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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8.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by 박수민 에디터
2016.06.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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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박수민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쾅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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