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view] 도서 ‘나의 사랑 백남준’

글 입력 2016.08.3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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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 109번째 문화초대
: 도서 ‘나의 사랑 백남준’



예술가 백남준을 넘어, 인간 백남준의 세계로

한 사람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것은 아마도 남겨진 자의 몫이 아닐까 싶다. 남겨진 자들은 어떻게든 그 사람을 기리려 한다. 이중섭 전이 그렇듯, 환기 미술관의 전시가 그렇듯 남편이 떠나고 난 자리는 함께 했던 동반자의 몫이 되어 새로운 예술로 사람들에게 다가온다. 이번 문화초대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누구도 가지 않은 길, 비디오 아트란 장르를 개척하고 일궈나간 백남준의 생애를 남겨진 사람인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들려준다. 그의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에 대해서 말이다. 구보타 시게코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일반인들은 몰랐던 예술가 그 너머의 ‘인간 백남준’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비디오아트의 거장 백남준 추모 10주기
평생의 동반자이자 뮤즈인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들려주는
백남준의 삶, 사랑, 예술에 관한 가장 은밀하고 위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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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소개

2016년,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1932. 7. 20~2006. 1. 29)의 서거 10주기가 되는 해다. 비디오 예술의 선구자이자 세계적 천재 아티스트인 그가 떠난 지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그의 작품이나 업적이 아닌 입체적인 인간 백남준을 세밀히 그려낸 책은 없었다. 우리는 ‘백남준’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가장 가까운 곁에서 40여년을 반려자로서, 또한 예술적 뮤즈이자 동지로서 함께해 온 아내 구보타 시게코가 들려주는 ‘인간 백남준’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는 그간 ‘괴짜 천재’ 혹은 ‘TV 예술’에 가려져 있던 그의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가난했던 유학 시절 젊은 예술가의 풋풋했던 첫사랑과 치기어린 퍼포먼스, 세상을 뒤집어놓은 파격적인 전시의 뒷이야기, 우연을 인연으로 만든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 등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또한 백남준과 시게코가 가지고 있던 공개되지 않은 사진을 포함한 90여 컷에 이르는 풍성한 사진자료는 이야기에 생생함과 읽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인간 백남준의 찬란하고 위태로웠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곧 그의 광범위한 예술세계를 오롯이 이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열여덟 나이에 고향을 떠나 세계를 떠돌며 유목민으로 살아온 백남준이 20세기를 대표하는 예술가가 되기까지 겪어야 했던 드라마보다 극적인 삶이 여기에 있다.



▶ 저자 소개

-구보타 시게코久保田成子

1937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도쿄교육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후 시나가와 중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며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인 플럭서스에 합류한다. 1964년 당시 독일에서 활약해온 전위예술계의 총아 백남준의 공연을 보고 강렬한 충격을 받아 새로운 예술을 갈망하며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뉴욕에서 백남준과 운명처럼 재회한다. 이때부터 2006년 백남준이 타계할 때까지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는 예술가 커플로 40여 년을 함께한다. 다음 해 백남준을 기리는 ‘백남준과 함께한 나의 삶’ 전을 개최했으며, 2015년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964년 초 도쿄 나이쿠아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이후 뉴욕 르네 블록 갤러리, 현대미술관 MoMA, 휘트니미술관 등에서 ‘비디오 조각’ 개인전을 여는 등 뛰어난 현대미술가로 평가받았다.


-남정호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영국 런던 정경대학LSE 에서 국제관계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중앙일보> 사회부, 정치부를 거쳐 브뤼셀·런던·뉴욕 특파원을 지냈고, 현재 논설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6년 뉴욕 특파원으로 백남준의 장례식을 취재하면서 미망인 구보타 시게코를 처음 만났고 이후 수 년에 걸쳐 뉴욕을 오가며 그를 인터뷰했다. 이를 바탕으로 집필한 『나의 사랑 백남준』에서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과 또 다른 걸출한 비디오 아티스트 구보타 시게코의 삶과 사랑, 그리고 예술세계를 오롯이 되살려냈다.



