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점 하나로 세계를 평정한 이우환, 구타이 그룹과 모노하- ② [문화예술교육]

글 입력 2016.04.1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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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작가, 이우환
지난번 1탄 구타이 그룹의 배경을 알았으니
오늘은 모노하 그룹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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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노하(物波, School of Things)는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에 걸쳐 일본에 나타난 미술 경향입니다. 그룹이라기보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하나의 현상이였습니다. ‘모노하’는 사실 비평가들이 붙인 것인데요, 당시 '조각이나 회화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냥 물건이나 내던져놓고 있는 것을 비아냥거린 것이다'라고 했더라죠. 인상파 화가들이 등장했을 때 그림을 너무 못 그린다고 웃음거리가 된 것처럼 모노하도 처음부터 평가받은 것이 아니었고, 별볼 일 없는 것으로 비추어졌었습니다.


 모노는 일본어로 ‘물(物)’, 즉 물건, 물체라는 뜻입니다. 물체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모노파는 인공을 추구하지 않고, 일상에서 보이는 흔한 소재를 사용한 그룹인데요. 돌, 철판, 고무, 유리, 흙, 로프가 주요 소재입니다. 많은 것을 가공하지 않은, 인위적이지 않은 소재들입니다. 만들어지는 작품은, 이 소재들에 손을 거의 대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직접 제시하였습니다.  그럼으로써 사물에 근본적인 존재성을 부여하고 더 나아가 사물과 사물, 사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강조하였습니다.


1968년 세키네 노부오(關根神夫)가 일본 고베의 수마리큐 공원의 땅을 파내고 그 옆에 거기서 나온 흙으로 원기둥을 설치한 <위상(位相), 대지(大地)>의 작품은 모노파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이후 많은 작가들이 이를 모방하여 모노파가 발전되어 나갔습니다. 모노파에 최초로 이론적인 토대를 마련한 작가는 한국의 이우환입니다. 따라서 이우환이 이 '모노파'를 이론으로써 정립하게 된 인물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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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이 바로 세키네 노부오의 위상-대지 입니다. 제1회 일본현대조각전에 출품한 작품인데요.
이우환이 이 작품을 보고 '세키네 노부오론'으로 모노하 이론의 기반에 큰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모든 것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제시하는 창조부정에 까지 이르게 합니다.
'존재와 무를 뛰어 넘어' 라는 식의 시각으로 모노하의 실마리를 풀어줍니다.

관계항- 1978.jpg
관계항(1978) /돌,철판


위의 작품에선 돌과 철판이 등장하는데요, 참 연관성이 없는 소재들인데요. 돌은 철판이라는 새로운 사물을 만나면서 새로운 하나의 관계로 성립하게 됩니다. 밖에 있던 돌이 전시장 안으로 들어오면서 우리는 의아함과 동시에 새로운 시각으로 이 작품을 보게 되죠. 그리고 철판위에 돌이 올려져 있는 것을 보고 '왜 이 자연의 것이 전시장 안에 있지?, 왜 돌 밑에 철판이 깔려있을까' 와 같이 많은 생각이 듭니다. 속성이 다른 두 물질이 만나 하나의 묘한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돌과 철판 그리고 전시장의 공간과 관객과 작가. 이렇게 우리는 전시장에 들어오고 작품을 바라봄으로써 모두가 새로운 관계로 성립하게 됩니다.

이우환작가가 돌을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돌은 볼품없고 소외감이 든다. 그래서 말도 걸어주고 씻어도 주고 세워도 보고 눕혀도 본다고. 우리는 돌로 자연 세계를 경험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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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항(1969) 고무줄자와 돌


우리는 이 작품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무줄자의 의미는 무엇이며 돌의 의미는?
이 둘의 관계는 무엇일까요?
물체의 속성에 초점을 맞추어 봅시다. 고무줄자의 속성은 거리를 재고, 고무이고, 잘 늘어납니다.
돌은 묵직하고 자연의 것이며 변하지 않는 물체입니다.

이 두개의 물질들이 만나니 서로 가지고 있는 속성과 성질이 극대화 되어 잘 부각되었습니다. 늘어남과 묵직함으로요. 줄자의 역할은 길이를 재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것이 작품안에 들어옴으로써 길이를 재는 것의 의미를 없애고 고무의 속성을 드러내었습니다. 이 속성을 드러나게 만드는 매개체가 돌인 것입니다.

이렇듯 이우환의 작품에서는 이런 작업들이 많습니다. 사물의 속성을 살리는 작업들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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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항.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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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속성을 드러낸다지만, 작가는 이 작업을 함에 있어서 아주 최소한의 개입만을 허용합니다.
돌을 깨트리는 정도, 설치하는 정도, 그리고 괜찮은 돌을 골라오는 정도.

작품을 보다보니 한가지 떠오르는 것이 있을 텐데요.
아마 서구의 미니멀리즘과 흡사한 부분이 눈에띕니다. 내용을 배제한 결과물로썬 다른 점이 없어보입니다. 미니멀리즘의 대표작에는 도날드 저드와 로버트 모리스가있죠. 미니멀리즘은 사물 자체를 바라봄으로써 사물에 초점이 맞추어집니다.

그러나 모노하는 서양의 미니멀리즘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우환에 의하면 미니멀리즘은 시선이 작품에서 주변으로 확장되어지지는 않으며 그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서 자기 완결적인 결점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고, 그에 반면 모노하는 작품과 그 주변을 포함하는 '구조에의 지각'을 의도함으로써 사물과 장소의 결합을 경험하도록 하기 때문에 일종의 '장소적 미니멀리즘'이 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장소와 작가, 관객, 다른 사물들과 관계를 맺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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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 무제 (untitled) Donald Judd(1967)


또한 서양의 미니멀리즘은, 자신들이 만들어오던 근대의 사상에 이의를 제기한 것입니다. 일본은 역사의 흐름 안에서 갑자기 받아들여진 서양의 합리주의에 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노하에는 동양의 노자,장자 사장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비움을 강조하였고 관계를 중시합니다. 이 무위자연의 사상이 모노하의 작품들과 연관 시킬 수 있습니다. 무위자연은 "이루고자 함이 없고 스스로 그러하도록 두다. 즉, 있는 그대로를 있는 그대로 두자" 의 뜻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우환과 모노하의 작품은 서양의 미니멀리즘과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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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작가 이우환, 어려웠지만 그의 예술 철학이 조금은 이해가 가셨나요?

위의 이야기가 있었기에 이우환 작업이 가치가 있던 것입니다.
배경지식을 알아야 작품세계를 이해 할 수 있다고 서문에 적었었는데,
글을 읽으신 독자분들이 그의 철학을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에 쉽게 설명하여
 이번 오피니언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다음에 이우환작가의
작품을 감상 할 때 위의 글을 생각하여 감상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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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www.google.com 이우환 검색 모노하 검색
www.neolook.com,www.naver.com 네이버 백과사전 인용
그 외 네이버 미술용어사전


[이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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