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여름밤을 수놓은 신명나는 춤판 – 연희 ‘바람개비’

글 입력 2016.09.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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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밤을 수놓은 신명나는 춤판 

연희 ‘바람개비’ 


[연희집단 The 광대] 바람개비_포스터.jpg





필자는 개인적으로 여름밤을 굉장히 좋아라 하는 편이다. 평소 같았음 그저 무심하게 지나갔을 법한 일도 여름밤엔 괜시리 특별하게 느껴진다. 길을 가다 즐겨듣던 노래도 여름밤엔 왠지 설렘 가득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였을까 아니면 정말 그 연희에만 깃들여 있는 특별함 때문이었을까, 일상 속 TV 화면이나 핸드폰 액정에서 접했던 평범한 연희공연이 그날만큼은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했다.

연희집단 “The 광대” 는 프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것을 계승하고 지키려는 젊은 예인들의 모임이다. 사실 이번 공연을 관람하기 전에는 이들에 대해 아예 몰랐었다. 그만큼 우리 예능은 본인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려고 하지 않으면 잘 알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이 사용하는 음악 교과서에도 우리의 전통음악이나 예술에 대한 설명보단 서양음악이나 그들의 문화 예술에 대한 지식이 더 많이 실려 있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해외 순회공연을 다녔으면서 정작 우리 국민들에게 소외받는 너무나 슬프고 고달프진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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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살펴보면 우리 부모님이나 아니 그보다 할머니, 할아버지 나이대 분들이 훨씬 더 많았었다. 필자와 같은 대학생의 어린 친구는 동행한 친구이외엔 볼 수 없었다. 이것만 봐도 현재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국악이나 전통예술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만약 이 공연이 대학로 연극이거나 저명한 뮤지컬이었다면 상황은 아예 반대가 아니였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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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은 마치 한옥 내부를 옮겨놓은 듯 토속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 공연 시작 약 15분 전에 도착해 미리 내부를 구경하고 있었던 터라 구석구석을 살펴 볼 기회가 있었다. 지금껏 가보았던 그 어떤 공연장보다도 색달랐기에 공연 시작도 전에 이미 극에 젖어든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실 ‘남산골한옥마을’ 이라는 곳 자체가 친숙한 곳은 아니었는데 앞으로 친구와 아지트 마냥 자주 들르고 싶은 곳이었다. 서울 한 복판에 이런 곳이 있었는 줄은 몰랐다. 본인도 정말 우리 것에 무지했던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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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춤판은 50분 내내 관객들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샬알알님의 간드러진 연기는 관객들이 지루할 틈이 없었으며 자오부인의 옥구술 굴러가는 청명한 목소리는 극이 끝날까봐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관객들의 호응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는가가 연극의 흥망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는데, 필자는 살면서 그렇게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운 연극은 처음 보았던 것 같다우리 부모님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연희를 보면서 마치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한 리액션을 보여주시는 걸 보고 그들도 누군가의 부모라는 역할이기 이전에 감정을 가진 객체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곤 했다.

마음에 응어리가 지고 풀리지 않는 고민으로 며칠밤을 잠 못이룰 때, 그들과 함께라면 무슨 고난이든 다 괜찮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어쩌면 고민은 해결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헤쳐나갈 순 있다고 생각한다. “The 광대” 의 공연이 홍대의 ‘버스킹’을 뛰어넘는 젊은층들의 문화예술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우정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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