▶ 책 속으로

늘 그렇듯 클라이맥스는 마지막에 왔다. 그는 자신이 신고 있던 가죽 구두를 벗어 들었다. 그러더니 그 안에 물을 콸콸 따르고는 단숨에 마셔버렸다. 신발의 고린내가 객석까지 날아오는 듯했다. 보기만 해도 참을 수 없는 욕지기가 목구멍을 타고 스멀스멀 치밀어 올라왔다. 빨아먹듯 구정물을 마셔버린 그는 갑자기 무대 뒤로 사라졌다. 십여 분이나 지났을까. 어디선가 적막을 찢는 듯한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공연은 끝났다”고 알리는, 공연장 외부에서 걸려온 느닷없는 전화였다.
1964년 5월 29일, 그날은 내가 기사로만 접했던 남준의 공연을 처음 본 날이었다. 마치 폭풍이 휩쓸고 간 것처럼 파괴적인 공연이었다. 보는 내내 숨이 멎는 것처럼 긴장이 되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참이 지나도록 광기 어린 몇몇 장면들이 공포영화의 잔상처럼 남아 머릿속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 <나의 예술적 이상향, 반항아 백남준> 중에서
 
 
드디어 남준의 네 번째 개인전이 열리는 날, 보니노 갤러리를 찾은 평론가와 언론, 관객들은 그의 작품 앞에 몰려들었다. 가부좌한 부처상 앞에 TV가 있고 TV 뒤에는 비디오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 화면에 부처의 모습이 나오게 만든 < TV 부처 >였다. 단순한 배치만으로 부처가 TV 화면에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하며 깊은 상념에 빠진 듯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이제껏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던, 아니 아예 상상도 하지 못했던 독특하고도 복합적인 작품이었다. 평론가들은 동양의 선禪과 서양의 테크놀로지가 만난 기념비적인 비디오아트의 탄생에 열광했다. 남준의 명성이 뉴욕 예술계의 지축을 흔들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 < TV 부처, 동양과 서양의 만남 > 중에서



▶ 차례

추천의 글
저자의 글
프롤로그


CHAPTER 1

예술가 백남준과 조우하다
나의 예술적 이상향, 반항아 백남준
희대의 문화테러리스트
전쟁과 파인애플
예술적 아버지 존 케이지
TV예술, 새로운 세계와 사랑에 빠지다
<연애편지>에 받은 답장

   -

CHAPTER 2

거침없이 플럭서스
뉴욕에서의 재회
우리의 실험, 코뮌 라이프
아방가르드 파트너, 샬럿 무어맨
버자이너 페인팅
외설과 예술 사이
천재 예술가를 사랑한다는 것
캘리포니아 드림은 없다
소호 탄생의 비밀

   -

CHAPTER 3

뉴욕을 강타한 황색재앙
큐레이터 시게코의 헌신
가난한 플럭서스 커플
TV 부처, 동양과 서양의 만남
달빛은 높은 예술, 백남준은 낮은 예술
나의 뒤샹을 질투한 남자
한국 남자를 좋아하는 유전자
슬픈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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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새로운 쇼
소름 돋는 천재와 세 살배기 아이
독일의 감격시대
34년 만의 금의환향
한국 무덤에 반하다
지상 최대의 쇼를 하라
그의 안에 무당이 있다
다다익선, 거대한 TV 탑을 세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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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5

부처, 야곱의 사다리를 오르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
비디오 아티스트의 숙명
손이 천 개 달린 부처
백악관에서 바지를 내리다
거장, 야곱의 사다리를 오르다
예기치 못한 상처
고향에 가고 싶다
그가 떠나던 날
백남준의 고향
백남준과 함께한 나의 삶

   -

에필로그
백남준 연보
구보타 시게코 연보
도판리스트
참고문헌



아트인사이트 태그.jpg
 

[이다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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