 꿈이란 것은 내가 원하고, 바라는 이상향일 것이다.
 희곡 <세 자매>의 인물들도 그녀들의 이상향이 있었다. 그녀들도 꿈을 갖고 있었는데, 그 꿈이란 모스크바로 돌아가는 것이다. 1막부터 4막에 이르기까지 세 자매는 시종일관 모스크바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곳으로 돌아가면, 자신들의 모든 삶이 정상을 찾고, 사랑하는 남자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포인트라면, 바로 그녀들은 모스크바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즉 과거로 복귀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모스크바 시절을 기억하고 있는 그녀들이 말하길, 그 때는 삶이 풍요로웠고,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며, 군인으로서 명성을 떨쳐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어 행복한 삶을 영위했다고 한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모스크바 시절은 현재가 아닌 과거이며, 그것도 그 당시에는 그녀들이 어렸기에 행복었다고 말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본다.
사실 인간은 대게 자신의 과거를 더 그리워하는 법이다. 과거 속의 내가 더 행복해 보였고, 어린 시절이 더 행복했으며, 지금 보다는 과거가 더 좋았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런 인간의 사고를 체홉은 읽어냈고, 그런 인간의 본성과 생각을 세 자매의 모스크바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에 잘 녹여 내었다고 본다.
세 자매는 과거이자 모스크바라는 이상향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끝끝내 그 꿈은 이뤄지지 않는다. 거기에다 덧 붙여 그녀들이 사랑했던 사람들도 떠나버리고, 그들이 원했던 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그렇게 좌절하고 상처받지만 그럼에도 다시 세 자매는 살아가야겠다고 말한다.
이 작품에서 결국 체홉이 말하고자 한 것은 과거를 그리워하기보다 현재를 살아갔으면 하는 그의 생각이 엿보인다. 그리고 어떤 좌절이 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살아가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2막에서 베르쉬닌이 마샤와 나눈 대화 중에 이런 대사가 있다. “당신도 막상 모스크바에서 살게 되면 모스크바 따위는 눈에도 들어오지 않을 겁니다. 행복은 현재 우리에게 있는 것도 아니고, 그 근처에 굴러다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찾아 헤맬 뿐인 것이죠.”
이 대사는 정말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우리는 어딘가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그 곳에 도달하지 못하면 죽을 것 같고, 속상하고, 힘들어 한다. 그러나 막상 도달하고 나면 자신이 도달하지 못했던 시절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고 만다. 베르쉬닌의 말은 세 자매가 모스크바에 살고 있으면 모스크바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고 더 좋은 곳을 또 꿈꾼다는 것이다. 즉, 행복하고 만족을 느낄 수 있는데 그렇지 않고 우리는 계속 행복을 찾아 헤맨다는 것이다. 그게 인간이 현재에는 만족할 수 없어하는 성향과 행복이란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려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작품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어쩌면 체홉은 이렇게 인간의 사고를 잘 포착해 그것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일까란 생각이었다.
19세기에 쓰인 작품이지만 오늘날의 인간과 별 다를게 없는 작품 속 인물들을 보며 나를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필자가 쓴 오피니언 중에는 체홉에 대한 글들이 있다. 좋아하는 작가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행복했지만 그래도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의견을 못 담아 아쉬웠었다.
체홉의 4대 장막 중 가장 좋아하는 <세 자매>를 읽고 다시 이렇게 그의 작품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쓸 수 있어서 좋았고, 역시 체홉은 체홉이라는 것을 희곡을 다시 또 읽으며 느꼈다.



[남궁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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