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

글 입력 2016.08.0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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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된 작품에 호안 미로 끼얹기?!
  멋지게 완성된 그림을 일부러 사서 호안 미로는 자신의 도장을 찍듯 붓질을 했다. '어린 아이가 휘갈긴 낙서 같은 선으로 그는 무엇을 말하고자 했을까?' 처음 그의 그림을 접하면서 떠올랐던 물음. 그리고 전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에 대한 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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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형태는 추상적이지 않다.
형태란 언제나 사람, 새와 같은 것들이다."



  이 문장은 호안 미로가 자신의 작품이 너무 추상적이라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건넨 문장이다. 미로는 어린 아이 같은 순수성과 상상력이 넘치는 예술을 추구하였으며, 그에게 있어 예술은 저 너머에 존재하는 고매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둘러싼 평범한 일상에 존재하는 것이었다. 호안 미로가 궁극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바로 '사람'이었다.
  미로는 그의 작품을 자신을 향한 내면의 독백임과 동시에 세상을 향한 열린 대화라고 생각하였다. 호안 미로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이 직접 그 의미를 부여하게끔 하는 복합적인 과정에 우리를 끌어들인다.
  어려운 예술이 아니라 단순한 선으로 시작하여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 호안 미로가 추구했던 바가 아닐까. 이 점을 알면 더이상 그의 작품은 난해한 것이 아니라 유쾌하고 재기발랄한 대화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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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는 시인처럼 작업한다, 먼저 단어가 떠오른다, 생각하는 것은 그다음이다. 우리는 인류의 행복에 대해 글을 쓰겠다고 결심하지 않는다! 이와 정반대로 우리는 정처를 잃고 헤매고 있다."



  그는 작업을 시작하여 그림을 그리는 동안 그림이 붓 아래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혹은 무언가 암시를하며 단단히 자리를 잡아간다고 했다. 선은 여인이나 새의 형태가 되어간다. 
  그가 그림을 그리려 한다기보다는, 그림이 그를 통해 구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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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을 할 때 재료가 모자라면 해변에 가서 모래 위에 막대기로,
마른 땅 위에 소변으로 그림을 그린다.



  호안 미로의 왕성한 호기심과 모험심은 그가 캔버스 외에 다른 조형적 질감을 제공하는 재료를 시험하도록 만들었다. 미로는 견고한 재료와 유연한 재료, 그리고 자연 재료와 합성 재료 등 모든 종류의 재료를 사용했다. 그는 전통적인 재료에서 벗어나 새롭게 발견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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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작품에서 미로는 그의 친구가 칠레에서 보내준 신문지를 둘둘 말아 이를 노끈으로 고정한 뒤, 나무 막대기를 시계 추처럼 매달아 놓았다. 이처럼 폐품이나 일상적인 용품 등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기성 제품을 모아 미술 작품으로 만드는 기법을 '아상블라주(assemblage)'라 하는데, 이는 프랑스어로 '집합, 조합'을 의미한다. 호안 미로는 말년에 이르러 삼차원적인 입체감을 표현할 수 있는 아상블라주 작품의 제작에 몰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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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예술은 항상 나를 감동시킨다. 이러한 종류의 예술에는 속임수도 책략도 없다. 목표를 향해 곧바도 달려갈 뿐이다. 이는 놀라울뿐더러 대단히 풍부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제목을 명명하지 않고 무제로 두었던 작품이 많았던 호안 미로. 그의 전시회를 나서면서 그가 왜 꿈을 그린 화가인지 알 것 같았다. 미로의 작품을 감상하며 그가 무엇을 나타내고자 한 것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뿐더러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그는 우리에게 명쾌한 해답을 내려줄 창조자로서 창작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생겨날 '꿈'을 그렸기 때문이다.
민중 위에서 고상한 척 하는 예술가가 아닌 민중을 친구삼아 소통하려 했던 호안 미로. 그 덕분에 탄생한 위대한 작품들을 현대의 내가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만의 눈으로 호안 미로의 작품을 가득 담아내어 가슴으로 느끼고 평할 수 있는 모든 분들에게 '꿈을 그린 화가. 호안 미로 특별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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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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